퇴직급여 사외적립, 2028년부터 사업장 규모별 의무화

  • 입력 2026.10.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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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내부에 쌓아두던 퇴직급여를 금융기관 등에 적립하는 사외적립을 사업장 규모에 따라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기금형 퇴직연금의 운용 주체와 가입자 보호 장치도 마련하는 내용이다. 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면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시행한다. 정부는 퇴직급여를 외부에 적립해 임금체불 위험을 낮추고, 장기 적립과 연금 수령을 유도하는 제도도 함께 추진한다.

지난 2월 6일 발표된 퇴직연금 관련 노사정 공동선언은 기능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방안은 공동선언의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 모든 사업장의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를 핵심으로 한다. 정부가 퇴직연금 미도입 사업장 1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단계적 의무화 방안을 마련했다.

사업장 규모에 따라 2028년부터 세 단계 시행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면 사외적립 의무는 1년의 준비기간 뒤 사업장 규모별로 적용된다. 2028년에는 100인 이상 사업장이 먼저 대상이 되고, 2029년에는 10~99인 사업장, 2030년에는 1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각 단계의 의무는 시행 시점 이후 발생하는 계속근로기간부터 적용한다. 시행 전 근속기간이 아니라 각 단계 시행 뒤 발생한 기간을 대상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시행 시기적용 사업장
2028년100인 이상
2029년10~99인
2030년10인 미만

사외적립은 퇴직급여를 회사 내부에 보유하지 않고 외부 금융기관 등에 적립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임금체불의 구조적 위험을 낮출 수단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임금체불액 가운데 퇴직금이 차지한 금액은 8229억 원으로, 전체 체불액의 41.1%였다. 정부는 사외적립 의무가 현장에 정착하면 퇴직급여 체불을 예방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무화는 퇴직연금 미도입 사업장에도 영향을 준다. 정부는 의무화 이후에도 사외적립을 이행하지 않은 사업장에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가입을 자동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일정 기간 안에 탈퇴할 수 있는 선택권은 보장한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가입 대상은 2028년 1월 300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퇴직급여가 장기간 적립돼 노후자금으로 연결되도록 의무화와 함께 수령 방식도 손질하기로 했다.

조기 도입 지원과 적립 의무 감독 병행

정부는 사업장들이 제도를 먼저 도입할 수 있도록 내년 정부안에 신규 지원 예산을 편성했다. 자율적으로 우선 도입하는 사업장에는 적립금 매칭지원으로 60억 원을 편성했고, 경영자금 융자비용을 보전하는 사업에는 62억 원을 배정했다. 사업주들이 퇴직연금 납입금에 대한 한시적 지원과 정책자금 융자·보증금리 우대 등을 필요로 한다고 실태조사에서 응답한 점을 반영했다. 영세 사업장에는 수수료 특례를 적용하고, 사용자의 규약신고 의무도 간소화할 방침이다.

적립 의무를 현장에서 이행하는지 확인하는 감독 체계도 추진한다.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이 기준에 미달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기감독을 확대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500곳을 감독한다. 확정기여형(DC) 부담금 미납 현황을 파악하는 체계도 구축한다. 정부는 적립 의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미이행 사업장의 적립 상황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퇴직급여를 오래 적립하도록 돕는 방안으로는 중도인출 대신 이용할 수 있는 담보 대출상품 출시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적립금을 중도에 꺼내지 않고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연금상품을 출시하고, 연금으로 받을 때의 기대수익과 수령액 등을 일시금 수령과 비교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는 절차도 의무화한다. 퇴직급여 수령 단계에서는 가입자가 일시금 수령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분리과세 한도 확대를 비롯한 기존 세제지원의 효과를 점검해 추가 지원도 검토한다. 온라인 퇴직연금 교육 콘텐츠를 제작·확산하고, 퇴직연금사업자 평가는 정량지표 중심으로 개편해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사업자 평가를 비롯한 제도 운영 정보를 공개하고 교육을 확대하는 내용도 기능강화 방안에 포함됐다.

제3자가 적립금 운용하는 기금형 제도 확대

기금형 퇴직연금은 전문성을 가진 제3자인 수탁법인이 가입자의 적립금을 대신 운용하는 제도다. 운용 결과에 따른 수익과 손실은 가입자에게 귀속된다. 자기 적립금을 직접 운용하기 어렵지만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하는 노동자에게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 정부가 제시한 도입 취지다. 기금형 제도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에 적용하며, 한 사업장 안에서 계약형과 기금형을 함께 설정하거나 여러 기금형 퇴직연금을 설정할 수 있다.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얻으면 특정 기금형을 기본값으로 지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수탁법인의 설립 주체에 따라 금융기관 개방형, 연합형, 공공기관 개방형으로 나뉜다. 금융기관 개방형은 금융회사가 단독 또는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영리형 주식회사를 수탁법인으로 두는 방식이다. 연합형은 복수 사용자 또는 전국 단위 노사단체가 연합해 비영리법인을 설립하는 형태다. 공공기관 개방형은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등 공공기관이 운용 주체가 된다. 정부는 기금이 지나치게 많이 생기는 것을 막고 규모의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예비인가와 본인가의 2단계 인가 절차를 마련할 계획이다.

수탁법인이 되려면 노사·전문가·정부 등으로 구성된 인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인가 요건은 인적·물적·재무 요건으로 구성하고, 재무 안전장치로 일정 규모 이상의 최소자본금 요건을 둘 예정이다. 적립금을 대신 운용하는 과정에서 정보 비대칭이나 도덕적 해이 등 대리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수탁법인에 강한 책임을 부과한다. 법률에 가입자 이익 최우선 원칙을 명시하고, 의무 위반에 따른 수탁법인의 손해배상책임과 가입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규정한다.

운용과 이해상충 관리, 설명의무 위반 등 핵심 영역에는 입증책임을 전환한다. 수탁법인이 의무 위반과 손실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거나 고의·과실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면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있다. 가입자 손실 보전과 사고 대응·복구에 활용할 운영위험준비금도 의무적으로 적립하게 한다. 투자 가능 상품은 포지티브 방식으로 제시하고, 분산투자와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자산운용 규제를 마련한다. 자산보관과 기준가 산출은 의무적으로 외부에 맡기되 투자정책 결정 등 핵심 업무는 위탁하지 못하게 해 책임 주체를 분명히 할 계획이다.

계약형 제도도 손질…법 개정안 11월 마련

정부는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의 운용 제도도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 70%인 IRP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확정급여형과 IRP,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의 투자가능 상품을 확대한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평가를 통해 질 낮은 상품을 퇴출하는 등 수익률 중심으로 재편한다. 적용 시점과 범위를 확대해 가입자의 적립금이 운용되지 않고 대기하는 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확정급여형 적립금운용계획서(IPS)가 실제 운용에 활용되도록 운용 현황 등의 공시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퇴직연금사업자 평가는 정량지표 중심으로 개편하고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기금형 수탁법인의 성과도 평가해 공시하고, 과도한 수수료 책정을 통제할 계획이다. 제재 처분 권한은 주무부처인 노동부에 두되, 감독 과정에 관계 기관의 전문성을 반영할 협력체계를 마련한다.

정부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11월 중 마련하고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추진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은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 도출한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로, 노후 소득의 안정성과 수익성 간의 균형을 맞춰 노동자의 노후를 든든하게 지켜내는 제도적 기반을 세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개정안의 12월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해 입법을 추진하고 의무화 일정에 맞춰 현장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해당 기관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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