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빨대’ 온라인 논쟁…근무 강도·처우 놓고 공방

  • 입력 2026.10.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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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작업 뒤 휴식을 취하는 소방관들을 담은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소방관의 근무 강도와 급여, 사회적 대우를 둘러싼 온라인 공방으로 번졌다.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방관을 “빨대가 맞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출동이 없는 시간에 업무 강도가 낮고 야간 근무 때 잠을 잘 수 있는데도 연봉은 자신보다 두 배 가까이 받고 영웅 대접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게시물에는 공감하는 댓글과 재난 현장의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박이 함께 달렸다. 소방관 처우를 둘러싼 논쟁은 지난 7월에도 제기됐고, 당시에는 12년 차 소방관의 연봉이 7500만원이라는 주장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소방청 추모관에 게시된 2015~2024년 현황에서는 위험직무 순직자와 일반 순직자, 자살자 통계도 확인된다.

출동 없는 시간·야간 근무 두고 제기된 주장

게시물 작성자 A씨는 교정·순경·소방직을 묶어 부르는 ‘교순소’ 가운데 소방공무원만 내근직을 기피한다며, 출동이 없을 때는 “날로 먹는 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소방공무원만 추앙받는 것은 잘못됐다고 적었다. A씨는 자신이 소방관 친구를 두고 있다며 그 친구가 출근 전 PC방에서 밤을 새우고 출근한다는 사례를 들었다. 그는 “내 친구 소방관인데 출근해서 잠자려고 피방에서 날밤까다 출근한다”며 “솔직히 배 아파 죽겠고 국민 눈과 귀를 가리고 바보 취급하는 거다”라고 썼다.

A씨는 야간 근무를 하면 거의 잠을 자고 퇴근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소방관들 야간(근무)하면 거의 꿀잠자고 퇴근하는데 나보다 연봉 2배 가까이에 영웅 대접 받는다”고 적었다. 글에는 출동이 없을 때의 근무와 급여 수준, 소방관을 대하는 사회적 평가를 문제 삼는 내용이 담겼다. 온라인에서는 작성자 주장에 동조하는 댓글로 “연봉도 너무 세다”, “군인들도 고생하는데 소방관만 영웅 취급하는 게 마음에 안 들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른 댓글에서는 “시꺼먼 연기에 들어가기는 무섭고 영웅 취급받는 건 꼴 보기 싫은 건가”, “그렇게 부러우면 너는 왜 안 하냐. 목숨 걸고 일하는 게 쉬워 보이냐”며 반박했다.

출동 규모와 현장 대응 방식 놓고 맞선 댓글

게시물에 달린 댓글에서는 소방차 출동의 규모와 현장 대응 방식도 쟁점이 됐다. 한 댓글 작성자는 화재 진압 출동의 상당수가 작은 연기나 불을 확인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하며 “지방은 말할거도 없고 서울에서도 출동하는게 뭔지 아냐. 그냥 작은 연기, 작은 불로 출동하는 게 99%임. 작은 연기만 나도 수십대 출동하더라”고 적었다. 게시물 작성자는 해당 댓글에 “정확합니다”라고 답하고 세금 낭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덧붙였다. 또 다른 댓글 작성자는 화재 진압 업무에 대해 “소방 화재진압쪽은 365일 중에 360일 자다 퇴근이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대하는 댓글은 신고 당시에는 실제 불길의 크기나 건물 내부 상황을 알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한 이용자는 “작은 연기가 보일 뿐이지 막상 안에서 보면 큰 화재일지 어떻게 아느냐. 그렇다고 소방차 한 대만 왔는데 막상 화재 규모가 크면 다른 차를 부르기도 전에 불이 더 퍼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썼다. 다른 이용자는 상가 내부의 자재나 인화성 물질을 사전에 알 수 없고, 출동 요청이 오면 훈련이나 다른 업무를 중단하고 현장에 나간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댓글은 구급차·공작차·지휘차·펌프차·탱크차의 역할이 각각 다르며, 규모를 알 수 없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댓글에는 출동 횟수만으로 소방관의 업무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지난 7월에도 연봉·업무 범위 놓고 논쟁

소방관의 급여와 업무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소셜미디어에는 12년 차 소방관의 연봉이 7500만원에 달한다며 출동 횟수에 비해 급여가 많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당시 자신을 현직 소방관의 아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소방관이 화재 출동 외에도 벌집 제거와 동물 구조, 취약계층 안전 점검 등 여러 업무를 수행한다고 반박했다. 해당 글에는 소방관의 업무를 단순히 출동 횟수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댓글이 달렸다.

이번 게시물에서도 소방관이 영웅 대접을 받는 것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작성자 주장을 지지하는 이용자들은 급여와 근무 강도, 다른 직군과의 대우 차이를 거론했다. 반면 반대하는 이용자들은 화재 현장의 위험성과 소방공무원의 업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이용자는 “올해만 화재 현장에서 순직자 네 명인데 안 위험하고 처우 좋고 고생 안 한다는 무슨 기준이야?”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소방관에 대한 대우를 낮추는 대신 처우가 열악한 일반 노동자나 군인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로 의견을 냈다.

10년간 위험직무 순직 35명·일반 순직 86명

소방청이 운영하는 순직소방관추모관에 게시된 ‘2015~2024년 소방공무원 공사상자 등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위험직무 순직자는 35명으로 연평균 3.5명이다. 위험직무 순직은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 재해를 입고, 그 재해가 직접 원인이 돼 숨진 경우를 말한다. 소방공무원법은 화재 진압과 구조·구급, 교육훈련 중 사망한 경우를 기준으로 제시한다. 유형별로는 화재 14명, 구조 6명, 생활안전 5명, 항공 5명, 교육훈련 2명 순이었다.

구분인원
위험직무 순직35명
일반 순직86명
자살자134명
10년간 위험직무 순직 35명·일반 순직 86명 (자료: 원문·관련 보도 종합)
10년간 위험직무 순직 35명·일반 순직 86명 (자료: 원문·관련 보도 종합)

같은 기간 일반 순직자는 86명으로 위험직무 순직자보다 약 2.5배 많았다. 일반 순직 유형별로는 암 28명, 자살 27명, 심뇌혈관질환 21명이었다. 순직으로 인정받았는지와 관계없이 집계한 소방공무원 자살자는 134명으로, 연평균 13.4명이다. 위험직무 순직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9년으로 9명이었다. 그해 10월 독도 인근 해상에서 손가락 절단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청 헬기가 추락해 구급대원 5명이 숨졌다.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을 두고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인건비 등 관련 예산의 상당 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재정 구조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논란이 불거진 뒤 추 지사는 소방관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사과했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재정 구조에 관한 발언과 소방공무원의 근무·처우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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