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 지나고 보면 괜찮지 않은 것이 없다」(부제 애쓰며 살아온 당신에게 전하는 대학자의 가르침)이 2026년 11월 13일 나왔다. 지은이는 지셴린 지음, 허유영 옮김이다. 펴낸 곳은 향기책방이다.
분야는 인문학, 정가는 20,000원, ISBN은 9791199900783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사람 한평생 백 년을 살아도 날마다 작은 시름 하나씩은 있네.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음에 두지 않고 그저 가을바람 귓가를 스치듯 흘려보내는 것이라오.”
전쟁과 박해, 이별과 상실을 지나 한 세기 가까이 살아 낸 ‘나라의 스승’ 지셴린이 애쓰며 살아온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소박하고 깊은 가르침 오십이 되면 인생이 지금보다 조금은 편안해질 줄 알았다.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모아 둔 돈도 있어 먹고사는 걱정을 덜 수 있을 줄 알았다.
남보다 월등하지는 못하더라도 평범하게는 살고 싶었다. 그저 내 몫의 일을 다 하고, 가족을 돌보며, 주어진 자리에서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믿었다. 그러나 뒤를 돌아보니 이루어 놓은 것보다 이루지 못한 일이 먼저 떠오르고, 기쁜 기억보다 후회가 켜켜이 쌓여 있다.
젊은 날에는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제는 하루하루를 무사히 견디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사는 일이 무언가를 이루어 가는 기쁨보다 견뎌 내야 할 무게로 느껴질 때,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막막하고 두려워진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한 사람이 있다. ‘나라의 스승’으로 존경받은 대학자 지셴린이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문화대혁명의 격변을 뚫고 살아남아 언어학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에는 국가의 내로라하는 이들이 찾아와 자문을 구하는 정신적 지주로서 자리매김했다.
한 세기의 격랑을 지나온 지셴린은 인생에 관해 수많은 글을 남겼다. 세상도 사람도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듯, 자신의 삶 역시 계획한 대로 흘러갈 수는 없다는 것.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 만남과 이별이 뒤섞인 것이 인생의 본래 모습이라는 것. 그는 오랜 세월의 경험과 성찰 끝에 마침내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한 인생을 바라지만, 완벽한 인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불완전함이 곧 인생’인 것이다.”
이 책에는 시간과 죽음에 대한 사유부터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받아들이는 자세, 자연에서 발견한 삶의 이치까지, 한평생 세상을 관찰하고 자신을 돌아본 대학자의 생각이 담겨 있다.
학자로서 세상을 이해하려 했던 지혜와 한 인간으로서 백 년 가까운 시간을 살아 낸 경험이 어우러져, 우리가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읽어주고, 조용히 어루만진다.
만약 지나온 시간을 후회하고 다가올 시간에 두려움을 느낀다면 《시간이 지나고 보면 괜찮지 않은 것이 없다》를 통해 오래 살아온 어른과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위안을 얻길 바란다.
“그때는 별것 아닌 줄만 알았네”
시간이 지나고 세상의 이름을 다 내려놓고서야 보이는 것들 삶의 끝자락에 서면 무엇이 가장 후회될까. 대부분은 끝내 이루지 못한 꿈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한 일, 더 많은 것을 손에 쥐지 못한 일, 젊은 날 품었던 포부를 세월 속에 흘려보낸 일.
실제로 우리는 평생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달려간다. 남보다 앞서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무엇이든 가져야 안심이 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굴리며 살아간다. 그러니 마지막에 남는 아쉬움도 결국 이루지 못한 것들이 아닐까.
지셴린은 사람으로서 이룰 수 있는 것을 거의 다 이룬 사람이었다. 가난한 농가의 아들로 태어나 산스크리트어와 토하라어 같은 고대 언어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세계 학계에 이름을 남겼다. 중국 사회는 그에게 ‘국학대사’, ‘학계태두’, ‘국보’라는 세 개의 칭호를 바쳤다. 한 사람의 학자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였다.
그러나 그는 이 칭호들을 모두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자신은 그런 이름을 감당할 만한 사람이 아니며, 세 개의 관을 벗어야 홀가분한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평생 쌓아 올린 업적과 명예를 반납한 일을 미루어 보아 지셴린에게 업적은 인생의 중요한 과업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그가 소중히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지셴린은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공부를 위해 유학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에는 어머니가 있다.
삶의 끝자락에 서서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봤을 때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곁을 떠나야 했다는 사실이 두고두고 후회된다는 것을 털어놓았다. 이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지 다시금 묻게 한다.
지셴린의 글에는 잘사는 요령이나 성공의 기술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보다 삶을 돌아보았을 때 어떤 후회를 남기면 안 되는지 알려주는 대화에 가깝다. 아직 살아갈 날이 남은 우리에게 한 생애를 먼저 건너간 사람이 쓴 글을 통해 나의 시간을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작은 시름 하나씩은 있기 마련인 삶”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쓰린 마음을 풀어주는 산문과 동양 고전의 지혜 오십 즈음이 되면 사람은 인생의 풍파를 겪을 만큼 겪었다고 여긴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자못 거만한 티를 내며 아랫사람이나 자녀에게 좋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조언을 건네곤 한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만큼 삶을 잘 알지 못한다. 정확히 말하면 경험은 넘치도록 쌓였지만, 그 경험에 걸맞은 지혜는 아직 갖추지 못했다. 해마다 같은 일에 좌절하고, 같은 일에 기뻐하고, 같은 말에 상처받는다면 지금이야말로 삶의 지혜를 다시 배워야 할 때다.
지셴린은 커다란 삶 앞에서 스스로 몸을 낮춘 사람이었고, 기쁨과 슬픔에 휩쓸리지 않는 마음을 강조했다. 행운과 불행은 번갈아 찾아오기 마련이니 좋은 일에 크게 들뜨지도, 궂은일에 크게 낙담하지도 말라고도 말했다. 그래야 어떤 일이 닥쳐도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주어진 삶을 꾸준히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의 삶은 언제 어디에서 폭풍우가 불어 닥칠지 모른 채 목적지 없이 출렁이는 바다에 내던져진 것과 같다. 흔들리는 물살을 따라 정처 없이 요동치는 우리의 마음은 어떻게 붙들어야 할까. 이 책은 그 방법을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우리 곁의 익숙한 이야기로 들려준다.
이 책에 실린 산문은 흔들리는 순간마다 마음의 중심을 다시 세우도록 돕는다. 《논어》를 비롯한 동양 고전과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본 고사성어와 속담에 빗대어 이야기하기 때문에 처음 읽는 사람도 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마음이 가는 글부터 골라 읽어도 좋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도 좋다. 어느 쪽을 펼치든 흔들리는 마음을 붙드는 지혜가 차곡차곡 쌓이는 건 분명할 테니까.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문장들”
오늘과 내일, 그리고 먼 훗날에도 다시 펼쳐 볼 삶의 고전 어떤 책은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이야기가 끝나지만, 어떤 책은 읽는 사람의 삶 속에서 계속 자라난다. 같은 문장도 스무 살에 읽을 때와 오십에 읽을 때의 의미가 다르고, 오늘은 무심히 넘겼던 구절이 몇 해 뒤에는 오래도록 마음을 붙잡기도 한다. 사람 사는 모습은 달라져도 기쁨과 슬픔이 번갈아 찾아오는 이치는 변하지 않는다.
지셴린의 글은 특정한 시대의 유행이나 일시적인 처방에 머물지 않고, 이러한 인간사의 변함없는 모습을 담아낸다. 그러므로 이 책은 지금의 고민을 달래기 위해 한 번 읽고 끝낼 책이 아니다. 책장 한편에 꽂아 두었다가 계절이 바뀌고 나이가 들 때마다 다시 꺼내 읽을 책이다. 세월이 더해질수록 문장 사이에서 발견하는 뜻도 함께 깊어질 것이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1장 달기만 한 인생이 어디 있으랴 불완전함이 곧 인생 좋을 때도 나쁠 때도 한결같이 비난과 찬사를 듣는다면 나의 좌우명 웃으며 떠나리 병실에서 죽음 앞에서 제2장 초심을 지키면 삶은 자유로워진다 삶에 관한 단상 있는 그대로 산다는 것 백 년을 돌아보며 어느 늙은 지식인의 말 다시 공부를 한다면 삶의 의미와 가치 사람됨과 처세 제3장 시간이 지나고 보면 괜찮지 않은 것이 없다 그때는 그저 별것 아닌 줄만 알았네 내게 남은 시간 내가 무서워하는 ‘천재’
이 시대의 바보 면도날 상자 남극에서 가져온 식물 제4장 시간만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다 부부의 연 마이어 가족 나의 어머니 영원한 벗과의 이별 잊을 수 없는 사람 우연이라는 이름의 필연 스승의 묘 앞에서 작은 고양이, 미미 제5장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피우는 꽃 옌지에서의 첫 끼 구기자나무 소래풀 협죽도 신기한 수세미 천지 기차에서 본 일출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지셴린 (季羨林) (지은이)
중국의 저명한 고문자학자이자 역사학자, 불교학자로 고문자와 고문화, 인문과학을 두루 섭렵했다. 1911년 8월 6일 산둥 성(山東省) 린칭(臨淸)에서 태어나, 6세부터 지난(濟南)의 숙부 밑에서 자라며 학교에 다녔다. 1930년 칭화(淸華)대학 서양문학과에 입학했고, 1935년 교환학생 자격으로 독일 유학을 떠나 괴팅겐대학에서 인도 학을 전공했다.
1946년 귀국한 후 베이징대학 교수로 부임해 동양어문학과 주임을 겸임했다. 평범한 학자로서 학문에만 매진하고자 했으나 문화대혁명의 물결에 휩쓸려 모진 고초를 겪었다. 하지만 수감 중국의 저명한 고문자학자이자 역사학자, 불교학자로 고문자와 고문화, 인문과학을 두루 섭렵했다.
1911년 8월 6일 산둥 성(山東省) 린칭(臨淸)에서 태어나, 6세부터 지난(濟南)의 숙부 밑에서 자라며 학교에 다녔다. 1930년 칭화(淸華)대학 서양문학과에 입학했고, 1935년 교환학생 자격으로 독일 유학을 떠나 괴팅겐대학에서 인도 학을 전공했다.
1946년 귀국한 후 베이징대학 교수로 부임해 동양어문학과 주임을 겸임했다. 평범한 학자로서 학문에만 매진하고자 했으나 문화대혁명의 물결에 휩쓸려 모진 고초를 겪었다. 하지만 수감생활 중에 방대한 양의 인도 고대 서사시<라마야나>를 번역해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문화대혁명이 끝난 후 복권되어 1978년 67세에 베이징대학 부총장과 제5회 전국정치협상위원이 되었고, 1983년 72세에 제6회 전국인민대표회의 상임위원, 중국어언학회 회장, 중국번역협회 부회장, 중국 남아시아학회 회장, 중국 철학원 철학사회과학과 위원, 중국동방문화연구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수많은 단체를 이끌었다.
1980년대에 중국 둔황(敦煌) 유적의 잔해에서 인도의 제당법(製糖法)에 관한 단서를 발견하고 중국과 인도의 고대문화 교류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마침내 1996년에 <당사(糖史)>를 완성했다. 이 책은 고대 중국과 인도, 페르시아, 아랍, 이집트, 동남아의 문화교류사에 관한 책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밖에 영어, 독일어는 물론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토하라어 등 고대에 사용한 사어(死語)까지 연구해 수많은 고대 문헌과 서양 및 인도 문학을 번역하고, <중국대백과전서>, <사고전서존목총서>, <신주문화집성>, <동방문화집성> 등 총서의 편집을 주관했다.
학문을 연구하는 틈틈이 쓴 산문들을 묶어 여러 편의 산문집을 출간해, 인간적인 면모를 내보이는 한편 젊은 세대에게 인생에 대한 충고와 가르침을 아끼지 않았다. 왕성한 활동을 벌이던 중 2003년부터 투병생활에 들어가, 99세 생일을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2009년 7월 11일 타계했다.
지은 책으로는 <인도고대언어논문집>, <라마야나 연구>, <대당서역기교주>, <천축심영>, <낭윤집> 등 500종이 넘으며, 중국도서상, 국가도서상, 루쉰문학상, 번역문화평생성과상 등을 수상했다. 중국 국내에서는 물론 인도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영예 훈장인 ‘연꽃 훈장’을 받았다.
허유영 (옮긴이)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와 같은 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좋은 작품을 찾아 소개하고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우밍이의 《도둑맞은 자전거》, 《복안인》, 《해풍주점》,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를 비롯해, 천쉐의 《마천대루》, 류츠신의 《삼체》 (2, 3부), 《삼체0: 구상섬전》, 찬호께이의 《고독한 용의자》, 린이한의 《팡쓰치의 첫사랑 낙원》, 썸머의 《썸머의 게스트하우스 일기》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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