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백마고지 전투에서 공을 세운 고(故) 남운수 상병이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은성무공훈장을 73년 만에 다시 품에 안았다. 생전에 훈장을 분실한 고인이 1997년 세상을 떠난 뒤, 아들은 훈장을 다시 발행해 달라고 관계기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가족은 지난 2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냈고, 권익위가 국가기록원·육군본부·주한 미8군사령부 등과 협조해 미국 국방성의 재발행 승인을 이끌어냈다. 재발행된 훈장은 지난 10월 3일 주한 미8군사령부에 도착했다. 권익위는 28일 국립대전현충원 장병 1묘역에서 추모식과 은성무공훈장 헌정·전달식을 열어 유가족에게 훈장을 전했다.
백마고지 전투에서 적 벙커 파괴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남 상병은 1952년 10월 11일 육군 제9사단 28연대 소속으로 강원도 철원 북방 백마고지 전투에 참전했다. 전투 당시 전략적으로 위치한 적 벙커에서 강력한 기관총 사격이 쏟아지면서 아군의 진격이 멈췄다. 남 상병은 자신의 안위를 뒤로한 채 포화 속으로 나아가 적 진지에 접근했다. 적의 사격을 뚫고 진격이 막힌 상황에서 벙커를 무력화하려 한 것이다.
남 상병은 수류탄 뭉치로 무장한 상태에서 적 진지 입구까지 기어가 이를 파괴했다. 권익위는 남 상병의 행동이 부대의 공격 재개와 목표 점령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백마고지 전투에서 거둔 공로를 인정받아 남 상병은 1953년 10월 27일 미국 정부로부터 은성무공훈장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충무무공훈장을 수여받았다.
생전에 잃어버린 훈장, 유족의 재발행 요청
은성무공훈장은 남 상병이 생전에 분실했다. 권익위 자료에 따르면 고인은 훈장을 잃어버린 일을 매우 안타까워하다 1997년 4월 작고했다. 아들은 아버지가 받은 훈장을 후대에 남기지 못한 일을 안타깝게 여겨 관계기관에 재발행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수여한 훈장이라는 점과 재발행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가족은 이후에도 훈장 재발행을 추진했고, 지난 2월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접수했다. 아들은 미국 은성무공훈장 재발행을 도와 달라는 취지로 민원을 냈다. 훈장을 받은 때부터 재발행품이 주한 미8군사령부에 도착하기까지, 자료에 나온 주요 경과는 다음과 같다.
| 기간 | 경과 |
|---|---|
| 73년 | 은성무공훈장 수여 후 재발행 전달까지 |
| 8개월 | 권익위 고충민원 접수 후 해결까지 |
| 3일 | 재발행 훈장 주한 미8군사령부 도착일 |
관계기관 공조로 미국 국방성 승인
국민권익위는 민원을 접수한 뒤 국가기록원과 육군본부, 주한 미8군사령부 등 관계기관과 협조했다. 권익위는 관련 기관들과 함께 확인을 진행해 미국 국방성으로부터 훈장 재발행이 가능하다는 최종 회신을 받았다. 권익위가 밝힌 회신 내용은 “훈장 재발행이 가능하다.”였다. 재발행된 은성무공훈장은 지난 10월 3일 주한 미8군사령부에 도착했다. 권익위는 민원 접수 뒤 약 8개월 만에 재발행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훈장 헌정식은 28일 오후 2시 국립대전현충원 장병 1묘역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고인의 유가족과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 이철수 육군 제9사단 행정부사단장, 주한미군 제8군사령부 관계자, 김정연 국립대전현충원장 등이 참석했다. 권익위는 추모식과 함께 미국 은성무공훈장을 고인에게 헌정하고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참석자들은 백마고지 전투에서 공을 세운 고인의 호국정신을 기렸다.
현충원에서 추모식과 훈장 헌정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은 행사에서 재발행을 승인한 미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 위원장은 추모사에서 “73년 만에 은성무공훈장을 재발행해 준 미국 정부에 감사드리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영웅과 유가족의 오랜 한을 풀 수 있게 되어 뜻깊다.”라고 말했다. 훈장 전달식에는 고인의 유가족과 육군, 주한미군, 국립대전현충원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헌정된 훈장은 생전에 분실된 훈장을 대신해 유가족에게 전달됐다.
정 위원장은 국민권익위의 향후 역할에 대해서도 “국민권익위는 앞으로도 국가를 위한 헌신에 합당한 보상과 예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훈장 재발행은 고인의 아들이 지난 2월 고충민원을 제기한 뒤 권익위가 관계기관과 협조하고 미국 국방성의 최종 회신을 받으면서 진행됐다. 유가족에게 전달된 훈장은 1953년 수여된 뒤 분실됐던 은성무공훈장의 재발행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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