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소란이 지워지고」이 2026년 10월 25일 나왔다. 지은이는 안동선 지음이다. 펴낸 곳은 을유문화사이다.
분야는 예술/대중문화, 정가는 22,000원, ISBN은 9788932476599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소설가 강보라,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홍이지 추천 국내외 미술 현장을 누비며 길어 올린 미술 전문 기자 안동선의 내밀한 고백과 대화 사라지는 전시와 휘발되는 감정 사이에서 미술이 건네는 위안의 순간을 글로 붙잡다 매년 9월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미술계 최대 축제 프리즈 서울은 막을 내렸지만, 차마 다 헤아리지 못할 전시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곳곳에서 부지런히 꾸려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가을 초입에 열리는 이 축제에 잠깐 눈길을 줄 뿐이지만, 미술을 업으로 삼는 이에겐 계절과 국경의 경계 따위는 없다. 이곳의 축제가 끝나면 또 저곳의 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미술 전문 기자 안동선은 어느 누구보다 부지런히 서울과 방콕, 베니스와 뉴욕의 미술 현장을 누비며 눈으로 직접 마주하는 일의 감동을 우리에게 전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수많은 전시가 우리를 둘러싸지만,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것 또한 전시의 속성이다. 사라지는 것은 비단 전시만이 아니다. 작품 앞에서 느꼈던 감정 역시 시간이 흐르며 서서히 휘발된다. 그 모든 것을 붙잡아 두기에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한다.
우리가 예술을 곁에 두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 안에서 잠시나마 위안을 얻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멀미 나듯 돌아가는 세상에서 미술관은 일종의 진공 상태를 선사한다. 나와 작품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 말고는 그 무엇도 없다.
『세상의 소란이 지워지고』는 미술 공간에서의 자발적 고립을 자신만의 완벽한 순간으로 치환해 낸 안동선의 내밀한 고백록이자 인터뷰집이다. 저자는 전시나 작품을 마주하며 느낀 감정과 생각을 먼저 풀어놓고, 그 뒤에 전시를 만든 사람 혹은 전시의 주인공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배치한다. 그렇게 하나의 전시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결로 살아난다.
세상의 소란에서 벗어나 예술 속에서 발견한 고독과 연결의 감각 패션 매거진에서 15년간 문화, 예술 분야를 담당하는 피처 에디터로 일한 뒤, 2017년부터 프리랜서 에디터로 살아온 저자는 퇴사를 고민하는 주변 친구들에게 이렇게 일갈한다. “관이 너를 버리기 전까지는 관에 붙어 있어. 바깥은 춥고 거칠어.
완전 야생이야.” 야생은 언뜻 자유로워 보이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고 필사적으로 달려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다. 안에 있어도 경쟁이지만, 바깥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SNS에서는 ‘나’라는 존재마저 특별하게 포장하고 전시해야 한다. 자아 퍼포먼스와 셀프 브랜딩은 일상화되었다.
심지어 “삶의 가장 내밀한 상처마저 ‘이 책의 출발점’으로 내건 서문”을 쓰는 자신에게조차 피로감을 느끼던 어느 날, 저자는 카메라를 등진 채 캔버스를 응시하는 한 여성의 뒷모습과 마주한다. 미국의 추상화가 아그네스 마틴이다.
마틴은 세상의 소란이 지워진 곳에 홀로 스튜디오를 짓고 오로지 그림에만 몰두했던 인물이다. 다큐멘터리 속 마틴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혼자 있으면 모든 것에 집중할 수 있어요. 제 인생 최고의 순간들은 혼자였던 시간이었어요.” 저자 역시 마틴처럼 철저하게 고독을 음미하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도 누군가와 진실로 연결되기를 바란다. 그 모순된 마음을 저자는 숨기지 않는다.
하나의 전시를 보고 나면 안동선의 기억 속에서 비슷한 결의 전시들이 보이지 않는 실로 꿰매어진다. 법정 스님의 입적 16주기를 기리는 전시에서 그는 다시 한 번 마틴을 떠올리며 두 사람이 홀로 머물렀던 방식이 어딘가 닮아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실 끝에는 외딴섬에서 한 땀 한 땀 인체를 빚어내는 호주 출신 작가 론 뮤익이 있다.
세상사의 피로와 헛헛함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여러 작가와 작품을 거쳐, 전시를 기획하고 만들어 낸 이들의 목소리로 이어진다. 때로 난해하게 느껴지는 현대미술에 저자의 사적인 경험과 감정이 포개어지고, 여기에 작가와 기획자의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미술은 독자 곁에서 한 번 더 태어난다.
범속한 언어로 예술의 세계를 건너는 안동선의 고유함 소설가 강보라는 저자 안동선을 두고 “수다스럽고 범속한 언어로 현대미술이 건네는 고상한 떨림을 번역해 내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 언어는 주인을 닮아 몹시 고유하다”고 덧붙였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홍이지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을 잠시 잊고 다른 존재의 시간에 자신의 시간을 포개어 살아온 이의 고유함을 떠올렸다고 썼다. 을 포개어 살아온 이의 고유함을 떠올렸다고 썼다.
이 ‘고유함’이야말로 미술기자 안동선을 수식하는 가장 적확한 표현처럼 보인다. 현대미술은 때로 쉽게 다가갈 수 없다는 이유로 고상한 영역에 놓이곤 하지만, 안동선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범속과 고결의 경계는 어느덧 흐려진다. 그곳에는 미술을 진심으로 사랑하여 때로 자신을 잊고, 울컥하기도 하고,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려 보려 글을 쓰는 지극한 탐미주의자가 있을 뿐이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들어가며
1. 마망과 런어웨이 걸
- interview 끔찍하고 아름다운 마음의 풍경_필립 래럿스미스(이스턴 파운데이션 큐레이터)
2. 세상을 등질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 interview 완벽한 순간, 순전한 기쁨_프랜시스 모리스(前 테이트 모던 관장)
3. 삶을 사랑하라는 전언
- interview 폐허에서 발견한 생의 얼굴_한선정(한영수문화재단 대표)
4. 우리는 모두 몸을 갖고 있다
- interview 예술 바깥에서의 사유_이건용(미술가)
5. 예술은 영성을 대신할 수 있는가
- interview 부재하는 것을 함께 경험하기_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예술감독팀
6. 접히지 않는 마음
- interview 장소와 관계 맺기_박소희(파마리서치문화재단 큐레이터)
7. 자기만의 방, 나의 토템들
- interview 감추어진 것을 들춰내는 일_이은실(미술가)
나오며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안동선 (지은이)
패션 매거진에서 15년간 문화·예술 분야를 취재했다. 『코스모폴리탄』과 『바자』의 피처 에디터를 거쳐 2014년 『바자 아트』 창간에 참여했으며, 2017년부터 프리랜서 에디터로 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들고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다.
『안주와 반주』, 『서울의 현대를 찾아서』 등의 편집에 참여했고, 한영수 사진전 《명동, 시대의 런웨이》, 노들기록 두 번째 전시 《건축의 기억》, 〈Cartier | 론 뮤익을 위한 아트 살롱 위크〉를 비롯한 여러 전시와 행사를 기획했다. 저서로 『내 곁에 미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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