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저작권위원회 박애란 변호사는 AI로 만든 무료 프로그램이 기존 상용 소프트웨어와 기능이 비슷하다는 사실만으로 저작권 침해를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보호 대상인 표현을 실제로 가져다 썼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기존 저작물에 따라 개발했는지,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는지를 종합해야 하며 소스코드뿐 아니라 아이콘이나 그래픽도 무단으로 이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 코딩 지식 없이도 생성형 AI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유료 소프트웨어를 대신할 프로그램을 직접 만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어 교사 박준일씨가 만든 무료 문서 편집 프로그램 ‘이음오피스’는 한글과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한 프로그램에서 다루며 맥 운영체제에서도 한글 문서를 편집할 수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지난달 22일 국정감사에서 이음오피스를 소개하고, 알집·반디집·7-Zip의 주요 기능을 모은 ‘코리요집’을 직접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회사무처와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5년간 압축 프로그램 사용권 구매에 1억3천728만원을 썼다고 언급했다. 미국 개발자 아트크래프트 팀도 지난달 초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포토크래프트’ 등 어도비 소프트웨어와 유사한 프로그램 7종의 초기 버전을 선보였다.
어도비 전체 프로그램 이용료는 최대 월 8만7천900원으로 1년 이용 시 100만원이 넘는다. 개발자들은 상용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가져오지 않고 공개된 오픈소스를 활용하거나 코드를 새로 썼다고 설명한다. 박씨는 GenOffice와 rhwp 등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만들었고, 포토크래프트 개발진은 공개된 기술 사양을 참고해 처음부터 코드를 쓰는 ‘클린룸’ 방식을 썼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소스코드는 외부에서 사용하는 것만으로 무단 이용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실제 코드와 개발 과정을 비교해야 하고, 아이콘이나 그래픽은 유사성이 상대적으로 쉽게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형이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침해가 성립하지는 않으며 해당 요소가 보호되는 표현인지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글과컴퓨터는 HWP·HWPX 파일 포맷의 기술 규격을 공개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제3자의 독자적 소프트웨어 개발을 원칙적으로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소스코드와 사용자 화면, 알고리즘, 상표, 비공개 기술은 별도 지식재산권 보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한컴 관계자는 문서 호환성과 보안, 안정성, 유지보수 면에서 오랜 기술을 쌓아 온 한컴오피스가 강점을 가진다며 AI 역량과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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