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의사로 살아보니」(부제 의료와 돌봄을 잇는 제주도 동네병원의 주치의 실험)이 2026년 10월 30일 나왔다. 지은이는 고병수 지음이다. 펴낸 곳은 바틀비이다.
분야는 사회과학, 정가는 22,000원, ISBN은 9791191959512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성게 가시를 빼는 의사, 입대를 앞둔 청년이 인사하러 오는 진료실 밤중에 아이가 고열을 앓으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부모님이 여러 병원에서 받아 온 약을 한꺼번에 드셔도 괜찮은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요? 병원과 전문의는 많지만 막상 아프면 어디부터 찾아가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동네의사로 살아보니》는 누구나 겪어 봤을 이 막막함에 제주 동네병원의 일상으로 답하는 책입니다. 저자인 고병수 원장이 환자들과 함께 보낸 시간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주치의 제도를 현실로 옮기기까지의 과정을 담았습니다.
제주시 구도심의 탑동365일의원은 일 년 내내 쉬는 날 없이 밤 11시까지 문을 엽니다. 고열에 시달리는 아이를 안은 부모, 늦게 퇴근한 직장인, 바닷가에서 성게 가시에 찔린 관광객이 이 병원에 찾아옵니다.
의사는 발바닥에 박힌 가시를 빼느라 30분 동안 땀을 흘리기도 하고, 응급실로 보낸 아이가 마음에 걸려 밤늦게 전화를 걸기도 합니다. 갓난아기 때 배꼽을 소독해 주었던 아이가 어느덧 대학생이 되어 입대를 앞두고 인사하러 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병원의 여러 의사가 교대로 일하는 공동개원 방식으로 운영되어 야간·휴일 진료가 가능합니다. 저자는 이곳의 일상을 성실한 의사의 분투담으로만 그리지 않습니다. 개별적 의사의 사명감이나 휴머니즘만으로 우리나라 전체 의료서비스가 개선될 리 만무하지요. 그래서 저자가 강력하게 제안하는 대안은 주치의 제도입니다.
병원은 많은데, 내 몸 전체 내력을 아는 의사는 어디에 있을까 ‘주치의’라고 하면 부자나 기업 대표 같은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 전담시키는, 드라마에서나 등장하는 의사를 떠올릴 법합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저자가 탑동 진료실에서 경험한 사례를 하나 더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여름, 늘 내원하던 할머니가 혈압약을 가져다 달라고 병원에 전화했습니다. 저자가 점심시간에 찾아가니 할머니는 의자에서 일어나기도 힘들어 보였습니다. 현관까지 걸어가 문을 열어 줄 수 없어 아예 문을 잠그지 않고 지낸다고 했습니다.
저자는 무릎 운동을 가르쳐 주고, 그 자리에서 양쪽 다리를 각각 스무 번씩 들어 올리게 했습니다. 땀도 식히지 못한 채 오후 진료로 돌아온 의사는 자신이 괜한 수고를 한 것은 아닌지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토록 상태가 안 좋았던 할머니가 직접 걸어서 진료실에 나타났습니다. “고 원장한테 혼나고 나서 하루에 오십 번, 백 번씩 했어.”라고 말씀하신 할머니는 뿌듯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저자는 할머니를 한껏 칭찬해 드렸고, 이후 할머니가 동네 마실을 나와 가게 앞 평상에서 쉬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이 일화는 약을 처방한 이후에도 의사가 해야 할 일이 있음을 보여 줍니다.
환자가 설명을 이해했는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지, 적절하게 운동하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는지 살피고 거듭 돕는 일입니다. 환자의 약봉지를 살피며 불필요하게 겹치는 약을 줄이려 애쓰고, 한 가족의 진료 기록을 연결해 가족력을 파악하고, 다른 식구의 안부까지 묻는 장면도 이어집니다.
저자가 말하는 동네의사의 전문성은 이렇게 환자의 여러 질병과 일상을 함께 살피는 데서 나옵니다. 모든 동네 주민이 편의점 이용하듯 간편하게 동네병원에 찾아가 이런 의사의 진료를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다면 이런 세심한 의사가 더 많아지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요?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그 바람이 실현되기 어려운 이유를 짚습니다. 현행 의료제도에서는 진료의 질이나 정성과 무관하게 진료 환자 수가 의사 수입을 좌우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애정으로 수입이 조금 줄더라도 정성이 필요한 환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쓰기로 결심했지만 상담과 교육, 방문진료를 의사 개인의 각오에만 맡길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3분 진료’에 대한 불만을 의사의 불친절 문제로만 돌려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주치의 제도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주민이 자신의 건강을 맡길 의사를 정해 등록하면 그 의사가 병력과 가족력, 복용하는 약을 파악해 지속적으로 돌봅니다. 필요할 때 주치의가 환자를 전문의나 큰 병원으로 연결시키고, 치료를 마친 뒤에도 동네에서 관리를 이어 갑니다.
환자는 아플 때마다 진료과를 골라 병원을 찾아다니는 부담을 덜고, 의사에게는 진료뿐 아니라 예방접종 안내, 환자의 생활습관 개선까지 살필 책임이 생깁니다.
저자는 이처럼 주민이 가장 먼저 만나는 의료서비스인 ‘일차의료’를 튼튼하게 하려면, 상담과 교육에 들이는 시간에도 정당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책은 이제 탑동의 진료실을 벗어나 세계 각국의 일차의료와 주치의 현장으로 그리고 한국 의료 현실로 범위를 넓힙니다.
전문가와 시민 모두에게 필요한 의료의 미래 이야기 저자는 주치의 제도를 연구하기 위해 수년간 해외 의료 현장을 답사했습니다. 해외 사례를 보면 동네의사가 환자를 오래 돌볼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가 주민의 건강을 어떻게 뒷받침하는지, 진료를 맡는 의사에겐 어떻게 보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영국은 주치의가 맡은 주민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등록관리비를 지급합니다. 진료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고령자나 영유아 등을 돌보면 보상을 늘리고, 만성질환을 잘 관리한 성과에도 추가로 보상합니다. 진료한 환자 수만큼 진료의 정성, 환자를 얼마나 잘 돌봤는지를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타이완은 큰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가 퇴원 후에도 돌봄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의료기관들을 연결합니다. 거점 병원이 돌봄 계획을 세우면 동네병원이 진료와 방문의료를 맡는 식입니다. 저자는 각국의 진료비 지급 방식부터 퇴원 후 돌봄 체계까지 살피며, 한국에서도 적용할 만한 구체적인 방법을 짚습니다.
가족을 함께 돌보는 방식,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에 의사가 자리 잡도록 지원하는 방식, 퇴원 후 돌봄을 연결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이 비교를 통해 한국의 동네병원에서 무엇부터 바꿀 수 있을지 살펴봅니다.
《동네의사로 살아보니》는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제주 탑동365일의원이 만든 작은 동네의 큰 변화〉는 진료 현장과 환자들의 이야기를, 2장 〈오늘의 K-의료를 진찰하다〉는 의사 양성부터 개원과 진료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한국 의료의 구조적 문제를 살펴봅니다.
3장 〈다섯 나라의 일차의료〉는 일본·타이완·영국·프랑스·독일의 일차의료를 비교하고, 4장 〈한국 일차의료의 오늘과 내일〉은 국내에서 시행 중인 일차의료 사업들의 성과와 한계를 짚습니다.
마지막 5장 〈비로소 시작될 한국형 주치의 제도〉는 한국형 주치의 제도의 도입 방향과 제주 시범사업의 준비·실행 과정을 담았습니다.
현장 의료진과 정책 담당자들은 이 책을 통해 각국의 제도와 국내 사업을 비교하는 한편, 주치의 사업을 실제로 기획하고 운영할 때 부딪히는 문제와 해결 과제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의료 관계자가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한 진료실의 풍경부터 바람직한 해외의 사례까지 우리가 꿈꿀만한 의료의 미래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진료실의 고민은 어떻게 제주와 한국의료의 실험이 되었나 서울 구로구에서 8년 동안 개원한 뒤 2008년 고향 제주로 돌아온 저자는 진료와 더불어 일차의료 연구, 정책 제안에도 꾸준히 참여했습니다. 그러다 2024년 4월에는 제주형건강주치의 시범사업에서 실무팀을 총괄하며 연구와 실행을 함께 맡았습니다.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매력은 정책을 제안하던 동네의사가 실제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 뛰어든 과정을 자세히 풀어냈다는 데 있습니다.
실험 요지는 간명합니다. 환자 세 명은 진료할 만큼 긴 시간을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환자 한 사람에게 쓸 수 있도록 하고, 그 노력에 보상하자는 것입니다. 2025년 10월 시작한 제주 시범사업에는 16개 의료기관에 소속된 의사 19명이 참여했습니다.
제주 일부 지역의 12세 이하 아동과 65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 평가, 맞춤형 상담, 만성질환 관리, 방문의료와 돌봄 연계 등을 시도했습니다. 책에 따르면 시행 첫해 말까지 약 4,000명이 주치의를 등록했습니다.
출발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예산이 전액 삭감돼 사업이 무산될 위기를 겪었고, 중앙정부와
목차는 다음과 같다.
추천의 글 … 4 들어가는 말 | 동네의사로 살아가며 진료실에서 발견한 한국 의료의 미래 추천의 글 … 8 1장 제주 탑동365일의원이 만든 작은 동네의 큰 변화 밤을 비추는 동네병원 … 22 응급실 대신 동네병원을 찾는 주민들 … 30 환자를 위한 각오 … 43 마을에는 주치의가 필요하다 … 49 2장 오늘의 K-의료를 진찰하다 한국에서 의사 한 명 양성하려면 … 80 매일이 고단한 응급의료 현장 … 98 동네에 병원이 정착하기까지 … 110 의료재정을 둘러싼 첨예한 논쟁 … 125 3장 다섯 나라의 일차의료 무의촌이 없는 일본의 일차의료 … 140 여러 의사가 함께 한 가족을 돌보는 타이완의 일차의료 … 149 전 세계 주치의 제도의 표본 영국의 일차의료 … 161 의료 소외 지역에 개원할수록 혜택이 많은 프랑스의 일차의료 … 171 모범적으로 의료와 돌봄을 연계한 독일의 일차의료 184 4장 한국 일차의료의 오늘과 내일 현재 시행되는 한국의 일차의료 시범사업 … 204 현재 시행되는 한국의 일차의료 정식사업 … 217 5장 비로소 시작될 한국형 주치의 제도 주치의 제도를 향한 두 가지 고민 … 234 한국형 주치의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 … 245 주치의 제도가 바꿀 동네병원의 풍경 … 269 제주형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의 시작 … 283 제주에서 먼저 만난 주치의 제도의 미래 … 301 나가는 말 | 주치의 제도는 동네병원의 풍경을 바꿀 것이다 … 322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고병수 (지은이)
바닷바람이 불어 드는 제주시 구도심에서 환자를 돌보는 평범한 가정의학과 의사다. 한밤중 고열을 앓는 아기를 진찰하기도 했고, 뭍에서 온 관광객의 발바닥에 꽂힌 성게 가시를 뽑기도 했다. 때로는 거동이 어려운 환자의 가정에 방문했고, 아주 가끔은 함께 늙어 가는 환자의 마지막 순간을 배웅했다.
마을 주민과 동고동락하면서 사람의 온기를 머금은 의료 제도의 필요성을 매일 체감하고 있다. 20년 넘게 한국 보건의료 현장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를 정리해 《동네의사로 살아보니》를 출간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현재는 고향 바닷바람이 불어 드는 제주시 구도심에서 환자를 돌보는 평범한 가정의학과 의사다. 한밤중 고열을 앓는 아기를 진찰하기도 했고, 뭍에서 온 관광객의 발바닥에 꽂힌 성게 가시를 뽑기도 했다.
때로는 거동이 어려운 환자의 가정에 방문했고, 아주 가끔은 함께 늙어 가는 환자의 마지막 순간을 배웅했다. 마을 주민과 동고동락하면서 사람의 온기를 머금은 의료 제도의 필요성을 매일 체감하고 있다. 20년 넘게 한국 보건의료 현장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를 정리해 《동네의사로 살아보니》를 출간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현재는 고향 제주시 탑동에서 여러 의사와 함께 탑동365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열린의사회,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했다.
2017년에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을, 2024년에는 제주형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을 기획하고 시행하는 과정 전체에 동참했다. 지은 책으로는 《온 국민 주치의제도》(2010), 《영화관에서 만나는 의학의 세계》(2023)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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