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30년 자살률 18.9명 이하 목표…범정부 계획 확정

  • 입력 2026.10.13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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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국무총리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정부는 2024년 29.1명이었던 자살률을 2030년까지 18.9명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에 부처별로 마련한 9대 분야 대책을 한 계획으로 통합하고, 위기 대응뿐 아니라 채무·고립·돌봄 부담 등 위험을 키울 수 있는 사회·경제적 요인도 정책 대상으로 삼았다.

회의에 앞서 한 총리는 의료·언론·법률·사회복지·심리·민간협력 분야 전문가와 자살 유가족, 청년 등으로 구성된 제4기 민간위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정부는 중앙부처와 지방정부, 민간이 함께 계획을 이행하도록 하고, 지자체별 자살예방 노력과 추진 실적을 평가해 공개하는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한 총리는 회의 뒤 보라매병원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를 방문해 현장 관계자 의견을 들었다.

부처별 대책 통합해 법정 기본계획으로

자살예방정책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정부위원과 민간위원이 참여해 자살예방정책의 중장기 목표와 추진 방향, 기본계획 수립, 관계부처 간 협조·조정, 민관 협력 등을 심의하는 기구다. 이번 제11차 회의는 12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으며, 국무총리와 관계부처 장관 등 정부위원, 민간위원이 참석했다. 회의 안건은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이었다.

정부는 2025년 9월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을 마련해 국가 자살예방정책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범정부 생명지킴추진본부가 출범했고, 2026년 6월부터 9월까지 자살예방대책의 핵심이 될 9대 분야 대책을 마련해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분야는 학생·청소년, 경제적 위기자, 자살 긴급대응, 자살 장소 관리, 미디어·온라인, 고립·위기가족, 돌봄·간병 부담, 특수직군·집단 보호, 범죄피해자 회복 지원이다. 새 기본계획은 이 대책들을 통합·조정·보완하고 자살예방법에 따른 법정 기본계획으로 확정한 것이다.

제4기 민간위원은 의료, 언론, 법률, 사회복지, 심리, 민간협력, 자살 유가족, 청년 등 분야의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로 구성됐다. 한 총리는 위촉식에서 위원들에게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정부의 자살예방 정책에 아낌없이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민간위원의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정책에 반영하고, 계획 수립과 이행 과정에서 관계부처와 지방정부, 민간의 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2030년 자살률 18.9명 이하 목표

정부가 제시한 기본계획의 비전은 「생명보호가 기본인 사회, 든든한 기본(B.A.S.I.C.)으로 완성하는 생명존중 대한민국」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이 생명 보호의 주체가 되고, 국민이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목표는 2024년 29.1명이었던 자살률을 2030년까지 33.3% 낮춰 18.9명 이하로 줄이는 것이다. 정부는 자살률이 높았던 국가의 감축 사례도 목표 설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구분자살률·자살사망자 수
2024년 자살률29.1명
2025년 자살률27.8명
2025년 1~7월 자살사망자8,475명
2026년 1~7월 자살사망자7,432명
2030년 자살률 목표18.9명 이하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7월 자살사망통계 잠정치에 따르면 2026년 1~7월 자살사망자는 7,43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8,475명보다 1,043명, 12.3% 감소했다. 정부는 2025년 자살률이 27.8명으로 2024년보다 낮아졌고, 2025년 10월 이후 자살률도 전년 같은 달보다 계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보건사회연구원은 2026년 상반기 자살사망자 감소가 통상적 변동 범위를 넘어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 총리는 감소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한국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기본계획은 기존 9대 분야 대책을 B.A.S.I.C. 5대 전략에 배치하고, 정신건강 치료와 인공지능·데이터 활용 등 기존 대책에 포함되지 않은 분야의 과제도 추가했다. 정부는 기존 정책의 한계로 단일 부처 중심의 대응, 신청주의에 의존하는 지원, 근본 요인 해소 노력 부족, 데이터 활용 미흡, 지자체와 민간 협력 부족을 들었다. 계획은 범부처 차원에서 위험 요인에 대응하고, 중앙정부와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을 지는 체계를 추진 방향으로 정했다.

위기 대응·발굴 체계와 치료 지원 확대

첫 번째 전략인 생명지킴 안전망은 자살 위기가 발생했을 때 국가와 지역사회가 신속히 대응하고 필요한 치료와 보호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국가자살대응실을 설치해 자살시도 발생 상황을 국가 차원에서 확인하고 지역의 대응을 관리·지원할 계획이다. 자살예방센터 인력은 센터당 2026년 5.0명에서 2027년 7.1명으로 늘린다. 입원하지 않은 자살시도자에게도 최대 24시간 일시보호서비스를 제공해 상담과 회복 지원, 필요한 서비스 안내·연계를 한다.

응급 이송체계를 개선하고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와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도 확대한다.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는 현재 14개에서 2030년 17개로,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는 2025년 93개소에서 2026년 100개소, 2027년 103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정신응급 필수의료 지정과 병상 확충, 고위험군 치료 거점의료기관 지정도 추진한다. 난치성 우울증 치료의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고, 환자가 희망하는 친구·동료 등을 가족상담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과 고위험군 급여 인정 횟수 확대도 추진한다.

자살시도자 치료비 지원 한도는 현행 100만원에서 150만원까지, 응급입원료 지원 상한은 450만원에서 60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적극적 발굴·예방 전략은 당사자가 직접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방식에서 관계기관이 먼저 위험을 발견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정신의료기관과 자살예방센터 간 고위험군 의뢰·연계를 넓히고, 서비스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자살시도자에게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등 관리 방안을 마련한다. 위기가구 통합발굴플랫폼을 활용해 자살위험군을 찾아 연계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정부는 자살 관련 데이터 수집도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 정신문제·경제문제·질병문제·가정문제 등 7가지로 분류하는 자살 동기를 27개까지 세분화하고, 건강보험과 사회보장급여 수급 이력 등 자료와 결합해 분석할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살 위험 예측과 지역별 자살 동향 분석도 추진한다.

채무·고립·돌봄 대응과 지역별 책임 강화

구조적 근본 원인 해소 전략에는 채무, 빈곤, 고립, 돌봄 부담과 같은 사회·경제적 요인에 대한 지원이 담겼다. 과도한 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관련 구제 제도를 한 번에 안내받고 연계될 수 있도록 전국민 채무상담 대표번호 1375 운영을 10월 시작한다.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특화 금융상품 제공 등 지원도 확대한다. 정부는 중위소득을 2027년 6.7% 인상하고 자살고위험군에 긴급생계비를 지원하는 한편, 생애주기별 고립 예방과 돌봄을 강화하기로 했다. 가족휴가와 주야간 보호, 돌봄휴직 확대 등 가족의 간병·돌봄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맞춤 통합형 자살예방정책은 학생·청소년, 범죄피해자, 특수직군, 유족 등 대상별 특성과 위험 경로에 맞춰 예방·치료·복지서비스를 연계하는 전략이다. 청소년 대책에는 경쟁·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질문·토론 중심 수업문화를 조성하는 내용과 학생마음건강 실태조사를 통한 원인 규명 및 맞춤 지원이 담겼다. 학업·진로 스트레스 완화와 공동체 관계 개선, 위클래스 등 관련 인프라 확충, 「학생마음건강지원법」 제정도 추진한다. 범죄피해자는 수사 단계 전 과정에서 위험을 확인하고 지원하며, 스마일센터와 유가족 자조모임 운영을 이어간다.

경찰·해경·소방·군인·병역의무자와 감정노동자 등 특수직군에는 직군별 예방·진단·치료·회복 지원을 마련한다. 병역판정검사에서 선별된 자살고위험군을 자살예방센터에 연계해 상담과 치료를 지원하고, 재난피해자 보호와 회복 지원도 추진한다. 자살 유족 원스톱 지원은 2026년 6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정책 생성·집행 과정에 유족이 참여하는 자문단을 운영하고, 사건 발생 직후 원인 규명과 심리 안정을 돕는 유족보호관 제도도 추진한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별 자살예방 이행계획을 통해 자살률과 예방 노력 등을 평가하고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우수기관에는 포상과 재정 지원을 연계하고, 지자체 합동평가와 지역안전지수, 사회보장평가 등 기존 평가체계와 자살예방정책의 연계도 강화한다. 법정계획에 따라 중앙행정기관과 시·도는 시행계획을 세우고 추진 실적을 관리·평가한다. 각 부처는 대상과 정책에 맞는 결과 중심 중간지표를 설정하며, 국무조정실이 이행 상황을 관리한다. 복지부 장관은 매년 시행계획을 평가한다.

한 총리는 회의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의 책무”라며 “자살은 특정 부처의 일이 아니라 정부 전체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회의 뒤 방문한 보라매병원에서는 자살시도자의 응급 치료와 응급실 기반 사례관리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한 총리는 “자살 시도자는 응급실에서 위기를 넘겼다고 해서 위험이 끝나는 것이 아니며 치료 이후에도 필요한 상담과 사례관리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본계획에 따른 부처·지자체 시행계획과 평가를 이어가고, 평가 결과 공개에는 일정한 유예기간을 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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