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복음주의의 파산」(부제 반지성주의에 함몰된 교회의 비극)이 2026년 10월 8일 나왔다. 지은이는 자네트 켈로그 레이 지음, 노동래 옮김이다. 펴낸 곳은 새물결플러스이다.
분야는 종교/역학, 정가는 20,000원, ISBN은 9791161293226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과학을 거부하는 신앙은 무엇을 잃는가”
한때 “복음주의”라는 용어는 성경에 기반한 기독교 신앙을 확신하고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훈장과 같은 자랑스런 용어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복음주의는 반지성적이고 독선적이며 정치적 우경화에 빠진 기독교 진영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변질되었다. 이 책은 특히 복음주의가 걸어온 일련의 반지성주의적 경향, 특히 현대 과학에 대한 맹목적인 불신과 반대 현상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한다.
1925년 미국 테네시주의 한 법정에서 진화론을 가르친 교사가 재판을 받았다. 이른바 “스콥스 재판”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법정에서 소위 복음주의자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이 꺼내 들었던 논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과학적 증거는 아직 불충분하고, 과학은 신앙과 도덕을 위협하며,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리다. 이 세 가지 레퍼토리는 진화론에서 팬데믹 방역으로, 다시 기후 위기 문제로 무대만 바꾸어 오늘도 되풀이되고 있다.
저자 자네트 켈로그 레이는 복음주의 외부의 비판자가 아니다. 미국 복음주의 신앙 안에서 성장하여 생물학자가 된 그는 그 공동체를 누구보다 아끼는 내부자로서 펜을 들었다. 그리고 묻는다. “신앙의 이름으로 진실을 외면할 때 교회는 무엇을 잃는가?”
저자가 보여 주는 장면은 불편할 만큼 구체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다른 종교 집단보다 백신 접종에 현저히 비협조적이었고, 마스크 착용과 방역 조치에 강하게 저항했다. “두려움보다 신앙을”이라는 구호 아래 성경 구절이 왜곡되었고, 종교의 자유가 공동체의 안전보다 앞섰다.
기후위기 앞에서는 백인 복음주의자의 3분의 2가 인간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를 부정했다. 땅이 있는 동안 계절이 그치지 않으리라는 창세기 8:22이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근거로 동원되었고, 지구를 쓰고 버리면 그만인 일회용품처럼 여기는 편협한 종말론이 그 뒤를 지탱해주고 있었다.
저자의 진단은 날카롭다. 이러한 과학에 대한 부인은 성경이 요구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 복음주의가 자신만의 언론과 방송, 출판사와 학교로 거대한 하위문화를 쌓아 올리는 동안 그 안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은 “인식론적 거품”의 산물이었다.
객관적인 검증 없이 천편일률적인 목소리만 메아리치는 공간에서 교회는 세상과 대화하는 법을 잊었다. 1970년대 말 미국에서 “도덕적 다수파”와 “기독교 연합”을 거치며 정치 세력과 손잡은 복음주의는 과학 문제마저 문화 전쟁의 전선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 대가는 관념에 머물지 않았다.
코로나19 방역 거부와 기후 재난의 피해는 의료 서비스와 자원 분배 이슈에서 가장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그렇다고 이 책이 복음주의 신앙을 버리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과학과 신앙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는 양자택일 자체를 거부한다. 진화과학도, 방역도, 기후과학도 하나님을 부정하지 않는다. 과학은 창조주가 만드신 세계를 더 깊고 풍성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선물이다. 창조세계의 “사실”을 겸손히 받아들이는 일은 하나님을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창조 세계를 정직하게 바라보고 이웃을 성실히 돌보는 신앙인의 본분이다.
이 호소는 태평양 건너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19세기 말 미국 복음주의를 이식받은 한국교회는 자유주의 신학과의 분리에서 최근의 정치화에 이르기까지 놀라울 만큼 미국과 닮은 길을 걸어왔다. 문자주의적 성경 읽기와 반지성주의가 비판적 사유를 가로막고, 교인들은 “진화”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킨다.
2026년 3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조사에서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9%에 그쳤고, 보고서는 그 원인으로 정치화와 독선, 언행의 불일치를 꼽았다. 사실상 이 문제들의 기저에는 그릇된 신앙 지식과 사유가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갈수록 반지성주의로 경도되는 미국 복음주의에 기대어 스스로 질문하기를 미뤄 온 한국교회가 이제는 독자적으로 사유하는 법을 터득하고 훈련해야 할 때다.
우리는 어떤 허상 속에 살고 있는가. 『미국 복음주의의 파산』은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책이 아니라 다시 세우려는 책이다. 사실을 직시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세상 속에서 책임 있게 진리를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목회자와 신학자, 신앙인에게 이 책은 정직한 거울이자 새로운 길을 비추는 등불이 될 것이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감사의 글 13 1장 각본 2장 과학과 복음주의자들 3장 당신은 누구를 신뢰하는가?
4장 코비드 시대의 과학적 문해력 5장 두려움 대신 신앙을 6장 거품 안의 삶 7장 세상과 맞서는 당신과 나 8장 그들은 우리의 헌법상의 권리들을 통해 우리가 그리스도인임을 알 것이다 9장 앤서니 파우치는 강아지들을 싫어한다 10장 지구는 열이 나고 있다 11장 돌리야, 안녕!
12장 현대 과학의 세상에서 신앙인으로 살기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자네트 켈로그 레이 (Janet Kellogg Ray) (지은이)
열정적인 과학 교육자로서 노스텍사스 대학교에서 18년간 생물학을 가르쳤으며, 과학, 신앙, 문화의 접점에 관한 블로그 JanetKRay.com을 운영하고 있다. 창조론자로 성장한 레이는 기원 과학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과 그것을 의심하는 사람, 부인하는 사람, 좀 더 알기 원하는 사람에게 진화를 설명할 태세가 잘 갖춰져 있다. 그녀는 과거에 그런 입장에 있었고, 그런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을 이해한다.
공동 창시자이자 공동진행자이기도 한 그는 등산과 야구를 좋아하며 슬하에 7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노동래 (옮긴이)
서울대학교 공법학과와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금융공학 MBA 과정을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동양증권 CRO, 녹색기후기금 임시 리스크 매니저, 새물결플러스 편집인 등으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번역과 교정 교열 일을 하고 있다.
『기원 이론』, 『아담과 게놈』, 『역사적 아담을 추적하다』, 『원죄와 타락에 관한 논쟁』, 『예수의 왕권 사상과 바울신학』, 『하나님은 정말 인종청소를 명하 셨는가?』, 『죄의 기원』, 『칭의 대신 정의의 시선으로 로마서 읽기』, 『성경 너머로 성경 읽기』, 『하늘의 문』
서울대학교 공법학과와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금융공학 MBA 과정을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동양증권 CRO, 녹색기후기금 임시 리스크 매니저, 새물결플러스 편집인 등으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번역과 교정 교열 일을 하고 있다.
『기원 이론』, 『아담과 게놈』, 『역사적 아담을 추적하다』, 『원죄와 타락에 관한 논쟁』, 『예수의 왕권 사상과 바울신학』, 『하나님은 정말 인종청소를 명하 셨는가?』, 『죄의 기원』, 『칭의 대신 정의의 시선으로 로마서 읽기』, 『성경 너머로 성경 읽기』, 『하늘의 문』, 『미국 종교적 우파의 기원과 본질』, 『하나님이 커브볼을 던지실 때』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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