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재난·안전 기본권 정책 11건 제안

  • 입력 2026.10.2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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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제공

경기연구원이 경기도형 기본사회 구상에 재난·안전관리체계를 포함하고, 도민의 안전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정책 11건을 제안했다. 경기도가 10월 22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연구원은 ‘경기도형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재난·안전관리체계 개선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안전 관련 규범이 이미 마련돼 있지만, 제도가 도민의 실제 안전으로 연결되는 과정에 장애물이 있다고 진단했다. 재난기록물 관리와 주거 화재안전, 중대시민재해 대응, 생존자 권리 보호 등 네 영역을 살펴보고, 각 영역에서 권리와 의무를 실행할 조직·절차·급부를 갖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안전권을 기본사회 정책의 독립 영역으로 설정

보고서는 기본사회 담론이 재난기본소득을 배경으로 등장했지만, 재난·안전은 독립된 영역으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평상시에는 기반의 부재가 드러나지 않다가 붕괴 뒤에야 문제가 확인되는 속성이 그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다른 권리 행사의 전제로 보고, 재난·안전관리체계를 ‘기본이 되기 위한 기본’으로 재정의했다. 보편적 기본서비스(UBS)의 원형으로 삼아야 한다는 제안도 담았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재난·안전 분야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 위해 알렉시(R. Alexy)의 적극적 권리 세 요소를 적용했다. 첫째는 공공에 보호를 요구할 수 있는 보호권, 둘째는 그 요구를 처리할 조직과 절차를 둘 권리, 셋째는 요구한 유무형의 급부를 실제로 제공받을 권리다. 보고서는 이를 과소보호금지 상회, 책무성의 구조화, 보편 보장의 원칙과 각각 연결했다. 네 영역의 제도적 장애물을 확인하고, 권리의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이행 장치까지 제안했다.

재난기록 보존과 유가족 설명 창구 제안

재난기록물은 사건 단위로 생산·보존돼야 알 권리의 토대가 될 수 있지만, 현재의 요청 기반 폐기 금지 제도와 사업 단위 편철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연구진은 재난을 인지한 시점에 대책본부장인 도지사가 도와 산하기관 기록의 폐기·삭제를 일시 정지하는 ‘처분동결제’를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재난 대응 대책본부가 해산된 이후에도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의 설명 요구, 재수색 요청에 답할 수 있도록 수습 후속 창구를 유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생존자 권리를 보장하려면 정보 안내와 권리 침해 예방이 상시화돼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현재 13개 재난대응 협업기능에는 피해자 권리 보호 기능이 없어 인권적 관점이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협업기능에 피해자 권리 보호와 침해 예방 기능을 추가하고, 도와 31개 시군의 센터, 지역자율방재단을 연결하는 통합지원체계를 지역 단위로 만들도록 제안했다. 장기 사례관리와 경기도 재난회복지원센터의 단계적 설치도 정책 목록에 담겼다.

주거 화재안전은 공간 단위로 보완

주거 화재안전과 관련해 연구진은 위험이 집중된 공간을 기준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보고서는 강화된 화재안전 기준이 기존 주택에는 적용되지 않는 건축·소방 법제와, 소방·주택·에너지 사업이 서로 분절된 점을 제도적 장애물로 짚었다. 이에 조례를 통해 ‘주거 시설에서의 화재안전권’을 제도화하고, 노후주택 개·보수와 주택용 소방시설, 가스타이머콕 보급을 지구 단위로 통합해 시범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중대시민재해 분야에서는 시설별 안전·보건 의무를 행위 단위로 식별하고 갱신해 선제적으로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안전·보건 관계 법령이 하위 규정까지 자주 개정되는 구조가 의무 이행의 장애물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안전보건 의무를 시설별 행위 단위와 연결한 ‘시설-의무 자체 DB’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시설마다 어떤 의무가 적용되는지 연결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주거 화재안전 정책과 중대시민재해 대응책은 각각 주택 공간의 위험과 시설별 의무라는 문제에 맞춰 제시됐다.

조례 정비와 단계적 이행 방안 제시

보고서가 제안한 정책은 재난기록 보존, 유가족·실종자 가족에 대한 사후 대응, 주거 화재안전권, 노후주택 관련 사업의 통합 시범 시행, 시설-의무 자체 DB 구축, 협업기능에 피해자 권리 보호 기능 추가, 지역 통합지원체계와 장기 사례관리, 재난회복지원센터 설치, 자치법규 정비 등이다. 보고서는 이들 정책을 따로 떨어진 사업으로 두기보다 기록과 데이터, 설명, 점검 결과가 서로의 전제가 되는 운영체계로 설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생명안전기본법 시행에 맞춰 자치법규를 정비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영웅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조례로 도민의 권리를 명문화하고, 중앙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되 그 개정을 기다리지 않고 도가 먼저 시행하는 것이 점진적 실현의 경로”라며 “다만 점진은 유보가 아니며, 재정의 제약이 보호의 최소선마저 거둬들이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은 모든 도민에게 보장돼야 할 기본이며, 그 보장은 선언이 아니라 기억하고 이행하는 일로 완성된다”라며 “제언마다 이행 장치를 함께 설계한 것도 이를 제도의 기록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경기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조례를 통한 권리 명문화와 도의 선제 시행, 중앙 제도 개선 건의를 함께 제시했다. 재난회복지원센터는 단계적으로 설치하고, 생명안전기본법 시행에 맞춰 자치법규를 정비하는 방안도 담았다. 정책 제안의 이행 장치를 기록으로 확인하는 것이 보고서가 제시한 방향이다.

출처 : 경기도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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