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가 인공지능(AI)과 로봇을 제조·의료·도시 안전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규제특례를 승인하고 제조 인공지능 전환(M.AX)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10월 13일 열린 2026년 제6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는 4족보행 로봇의 보행자도로 순찰을 처음 허용하고, 반도체·자동차·조선·물류 현장에 이동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하는 실증을 승인했다. 병원에서는 AI 기반 사이버보안 플랫폼을 시험한다. 산업부는 데이터 확보부터 AI 적용과 상용화까지 현장에서 제기된 규제 애로를 조사해 사이버보안 기준과 AI 가전 기술수준 표준 마련도 추진하기로 했다. 위원회에서는 AI·로봇·에너지 등 산업융합 규제특례 안건을 심의하고 M.AX 확산을 위한 규제합리화 방안을 논의했다.
천안 하천과 공원에 4족보행 순찰로봇
위원회는 4족보행 로봇이 보행자도로를 순찰하는 실증특례를 최초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마음AI는 천안시 일대 하천변 산책로와 공원에서 자율주행 4족보행 순찰로봇을 운행할 예정이다. 로봇은 AI로 주변 상황을 실시간 분석하고,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이용자에게 대피 안내 방송을 내보낸다. 현장 영상정보와 위험 상황은 관제시스템으로 전송해 초기 대응을 돕는다. 이번 실증은 보행자도로에서 4족보행 로봇을 순찰 목적으로 운행하도록 허용한 사례다.
산업부가 제시한 활용 사례에는 하천 수위 상승 감지와 공원 내 인명사고 대응이 포함됐다. 상류 강우로 하천 수위가 빠르게 오르면 로봇이 산책로 이용자에게 경고방송을 하고, 수위 변화와 위험 구간 정보를 관제시스템에 전달해 출입 통제와 안전조치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늦은 밤 공원을 순찰하다 나무 아래 CCTV 사각지대에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주변에 접근 주의를 안내하고, 위치와 상황을 통합관제시스템에 보내 구조 요청과 후속 조치가 이뤄지도록 돕는다.
산업부는 4족보행 로봇이 이런 장소까지 이동해 순찰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이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안내 방송을 내보내는 동시에 영상과 정보를 관제시스템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현장 경고와 관제 대응을 연계한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로봇의 보행자도로 운행뿐 아니라 의료기관의 AI 보안 플랫폼과 제조·물류 현장의 이동형 로봇 실증도 함께 다뤘다.
분당차병원서 AI 보안 플랫폼 실증
의료 현장에서는 샌즈랩과 분당차병원이 AI 기반 사이버보안 플랫폼을 실증한다. 병원 안팎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한 결과를 바탕으로 데이터 흐름을 실시간 분석해 비정상적인 정보 유출과 보안 위협 징후를 조기에 찾아내고 자동 대응하는 방식이다. 산업부는 해킹과 정보 유출 시도가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민감한 의료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실증이라고 밝혔다. 의료정보를 다루는 병원 환경에서 플랫폼이 위협을 탐지하고 대응하도록 시험한다.
산업부는 이 같은 AI 보안 모델이 전문 보안인력이나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중견기업과 기관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나 기관이 자체 보안 인력과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기 어려운 경우에도 데이터 흐름을 분석하는 AI 모델을 통해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병원 실증은 데이터 흐름의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자동 대응하는 기능을 현장에서 시험하는 것으로, 제조현장 AI 적용에 맞춘 보안 기준 마련 논의와도 연결된다.
위원회는 의료정보 보호와 함께 M.AX 확산 과정에서 제조현장의 데이터 위·변조와 해킹 등에 대응할 제도적 기준도 논의했다. 산업부는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확보와 적용, 상용화 단계별로 겪는 규제상 병목을 파악해 왔다. 의료기관의 실증과 제조기업이 활용할 기준 마련은 대상과 적용 환경은 다르지만, AI 활용 과정에서 다뤄지는 데이터와 보안 위험에 대응한다는 점에서 이날 회의 안건에 함께 포함됐다.
반도체·자동차·조선·물류 현장에 로봇 20대
이동형 휴머노이드 로봇은 반도체·자동차·조선·물류 현장에서 공정 실증에 투입된다. 로브로스는 네패스, 성우하이텍, HD현대삼호, 딜리버리랩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20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실증 작업은 반도체 패키징 후공정에 쓰이는 원형 CRS 부품의 오염물을 제거하는 작업, 자동차 차체부품 안착, 선박 건조에 필요한 족장피스 적재, 냉장 물류포장체 적재다. 반도체 부품 클리닝부터 저온 물류 적재까지 서로 다른 현장과 공정에서 로봇의 작업을 시험한다.
족장피스는 선박 건조 과정에서 고소작업 발판인 비계·족장을 선체에 고정하기 위해 부착하는 구조물 부품이다. 이번 실증에서는 이 부품을 적재하는 작업이 포함됐다. 산업부는 실증 대상이 단순 이송뿐 아니라 정밀 세척과 저온 물류 작업 등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로봇이 투입되는 현장은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물류 분야의 기업 사업장으로, 각 현장에서 지정된 작업을 수행하며 제조 공정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산업용 로봇을 고정형으로 전제하고 안전펜스 설치를 의무화해 왔다. 이에 따라 사람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서 이동 작업을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장 배치에는 제약이 있었다. 이번 특례 승인으로 안전기준을 보완한 이동형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증이 가능해졌다. 위원회는 이들 로봇 실증 외에도 항만물류 운송장비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팩, 전기이륜차 충전 서비스, 고체산화물 수전해설비, 융복합건강기능식품, 반려동물 사료 즉석조리·판매, 무인 주류 판매기 등 총 16건의 안건을 다뤘다.
사이버보안 기준과 AI 가전 표준 마련
산업부는 M.AX 확산을 위한 선제적 규제합리화 과제를 선정하기 위해 올해 4월부터 업계 간담회와 전문가 인터뷰, 현장조사,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산업융합 옴부즈만과 산·학·연 전문가, 업계의 의견을 듣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우선 추진과제를 정했다. 위원회는 제조현장 AI 적용 기업이 활용할 사이버보안 기준 마련과 AI 가전 기술수준 표준 제정의 개선 방향에 공감하고, 추진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산업부는 기업의 건의가 나온 뒤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 목소리를 토대로 과제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제조현장에 AI 적용이 본격화되면서 데이터 위·변조와 해킹 등 사이버 위협에 대비해야 하지만, 특히 중소·중견기업은 어떤 보안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기준과 지침이 부족하다는 애로가 제기됐다. 산업부는 관련 법령 개정 등을 거쳐 제조현장 AI 적용 기업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사이버보안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AI 기능이 없거나 단순 자동제어 기능만 갖춘 제품을 AI 가전으로 광고하는 이른바 AI 워싱에 대해서는 제품의 정의와 기술 수준을 명확히 하는 표준을 추진한다. 광고 문구만으로 실제 AI 기능과 성능을 구별하기 어려워 소비자 혼란과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개선 이유로 들었다.
| 추진 일정 | 과제 |
|---|---|
| 2026년 말 | AI 가전 표준안 개발 |
| 2027년 | AI 가전 표준 제정 절차 착수 |
| 2028년 초 | 제조현장 AI 사이버보안 기준 마련 |
산업부는 AI 가전 표준안을 올해 말까지 개발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표준 제정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사이버보안 기준은 관련 법령 개정 등을 거쳐 2028년 초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AI 기술의 발전 속도에 제도가 따라가야 한다며, 기업이 기술을 개발해 산업현장에 적용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제도적 병목을 신속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앞으로 M.AX 확산 과정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규제·제도 쟁점을 계속 발굴하고, 추진과제의 이행 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해 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순찰로봇과 휴머노이드, 의료기관 보안 플랫폼 실증을 진행하는 한편 사이버보안 기준과 AI 가전 표준 마련을 각각 계획된 일정에 맞춰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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