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빠져도 계속 거주…노인복지주택 입소자 권익 강화

  • 입력 2026.10.1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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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노인복지주택에 입주한 뒤 건강 상태가 나빠져도 일정한 돌봄서비스를 받아 독립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면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입소자들이 시설 운영에 의견을 낼 수 있는 대표회의를 만들고, 위탁운영자 선정·변경 신고와 운영 관리 기준도 강화하는 내용이다. 복지부는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10월 13일부터 11월 23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입법예고 기간에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노인복지주택을 돌봄과 주거가 결합된 노인 주거 기반 시설로 운영할 수 있도록 입소자의 거주 요건과 시설 관리체계를 손보는 내용을 담았다. 입소자대표회의 구성 근거를 마련하고, 설치·운영자가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 회의가 제한적으로 일부 역할을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퇴원환자를 위한 단기 주거지원서비스 근거와 지역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관련 규정도 포함됐다.

건강 상태 변해도 독립생활 가능하면 계속 거주

현행 규정은 노인복지주택 입소 자격을 ‘단독취사 등 독립된 주거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60세 이상의 자’로 정하고 있다. 복지부는 입소 당시 자격을 갖췄더라도 거주 중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경우를 고려해 계속 거주할 수 있는 근거를 시행규칙에 마련하기로 했다. 장기요양급여 등 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독립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노인복지주택에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복지부는 장기요양보험 재가서비스 등 일정한 도움을 받아 독립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입소자를 개정 대상에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입소 후 건강이 다소 나빠졌다는 이유만으로 거주 자격을 잃지 않도록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다. 다만 개정안은 서비스를 통해 독립생활 유지가 가능한 경우를 조건으로 두고 있다. 복지부는 ‘사는 곳에서 지속 거주(AIP)’라는 통합돌봄의 취지를 고려해 노인복지주택 입소자의 거주 요건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노인복지주택이 통합돌봄체계 안에서 주거와 돌봄이 결합된 기반 시설로 기능할 수 있도록 이번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향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노인복지주택의 운영상 미비점을 개선하는 과제로 추진됐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노인복지주택은 47개소, 총 1만1090세대다. 고령자 전용 주택인 시니어 레지던스 비율은 2023년 기준 한국이 65세 이상 인구의 0.12%로, 일본과 미국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구분한국일본미국
65세 이상 인구 대비 고령자 전용 주택 비율0.12%2.0%4.8%

입소자 과반 동의로 대표회의 구성

개정안은 노인복지주택 입소자가 시설 운영에 의견을 직접 제시하도록 입소자대표회의 설치·운영 근거를 마련했다. 입소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으면 대표회의를 구성할 수 있고, 회의를 통해 시설 운영에 관한 입소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시행규칙 별표 3에 반영된다.

현행 규정에 따라 노인복지주택은 다른 사회복지시설과 마찬가지로 시설운영위원회나 운영간담회를 구성·운영해 왔다. 그러나 노인복지주택은 고령자가 장기간 거주하는 주택의 성격을 지니면서도 법적으로 사회복지시설로 분류돼, 입소자 의견을 운영에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개정안은 입소자들이 별도의 대표회의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해 시설 운영에 의견을 내는 절차를 구체화했다.

대표회의는 시설 운영과 관련해 입소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통로가 된다. 개정안에는 설치·운영자가 없거나 그 역할을 사실상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 대표회의가 제한적으로 설치·운영자의 역할을 대행할 수 있다는 규정도 담겼다. 현행 법령에는 설치·운영자의 사망이나 법인 해산 등으로 운영이 파행되는 상황에서 이를 정상화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개정안은 이런 경우 대표회의가 일정한 범위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했다.

대표회의가 대신할 수 있는 역할은 위탁운영사 선정이나 변경, 위탁운영 내용의 변경·재확인, 위탁운영 철회 등으로 제한된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설치·운영자의 부재나 역할 미수행으로 시설 운영에 차질이 생겼을 때 대응할 근거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대표회의의 구성뿐 아니라 위탁운영에 대한 관리와 연계해 입소자 권익을 보호하는 내용을 함께 포함했다.

위탁운영자 선정·변경 신고 의무화

현행 제도에서는 노인복지주택 설치·운영자가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문 법인이나 단체 등에 위탁할 수 있다. 그러나 위탁운영자가 약속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설치·운영자가 이를 관리할 근거 조항은 부족했다. 개정안은 설치·운영자가 지켜야 할 사항을 시행규칙 별표 3에 명시해 위탁운영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설치·운영자는 위탁운영자에게 시정을 요구하고, 필요한 경우 위탁을 철회해야 한다. 입소자의 복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탁운영자 선정이나 변경에 대해서도 신고 의무를 둔다. 노인복지주택 설치·운영자는 위탁운영자를 새로 선정하거나 변경할 때 신고해야 하며, 관련 신고 절차와 서식은 시행규칙 제16조와 제30조, 별지 서식 등에 반영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위탁운영자가 시설 운영을 맡더라도 설치·운영자의 관리 책임이 이어지도록 준수사항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위탁운영자의 의무 이행 여부를 관리하고, 문제를 바로잡도록 요구하며, 필요한 경우 위탁을 철회하는 절차를 규정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설치·운영자가 없거나 실질적으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입소자대표회의가 제한된 범위에서 위탁운영 관련 업무를 수행하도록 해 운영 공백에 대응할 수 있게 했다.

이와 관련한 규정은 노인복지주택 운영의 책임 주체와 신고 절차를 함께 다룬다. 설치·운영자는 시설 운영을 위탁할 수 있지만 위탁운영자를 선정하거나 바꾸는 때 신고해야 하고, 위탁운영자가 의무를 지키지 않을 때 시정을 요구하거나 위탁을 철회해야 한다. 설치·운영자의 기능이 사실상 멈춘 경우에는 대표회의가 위탁운영사 선정·변경이나 위탁 내용 확인 등에 한정해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퇴원환자 단기 주거지원·지역센터 규정도 포함

개정안에는 노인 퇴원환자의 지역사회 조기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단기 주거지원서비스 근거도 포함됐다. 시행규칙 제13조에 따라 복지실시기관이 제공할 수 있는 노인재활요양서비스의 예시로 ‘단기 주거지원 서비스’를 제시한다. 복지부는 이 서비스를 일명 중간집서비스로 설명했다. 노인 퇴원환자가 지역사회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제공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폭염과 한파 등 재난 상황에 대비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전달체계 개편도 개정안에 담겼다. 지역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의 근거를 신설하고,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장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복지부는 노인복지주택의 거주 요건과 운영 관리 규정뿐 아니라 퇴원환자 지원과 독거노인 지원 전달체계에 관한 조항도 함께 정비한다.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입법예고 기간인 11월 23일까지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 또는 국민참여입법센터로 제출할 수 있다. 의견을 낼 때는 입법예고 사항별 찬반 여부와 의견, 성명과 주소, 전화번호 등을 기재하면 된다. 복지부는 입법예고 기간에 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뒤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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