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이 2026년 10월 26일 나왔다. 지은이는 조선희 지음이다. 펴낸 곳은 네오픽션이다.
분야는 소설/시/희곡, 정가는 18,500원, ISBN은 9791157404803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세상은 끝났지만, 나의 계절은 계속된다 로또 1등에 당첨된 날 세상이 멸망했다 예순다섯 살 마지막 가을에 시작된 진짜 나의 삶 모든 것이 사라진 세상에도 살아갈 이유는 자라난다 2025 세계문학상 최종심 진출작 “그러니까 세상은 진짜, 확실히 멸망했다”
세상의 마지막 생존자는 왜 예순다섯 살 여성이어야 했을까 인류가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대개 젊고 강인하다. 그는 무기를 들고 폐허를 가로지르며, 위험을 제압하고 새로운 질서를 세운다. 그러나 작가가 선택한 마지막 생존자는 예순다섯 살의 평범한 여성이다.
혜령에게는 남다른 체력도, 전문적인 생존 기술도 없다. 대신 오랜 세월 누군가를 먹이고 보살피며 살아온 사람만이 아는 생활의 지혜가 있다. 먹을 것을 아끼고, 물건의 쓸모를 가늠하고, 주어진 재료로 한 끼를 꾸리고, 겨울이 오기 전에 살림을 정돈하는 일.
재난 이전에는 보잘것없어 보였던 능력들이 새로운 세상에서는 무엇보다 확실한 생존 기술이 된다.
이 소설의 독창성은 바로 이 전복에 있다. 재난 앞에서 인간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반드시 젊음이나 완력이 아니다. 삶을 오래 살아낸 사람의 경험, 반복되는 일상을 감당해온 끈기,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다시 살림을 시작하는 능력이야말로 뜻밖의 생존 자원이 된다.
혜령은 세상을 구할 생각이 없다. 세상을 다시 세울 의무도 느끼지 않는다. 다만 내일도 먹어야 하고, 추위가 오기 전에 잠자리를 마련해야 하며, 심어놓은 작물이 자라는 동안 자신도 살아 있어야 한다. 그렇게 생존은 더 이상 죽음을 피하기 위한 투쟁만이 아니라, 삶을 다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된다.
무엇보다 혜령은 가족을 위한 책임과 의무 속에서 오랫동안 자기 자신으로 살아보지 못한 인물이다. 세상이 무너지고 모든 관계가 사라진 뒤, 그는 역설적으로 처음으로 자신의 하루를 스스로 결정하게 된다.
작가는 이 늦은 자유를 낭만화하지 않는다. 고독은 여전히 고통스럽고, 살아남는 일은 고되며, 사라진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무도 자신에게 무엇을 요구하지 않는 세계에서 혜령은 서서히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세상의 끝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한 사람의 인생.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익숙한 재난소설과 다른 길을 걷는 이유다.
폐허에 텃밭을 만들고, 멸망한 도시에서 묵은지를 찾다 〈동물의 숲〉처럼 느긋하면서 치밀한 한국형 아포칼립스 서울 은평구 봉산과 백련산, 응암동 일대. 익숙한 산책길과 약수터, 마트와 사찰이 소설 속에서 거대한 생존 게임의 무대로 다시 태어난다. 작가는 실제 지형을 바탕으로 재난 이후의 세계를 구상했다.
어떤 건물이 무너져도 버틸 수 있을지, 어디에서 물을 구하고 어떤 길로 이동해야 할지, 도시의 물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쓸모를 유지할지를 상상하고 계산했다. 작가 스스로 초고를 생존 수첩에 가까웠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작품에는 실제 생활에 발을 딛고 있는 세밀한 생존의 감각이 살아 있다.
마트에서 모은 물건으로 살림을 꾸리고, 요가 매트와 뽁뽁이로 추위를 막으며, 제철에 맞추어 먹을 것을 마련하는 혜령의 일상은 마치 오픈월드 생존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이 소설의 생존 방식에는 한국적인 생활의 기억이 곳곳에 배어 있다.
폐허에서 식량을 구하던 혜령이 사찰의 장독대에 묻혀 있던 묵은지를 찾아내는 장면이 그렇다. 서구의 아포칼립스가 총과 탄약, 벙커와 비상식량을 먼저 떠올린다면, 조선희의 세계에서는 오래 묵은 김치 한 항아리가 더없이 귀한 보물이 된다.
멸망 이후에도 김치는 익어가고, 계절이 바뀌면 밭에서는 새로운 작물이 자란다. 인간의 문명이 멈춘 자리에서 자연은 도리어 왕성하게 움직인다. 파괴된 서울에 펼쳐지는 풍경은 섬뜩하면서도 아름답다. 도시의 불빛이 사라진 밤하늘에 은하수가 드러나고, 불가능할 만큼 찬란한 오로라가 하늘을 뒤덮는다.
그러나 이 평온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 거대해진 곤충들이 출몰하고, 자연의 질서는 어딘가 뒤틀려 있다. 아무도 없는 세계는 인간의 간섭에서 해방된 낙원처럼 보이다가도 언제든 목숨을 위협하는 낯선 행성으로 돌변한다.
무서운 것은 재난이고, 흥미로운 것은 생존이며, 뜻밖에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은 그 사이사이에 되살아나는 일상의 리듬이다. 물을 긷고, 음식을 만들고, 씨앗을 심는 장면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혜령과 함께 다음 계절을 준비하게 된다.
모두가 떠난 세계에 혼자 남아 매일의 과제를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이 기묘한 생활감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만의 특별한 독서 경험이다.
열일곱 번의 가을, 그리고 멈추지 않는 생명의 시간 빠진 치아가 다시 자라고, 인간의 몸은 낯선 진화를 시작한다 멸망한 세계에 적응해 살아가던 혜령에게 어느 날 뜻밖의 변화가 찾아온다. 빠졌던 치아가 다시 돋아나고, 감각은 예민해지며, 나이를 먹어도 생명이 좀처럼 쇠하지 않는다.
시간은 분명 흐르고 있다. 계절이 반복되고, 작물이 열매를 맺고, 해가 뜨고 진다. 그런데 사람의 몸은 자연스러운 노화의 법칙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서울의 밤하늘을 물들이는 오로라, 기이하게 길어지는 낮, 외부와 단절된 공간.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단순한 재난의 후유증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때 소설은 생활밀착형 생존기에서 본격적인 SF 미스터리로 변모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과연 여전히 인간인가.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육체인가, 기억인가, 아니면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인가.
혜령 앞에 나타나는 생존자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멸망 이후의 세계를 살아간다. 캠핑카를 집으로 삼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청년 노바, 폐허에서 금붙이를 모으는 안섭과 윤주, 그리고 어디에서 왔는지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신비로운 존재 영락.
이들의 삶은 생존의 문제가 곧 인간이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가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어떤 이는 모든 것을 잃은 뒤에도 재산에 집착하고, 어떤 이는 세상이 끝나서야 자유를 느끼며, 또 어떤 이는 다른 사람의 외로움을 알아보고 그 곁에 머문다.
인간이 극도로 귀해진 세계에서조차 사랑과 불신, 소유욕과 연민은 사라지지 않는다.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인간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할 가능성만큼은 끝내 남아 있다. 작가는 재난과 변이라는 거대한 상상력을 통해 생명의 지속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
무엇이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가. 그리고 생명이 끝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이유로 살아가야 하는가.
세상이 멸망한 뒤에도 저녁은 찾아온다 한 끼의 식사, 한 잔의 술 그리고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는 순간들은 의외로 재난이나 괴물과의 사투가 아니다.
오랫동안 혼자였던 사람이 다른 생존자와 식탁을 마주하는 순간, 캠핑카에서 파스타를 먹고 위스키를 마시며 보드게임을 즐기는 저녁,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만들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사소한 시간들이야말로 이 소설에 가장 깊은 온기를 불어넣는다.
세상의 모든 식당과 가게가 사라지고 화려한 문명이 무너진 뒤에도, 사람은 여전히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 함께 웃을 사람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하루는 조금 다른 빛깔을 띤다.
혜령에게도 그런 변화가 찾아온다. 그는 오랫동안 타인의 삶을 돌보느라 자기 삶에서조차 한 발짝 물러나 있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를 진정으로 살아 있게 하는 것은 세상에서 완벽하게 혼자가 되는 자유만은 아니다.
딸 이레를 향한 사랑은 멸망 이전의 세계에서 이어져온 가장 깊은 기억이자, 새로운 관계를 받아들이게 하는 힘이다. 혜령은 노바를 비롯한 생존자들과 관계를 맺으며 돌봄과 사랑의 의미를 다시 배워나간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고, 다른 사람의 상처를 헤아리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 그러한 순간마다 생존은 조금씩 삶이 된다. 소설의 제목인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그래서 아름답고도 아이러니하다.
혜령에게 10월은 모든 것을 빼앗긴 계절이자, 이전의 삶과 완전히 다른 시간이 시작된 계절이다. 그러나 수많은 가을이 지나고 다시 돌아본 그날의 의미는 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위급 재난 문자 능이버섯 군락지 토마토의 수확 기간 먹바퀴벌레 대롱 약수 작가의 말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조선희 (지은이)
장편소설 『고리골』로 제2회 한국판타지문학상 대상을,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로 2015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아돈의 열쇠』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 『거기, 여우 발자국』 『404번지 파란 무덤』 『루월재운 이야기』 『소금 비늘』 『매구를 죽이려고』 『부굴의 눈』 『바꿔 볼래?』 『팬텀 시그널』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소설집 『모던 팥쥐전』 『모던 아랑전』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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