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기, 고통, 그리고 달콤함」이 2026년 10월 29일 나왔다. 지은이는 메리 루플 지음, 박선아 옮김이다. 펴낸 곳은 카라칼이다.
분야는 인문학, 정가는 28,000원, ISBN은 9791191775143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나의 사유 재산》 메리 루플의 강의 모음집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비평 부문 최종 후보작 비평의 언어 바깥에서 펼쳐지는 시적 사유 산문집 《나의 사유 재산》과 《가장 별난 것》으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미국 시인 메리 루플의 강의 모음집 《광기, 고통, 그리고 달콤함》이 출간되었다.
그의 저서 가운데 가장 널리 읽힌 이 작품은 ‘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메리 루플의 책으로도 알려져 있다. 비평과 강의, 시론과 에세이 사이 어딘가에 자리한 이 책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고백으로 글을 시작한다. “정말이지, 내가 시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시란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의 작은 표류이자 유랑이라는 것 말고는.” 그러나 평생을 시와 문학에 헌신해 온 시인이 정형화된 이론이나 작법 강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써낸 이 경이로운 글들은 기존 비평 담론의 바깥에서야말로 얼마나 새롭고 깊은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는지를 새삼 보여준다.
루플은 시에 관한 독창적인 주제들을 열네 편의 글을 통해 펼쳐 보인다. 그는 시를 하나의 지적 체계로 정리하려 들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무엇에 이끌리고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시를 향한 생각이 어떻게 또 다른 생각으로 옮겨 가는지 즐겁게 관찰하고 사유한다.
몇몇 글은 전통적 비평의 모습을 띠지만, 대부분은 혼종적이고 파편적이며 때론 자전적으로 쓰였다. 인용과 은유, 도약과 회고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루플은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내가 시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는 법을 나만의 방식과 용어로 한 걸음 한 걸음 익혀온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방식들이 내게 지루해졌을 때, 나는 내 방법론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누구든 내 강의들이 점점 더 파편화되어 가고 심지어는 스스로를 거스르기까지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루플은 약 15년간 반년에 한 번씩 문예 창작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그는 자신이 ‘말하는 사람’이기보다 ‘쓰는 사람’임을 의식하면서, 완결된 강의 원고를 쓴 뒤 그것을 학생들 앞에서 읽었다.
첫 번째 장 〈시작에 관하여〉는 시의 시작과 끝이라는 시단의 오랜 논쟁적 주제를 다루는데, 독자는 첫 페이지부터 이 글이 대개의 강의나 학술적 글쓰기와 달리 은유적이고 연상적인 방식으로 쓰였다는 점을 알아차리게 된다.
이는 루플이 끝내 완성하지 않은 강의들을 모은 마지막 장 〈내가 결코 하지 않을 강의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어린 여자아이가 슬플 때, 슬픈 얼굴을 한 인형은 그 아이를 행복하게 해준다.”라는 문장에 연이어 이렇게 쓴다.
“워크숍에서 보게 되는 많은 시들의 문제는, 그 시들이 행복과 슬픔을 구별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 당신의 시에는 얼굴이 없다.”
흠결이 매혹이 되는 메리 루플의 세계 이 글들은 우리 삶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에서 가장 매력적인 글 중 하나인 〈비밀에 관하여〉를 보자.
우리가 태아였을 때 자궁 속에서 엿듣던 세상의 비밀부터 표현(말해진 것)과 억압(말해지지 않은 것)이라는 비밀의 양면성까지, 루플은 삶에 얽혀 있는 비밀들의 여러 층위를 파고든다. 무엇보다 개인적 경험에 깊이 뿌리내린 그의 글은 내밀한 감정이나 취약함을 드러내는 순간에도 흔들림 없는 통찰을 보여준다.
루플은 다시 한번 고백한다. “당신이 이곳에 온 것도 동료들에게 조금이나마 이해받기를, 비밀을 나누는 유대감 속에서 그들에게 안기기를 바랐기 때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당신은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그저 안기고 싶다.”
메리 루플의 이런 고유한 면모를 박연준 시인은 다음과 같이 날카롭게 짚어낸 바 있다. “세상엔 두 종류의 작가가 있다. 자신의 헝클어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가와 없는 작가. 메리 루플은 전자다.
자신의 말이 진실에 가깝다면, 산발한 채 퀭한 얼굴로 침 흘리며 울부짖는 모습을 얼마든지 보일 수 있는 작가다. 독자들은 영리해서, 그리고 영리하므로 이런 작가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
눈물 닦고, 눈곱 떼고, 머리 빗고,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생을 이야기하는 작가는 근사할 순 있지만 사랑하고 싶어지진 않는다. 이상한 일이지. 우리는 때로 누군가의 ‘흠결’에 매혹된다. 흠결이야말로 그 사람 고유의 것이기 때문이다.”(《가장 별난 것》 ‘추천의 말’ 중에서)
재미있게도 이 강의 모음집에서 루플은 강의라는 형식을 비판하고, 강의하는 자신의 처지를 자조한다. “라마크리슈나는 말했다. 천국에 가는 것과 천국에 대한 강의를 듣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강의를 택할 것이라고. 그 말은 놀랍도록 사실이며, 놀랍도록 슬프다.”
강의에 대한 그의 복합적인 태도가 더욱 또렷이 드러나는 대목도 있다. “나는 강의를 듣는 것으로 시에 대해 단 하나라도 배운 사람이 있다고는 한순간도 믿어본 적이 없다. 오해하지 마시길. 강의는 시에 대해 어떻게 말할지를 가르쳐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강의는 시를 어떻게 쓸지에 대해선 결코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리고 책은 이렇게 끝난다. “이제 내 강의는 끝났다. 나는 자유롭고, 행복하다. 내가 원래 그래야 했던 것처럼.” 이토록 지혜롭고 엉뚱한 문학 강의를 당신은 들어본 적이 있는가?
목차는 다음과 같다.
서문 시작에 관하여 시와 달 감상주의에 관하여 테마에 관하여 비밀에 관하여 두려움에 관하여 광기, 고통, 그리고 달콤함 나의 에밀리 디킨슨 누군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세상에 질서가 있다는 징표 편지에 대한 고찰 캥거루 해변 나는 기억한다, 나는 기억한다 스물두 편의 짧은 강의 내가 결코 하지 않을 강의들 감사의 말 참고 문헌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메리 루플 (Mary Ruefle) (지은이)
시인, 에세이스트. 195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군인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과 유럽 곳곳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버몬트 예술대학에서 23년간 학생들을 가르쳤고,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버몬트 계관시인을 지냈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상, 미국 예술문학 아카데미 문학상, 화이팅상 등을 수상했으며 구겐하임 펠로십과 국립예술기금 펠로십을 받았다.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른 《던스》를 비롯해 《시선집Selected Poems》 등 십여 권의 시집을 냈고, 오래된 책의 단어들을 지워 새로운 시를 만들어내는 이레이저 작업을 이어왔다.
시인, 에세이스트. 195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군인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과 유럽 곳곳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버몬트 예술대학에서 23년간 학생들을 가르쳤고,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버몬트 계관시인을 지냈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상, 미국 예술문학 아카데미 문학상, 화이팅상 등을 수상했으며 구겐하임 펠로십과 국립예술기금 펠로십을 받았다.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른 《던스》를 비롯해 《시선집Selected Poems》 등 십여 권의 시집을 냈고, 오래된 책의 단어들을 지워 새로운 시를 만들어내는 이레이저 작업을 이어왔다. 산문집으로는 《나의 사유 재산》《가장 별난 것》《책The Book》(근간)이 있다.
루플의 저서 가운데 가장 널리 읽힌 《광기, 고통, 그리고 달콤함》은 시를 둘러싼 그의 사유가 집약된 강의 모음집으로, 삶과 문학에 관한 독창적인 주제들을 지적이고도 유희적인 언어로 풀어낸다.
《광기, 고통, 그리고 달콤함》은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비평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비영리 문학 단체 시인과 작가Poets & Writers가 선정한 ‘작가들을 위한 최고의 책’에 이름을 올렸다.
박선아 (옮긴이)
현대 영미시를 연구하고 번역하며, 대학에서 시를 통해 세상을 보는 법을 가르친다. 여성 및 소수자 정체성을 지닌 시인들의 작품을 번역 및 연구하는 포에트리 콜렉티브 ‘흡사’의 구성원으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뮤리얼 루카이저의 《어둠의 속도》, 실비아 플라스의 《낭비 없는 밤들》, E. E. 커밍스의 《E. E. 커밍스 시 선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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