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편의점은 내 편인 편

  • 입력 2026.11.0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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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제공

「편의점은 내 편인 편」이 2026년 11월 5일 나왔다. 지은이는 방지민 외 50인 지음, 허지영 그림이다. 펴낸 곳은 사계절이다.

분야는 어린이, 정가는 13,000원, ISBN은 9791169815659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세상 그늘진 자리에 있는 모든 것들을 놓치지 않고 살피려 애쓰는 마음 『편의점은 내 편인 편』에 동시를 발표한 작가진들은 앞으로 권태응 문학잔치(권태응 어린이 시인학교)와 전국동시인대회를 이어받아 치러 나갈 시인들로, 동시집의 기획자인 이안 시인은 이들을 “지금까지 동시의 시대를 이끈 1세대의 뒤를 이어 나”갈 동시인들로 소개한다. 그런 만큼 “이 책은 신생의 에너지가 들끓는 동시의 집이기도 하다.”

어, 린, 이, 보, 호, 구, 역 글자 위를 나는 걸어 다녔어 글자들이 우리 집에도 필요했거든 느려도 집으로 가야 했거든 ― 남지은, 「보호구역」 부분 신발 끈도 단단한 결심도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풀려서 끈 밟고 넘어질 때가 있지 그럴 땐 무릎 꿇고 다시 묶어야 하지 서서는 못 묶지 ― 김솜, 「그러면서 큰다」 부분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나며 어린이가 느끼는 마음과 꽉 매도 자꾸만 풀어지는 결심을 다잡는 방법, 가만가만 들여다본 내 마음속 이야기를 돌보는 시선까지 이 동시집은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어린이의 마음을 펼쳐 보인다.

51인의 동시 속 어린이는 “멸종된 줄 알았던” 자기 “마음들”(「내 마음의 정글」)을 살피고, 이모가 보내 준 사진을 보며 “시적인 장면이 뭔지 물을까 하다가 (…) 나도 이제 시인이니까”(「시적인 하루」) 스스로 고민해 보고, 전철역 앞에 놓인 모자를 보면서는 “머리 위에 있지 않을 때는/ 모자가 참 슬프다”(「절 받는 모자」)고 사유하고, 바다에서 돌아오지 않은 누나를 떠올리며 “파도 가장자리를 뒤집어/ 풀을 쭉 짜고 싶다”(「바닷가에 앉아서 우리는」)고 바라본다.

동시가 펼쳐 놓은 어린이의 시선에는 세상 가장 낮은 곳을 살뜰히 챙기는 마음이 있다.

어린이가 스스로를 정의 내려 외치는 목소리를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로 함께 즐기는 동시집 꽃은 “꼭/ 누구에게 예쁘게 보이려고 피는 것은 아니”(「이상하니까」)고, 검은등뻐꾸기 울음소리에는 정답이 없고 저마다 다르게 듣는 “매직”(「매직」)이 일어날 뿐이며, “지영이는 내 꺼”라는 낙서를 보며 “지영이는 지영이 꺼!”(「선언」)라고 외치고, 길가의 나무를 보면서는 “우리 키는 아래로도 자라지/ 아무도 자르지 못하지”(「사철나무」)라고 속삭인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타인의 입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정의하려 목소리를 낸다. 그 목소리는 일상의 언어로, 저마다의 속도로 동시 안에 울려 퍼진다.

박해달의 「소식」은 세로 읽기로 쓰여 시의 생김새가 마치 거미줄 같고, 이무숙의 「할머니네 까칠이」는 글자들이 모여 화분에 심긴 선인장의 이미지로 표현되어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준다.

김기은의 「아니겠지 카멜레온」은 ‘카멜레온’을 ‘카레’와 ‘캐러멜’, ‘멜론’과 ‘레몬’으로 쪼개어 표현하고, 이세라의 「주문 만들기」는 아스파라거스를 못 먹는 어린이에게 글자를 쪼개 ‘아스파’와 ‘라거스’ 아니면 ‘아스’ ‘파라’ ‘거스’는 먹을 수 있지 않을지 제안하며 재밌는 말맛을 선사한다.

51인의 동시들은 저마다 다른 주제와 모양새, 소재로 직조되었지만 작품들이 가닿는 지점에는 언제나 어린이가, 세상의 그늘진 자리에 있는 모든 것들에 놓치지 않고 시선을 두려는 동시인들의 마음이 있다.

동시인 100인의 첫 마음자리, 권태응의 목소리를 이어받아 더 작고 낮은 존재들을 재조명하는 전국동시인대회 기념 동시집 어린이라서 미처 말로 표현하지 못한 마음이나 깨달음을 고이 받아서 세계 앞에 내놓는 일은 동시를 쓰는 우리 모두가 언제까지나 변치 않고 해 나갈 일이다.

(…) 계속되는 변화 속에서도 동시를 쓰는 우리가 어린이 앞에서 언제나/어디서나 키 작은 땅감나무여야 한다는 기쁨 가득한 환대의 정신과 태도를 잃지 않기를.

어쩌면 우리를 멀리까지 잡아 두며 안심하게 하고 계속 써 나갈 수 있게 하는 말은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이런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지 모른다.

_이안(시인, 『동시마중』 편집위원)

시인 권태응, 신경림, 함민복 등의 고장이자 격월간 동시 전문지 『동시마중』이 발행되는 도시인 충북 충주시에서 올 11월 제3회 전국동시인대회가 열린다. 지난 2015년과 2018년 이후 8년 만에 전국동시인대회 기념 동시집도 출간된다.

매회 100여 명이 넘게 참가하는 전국동시인대회는 동시인들의 가장 귀한 잔치다. 이들에게 시가 아닌 동童-시를 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작품 해설에서 이안 시인은 “동시를 쓰는 시인들이 멀리까지 자기만의 시 세계를 밀고 나갔다가도 언제나/언제라도 돌아와 가다듬으며 읽을 첫 자리의 마음가짐”으로 권태응(1918~1951)의 「땅감나무」를 소개한다.

키가 너무 높으면, 까마귀 떼 날아와 따 먹을까 봐, 키 작은 땅감나무 되었답니다.

키가 너무 높으면, 아기들 올라가다 떨어질까 봐, 키 작은 땅감나무 되었답니다.

― 권태응, 「땅감나무」 전문 (『감자꽃』 글벗집 1948)

권태응은 한국의 독립운동가이자 34세에 요절한 시인으로, 생전 단 한 권의 시집 『감자꽃』(1948)을 발표하며 해방기 어린이의 삶을 담아내는 소중한 자료를 남긴다. 건강 악화로 세상을 떠나기 전, 6년 동안 그는 모든 힘을 다해 2,000여 편의 동요와 동시를 쓴다.

그렇게 권태응은 “동시-거인”으로 남아 이후 동시인들이 언제든 돌이켜볼 수 있는 동시의 첫 마음자리가 된다. 그의 작품뿐만 아니라 동시에는 언제나 어린이를 살피는 시선이 있다.

어린이의 자리에 눈길을 둔다는 것은 “세상 가장 작고 약한 이들”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의미이고, 나아가 동시를 쓴다는 것은 분명 있지만 잘 드러나지 않은 존재들에 대한 재조명이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1부 비밀을 찾아서 소식_박해달 | 바람 잡기_이유진 | 구슬을 들고, 요_문봄 | 보호구역_남지은 | 이상하니까_윤장규 | 그러면서 큰다_김솜 | 매직_김귀숙 | 선언_홍일표 | 사철나무_박경임 | 달팽이 숲의 미로_이만교 | 비둘기 수리점_김봄희 | 아빠 안경_박보영 | 비밀을 찾아서_포도 2부 소율이와 교실과 옷장 딱 보면 몰라?_김송이 | 피클의 고향_한연진 | 아니겠지 카멜레온_김기은 | 할머니네 까칠이_이무숙 | 파키케팔로사우루스로 살아가기_정희지 | 주문 만들기_이세라 | 할머니, 무말랭이 드세요_수경 | 편의점은 내 편인 편_방지민 | 두더지 신랑_박정완 | 박각시_이종수 | 소화기_김영경 | 지운 말 사전_김성은 | 소율이와 교실과 옷장_안지현 3부 아가미가 있으면 좋겠어 샹그릴라_김은오 | 버드나무 약국_신솔원 | 박쥐가 왜?_전수완 | 음 풀기_이지우 | 아가미가 있으면 좋겠어_이관우 | 신전_윤정미 | 웃음도 굴려서 만들어 놓고는_변은경 | 바닷속 발목_박지영 | 감정적인 사람_우경숙 | 내 마음의 정글_김성진 | 냄새_황세원 | 시적인 하루_최문영 4부 바닷가에 앉아서 우리는 오늘은 쉽니다_서유경 | 자나 깨나 불조심_양슬기 | 절 받는 모자_정준호 | 이야기 버스_이소현 | 나의 동백_변지선 | 제인의 발견_이연 | 바닷가에 앉아서 우리는_안성은 | 곰 인형 같은 미래를 기다린다_조인정 | 비밀_강정희 | 노을_온선영 | 환생_최고요 | 호박 일기_최인혜 | 불가능한지 몰라서_임희진 해설 쉬지 않고 밭을 매는 세 사람같이_이안 시인 소개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방지민 외 50인 (지은이)

강정희 김귀숙 김기은 김봄희 김성은 김성진 김솜 김송이 김영경 김은오 남지은 문봄 박경임 박보영 박정완 박지영 박해달 방지민 변은경 변지선 서유경 수경 신솔원 안성은 안지현 양슬기 온선영 우경숙 윤장규 윤정미 이관우 이만교 이무숙 이세라 이소현 이연 이유진 이종수 이지우 임희진 전수완 정준호 정희지 조인정 최고요 최문영 최인혜 포도 한연진 홍일표 황세원 허지영 (그림)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림 그리는 시간 외에는 방 안에서 이런저런 상상 하기를 좋아하고, 그 상상들을 따라다니며 낙서하기를 즐깁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파란 고양이』가 있고, 그린 책으로 『지구를 운전하는 엄마』, 『이야기 숲에는 누가 살까』, 『달코끼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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