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룡성채, 검은 성의 비밀」(부제 무법과 생존, 욕망이 뒤엉킨 홍콩 누아르의 발원지)이 2026년 10월 21일 나왔다. 지은이는 곽한영 지음이다. 펴낸 곳은 흐름출판이다.
분야는 역사, 정가는 22,000원, ISBN은 9788965968719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홍콩이라는 도시의 원형이 된 무법지대, 그 4년간의 추적 “역사상 최고의 인구밀도, 그 미궁 속의 진실”
아편전쟁을 거치며 홍콩은 총 세 차례에 걸쳐 영국으로 넘어갔다. 그 안에 자리한 해안요새 구룡채성의 관할권은 청나라에 남은 채였다. 어느 쪽의 힘도 미치지 않은 이곳으로 빈민과 중국 본토의 난민이 몰려들었다. 불법 가건물이 끊임없이 들어서며 옛 성터는 어느새 직사각형의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로 변했다.
삼합회와 무면허 의사들, 법의 사각지대를 노리는 사업주들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도박과 마약, 매춘이 판치는 무법지대이자 제도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의 마지막 보금자리. 야구장만 한 땅에 5만 명이 부대끼며 살아가던 구룡채성에는 식당은 물론 병원과 학교까지 있었다.
홍콩 누아르와 여러 SF 영화에 영감을 준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생계를 꾸리고 이웃과 일상을 나누었다.
어떻게 국가 안에 국가의 통제를 벗어난 곳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그곳은 정말 아무런 질서도 없는 무법지대였을까? 그토록 많은 사람이 법의 보호와 통제 없이 어떻게 함께 살아갔을까? 오랫동안 법을 연구해 온 곽한영 교수는 구룡채성의 존재를 알게 된 뒤, 이 질문들에 사로잡혔다.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해외 자료를 닥치는 대로 찾아 읽고, 직접 홍콩을 찾아가 사라진 성채의 흔적 위를 두 발로 걸었다. 그렇게 책상 위와 현장을 오가며 구룡채성을 파고든 시간만 4년에 이른다.
이 책은 악명에 가려진 구룡채성의 본모습을 밝히고, 그 탄생과 소멸을 통해 오늘날 홍콩의 주인이 누구인지 묻는다. 영국과 중국, 식민지와 본토, 법과 무법의 경계에 자리했던 구룡채성에는 홍콩의 역사가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다.
전쟁과 빈곤을 피해 건너온 사람들, 통치권을 둘러싼 갈등, 급격한 산업화와 재개발은 이 독특한 공간을 빚어낸 동시에 많은 관광객이 찾는 홍콩을 만든 힘이기도 하다. 구룡채성은 어떻게 생겨났고, 누가 그곳에서 살았으며, 왜 끝내 사라져야 했을까.
그 흥망을 좇는 여정은 홍콩이 어떤 도시였고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사라진 공간과 그곳의 사람들이 홍콩에 무엇을 남겼는지 묻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영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에서 태어난 시대의 초상, 구룡채성에 관한 최초이자 마지막 르포르타주 영국의 깃발이 나부끼는 땅 한가운데, 청나라의 관할로 남은 작은 요새가 있었다. 구룡채성이었다. 사람들은 가난과 혼란을 피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판잣집이 바다를 이루었고, 두 차례의 대화재를 거치며 그 자리에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더는 집을 지을 땅이 없자 사람들은 위로, 더 위로 건물을 지어 올렸다. 건물은 어느덧 15층 높이까지 솟아올랐다. 그렇게 국가의 질서가 닿지 않는 작은 요새 안에 무려 5만 명의 삶이 쌓여 갔다.
법에서 역사와 고전,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곽한영 교수의 관심사는 넓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은 어떻게 함께 살아가는가’라는 질문이 자리하고 있다. 그를 구룡채성으로 이끈 계기도 다르지 않다.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곳에는 어떤 형태로든 규범과 질서가 생겨난다.
국가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공간도 마찬가지다. 구룡채성 주민들은 자신들만의 규칙과 관계망을 만들어 ‘카이퐁(가방회)’이라는 자치 조직을 이루었다. 그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방치된 채 썩어 가는 마약중독자들의 시체를 처리하는 것이었다.
카이퐁은 쓰레기 수거, 이정표 설치, 부동산 거래 등 점차 그 영역을 넓혀 가기 시작했고, 구룡채성이 철거되는 마지막까지 함께했다.
곽한영 교수는 이 기이하고 매혹적인 공간의 흥망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구룡채성의 흔적 위로 서울 강남의 판자촌 구룡마을을 겹쳐 보고, 홍콩 거리에서 야식을 파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삼대에 걸친 시대상의 변화를 짚어 본다.
과거와 오늘, 한국과 홍콩을 교차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사라진 공간에 남겨진 질문들을 우리의 삶으로 끌어온다. 질문을 좇던 시선은 22년간 구룡채성의 네모난 방에서 자를 깎으며 살아온 노인의 인터뷰에 머문다. 그리고 그 물음은 우리 자신을 향한다.
“우린 그저 이 노인보다 약간 더 넓은 곳에 갇혀 살고 있을 뿐 아닌가?”라고.
디스토피아인가 유토피아인가 빈민과 난민 등 사회적 약자들의 집을 지키기 위한 싸움 철창으로 빽빽하게 두른 창문과 발코니, 거무튀튀한 벽과 녹슨 철문,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검은 미로…. 외부인들에게 구룡채성은 악의 소굴이자 냄새나고 더러운 지상의 지옥, ‘디스토피아’였다. 그러나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그랬을까? 구룡채성은 그저 구제할 수 없는 악으로 점철된 무법의 디스토피아였을까?
홍콩 시내의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한 이들에게 구룡채성은 마지막으로 삶을 꾸릴 수 있는 보금자리였다. 삼합회조차 조직원들이 성내에서만큼은 강력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단속했기에, 옛 주민들은 구룡채성이 홍콩 시내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웠다고 회고한다.
구룡채성의 존재에 혀를 차던 홍콩 사람들은 정작 그곳에서 만든 어묵과 고기를 사 먹고, 저렴한 틀니를 찾아 성채 안의 치과를 드나들었다. 제도권 밖으로 밀려난 이들에게 구룡채성은 다른 어디에도 없다는 어원에 딱 들어맞는 ‘유토피아’였고, 홍콩이라는 도시를 지탱하는 안전판이었다.
1987년 홍콩 식민정부는 주민들을 내보내고 구룡채성을 철거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곳에 가난한 세입자를 비롯해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주민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쫓겨났다. 보상금을 받은 이들의 처지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돈으로는 홍콩 시내에서 같은 크기의 집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구룡채성이 무너진 지 30여 년,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홍콩의 상황은 그때보다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 닭장 집, 관짝 집으로 대표되는 홍콩의 주거난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구룡채성을 지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안의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몰았던 문제까지 지우지는 못했다. 그 모습은 반지하와 쪽방촌으로 내몰리고 개발의 그늘에서 삶의 터전을 잃는 이들, 우리 사회의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돌아보게 한다.
노스탤지어 너머, ‘시민’이라는 정체성의 탄생과 세대 교체의 의미 1989년 천안문 사태가 남긴 좌절과 1997년 반환을 앞둔 불안은 홍콩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어둡고 암울한 배경과 예정된 파멸을 향해 달리는 뒤틀린 인생, 그리고 폭력으로 점철된 비장미….
과거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홍콩 누아르에는 그 시대의 불안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이후 2014년 우산혁명과 2019년 민주화 시위를 거치며 홍콩의 미래를 둘러싼 갈등은 거리로 번졌다.
잠시 머물다 떠날 곳으로만 여겨졌던 홍콩에서, 이제는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알던 홍콩은 이제 죽었다’라는 탄식 속에서 곽한영 교수가 주목한 것은 이 변화였다. 과거의 홍콩을 그리워하는 시선만으로는 지금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집을 지키려 했던 구룡채성 주민들과 오늘날 홍콩의 미래를 고민하는 젊은이들 사이에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이 책은 사라진 구룡채성의 역사와 그곳 사람들의 삶을 복원하며, 이주민들이 정착한 땅에서 ‘시민’이라는 정체성이 형성되고 세대를 거치며 달라져 온 과정을 담아낸다.
홍콩의 새로운 세대가 물려받은 것은 앞선 세대가 일군 터전만이 아니라, 끝내 풀지 못한 모순과 과제이기도 하다. 이는 주거 불안과 구직난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모색하는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도 낯설지 않은 현실이다.
국경을 넘어 다음 세대는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얻고, 미래를 만들어 갈 기회를 보장받고 있을까? 구룡채성에서 시작한 질문은 우리가 어떤 사회에 기대어 살아가며, 그 사회를 다음 세대에 어떤 모습으로 넘겨줄 것인지 돌아보게 한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구룡채성 공원의 지도 추천하는 글_구룡성채는 살아 있다 들어가며_검은 성의 문 앞에서
1. 이야기의 시작 첫째 날
2. 하늘에서 본 홍콩의 역사
3. 첵랍콕 공항과 거리 풍경
4. 빈민촌의 억만장자 호텔 둘째 날
5. 구룡채성의 탄생
6. 역사의 틈바구니에 빠진 요새
7. 삼합회, 세 가지 악의 그림자 셋째 날
8. 검은 성의 영화들
9. 무허가 증축과 공장
10. 디스토피아의 공동체 넷째 날
11. 구룡채성의 죽음
12. 우산혁명, 정체성의 싸움 마치며_새로운 대안적 삶은 가능한가?
덧붙이는 글_영화 〈구룡성채〉와 홍콩의 미래 구룡채성 연혁 참고 자료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곽한영 (지은이)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8년간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다 ‘교사를 기르는 교사’가 되고 싶어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법무부 산하 한국법교육센터 본부장으로 일하며 학생자치법정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하는 등 다양한 법교육 연구와 사업을 진행했다.
오랫동안 법을 연구해 온 그가 구룡성채에 빠져든 계기는 우연히 읽은 글 한 편이었다. 그 안으로 도망치기만 하면 잡히지 않는다는 곳. 그런데 그곳에는 공장, 식당, 병원을 비롯해 없는 것이 없었다. 국가 행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8년간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다 ‘교사를 기르는 교사’가 되고 싶어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법무부 산하 한국법교육센터 본부장으로 일하며 학생자치법정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하는 등 다양한 법교육 연구와 사업을 진행했다.
오랫동안 법을 연구해 온 그가 구룡성채에 빠져든 계기는 우연히 읽은 글 한 편이었다. 그 안으로 도망치기만 하면 잡히지 않는다는 곳. 그런데 그곳에는 공장, 식당, 병원을 비롯해 없는 것이 없었다.
국가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수만 명이 일상을 꾸려 갔다는 사실은 그에게 지나칠 수 없는 수수께끼였다. 호기심에서 시작된 질문은 긴 탐구로 이어졌다. 해외의 책과 기사를 찾아 읽으며 구룡성채의 역사를 파고들었고, 4년을 매달리다 홍콩으로 향했다.
이미 사라진 구룡성채의 흔적 위를 걸으며, 그곳이 존재했던 도시의 어제와 오늘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법과 사람, 그리고 세상을 엮는 글쓰기를 평생의 업으로 삼아 왔다. 《우리가 놓친 위대한 한 컷》,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 《청소년을 위한 법학 에세이》, 《귀찮아, 법 없이 살면 안 될까?》, 《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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