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약 1조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산림사업에서 조사 대상 법인의 절반 이상이 등록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과 산림청은 16일 산림사업 추진실태 합동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산림사업법인 1907개와 산림기술자 1만2463명을 조사해 등록요건 미충족 법인 1073개와 위법행위 의심 기술자 4716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23~2025년 주요 산림사업 계약에서 수의계약은 계약금액 기준 82.8%를 차지했고, 대형 산불 피해 복원 조림지와 숲가꾸기 사업 점검에서는 부적정 의심 사례 79건이 나왔다. 정부는 위법 의심 법인과 기술자에 대한 행정처분·수사의뢰를 추진하고, 계약과 사업 사후관리 제도도 손보기로 했다.
법인 1073곳 등록요건 미달…기술자 4716명 위법 의심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산림청과 함께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산림사업법인과 기술자, 사업 현장 및 관련 제도를 점검했다. 산림사업법인 전체 1907개 가운데 등록요건 미충족이 확인되거나 의심된 곳은 1073개로 전체의 56%였다. 유형별로는 자격 대여 등 부정한 기술인력을 채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법인이 1010개, 사무시설 요건 미달 법인이 82개, 자본금 요건 미달 법인이 99개였다. 유형은 중복될 수 있다.
산림기술자도 조사 대상 1만2463명 중 4716명, 37.8%가 자격 대여나 이중취업 등 위법행위 의심 대상에 포함됐다. 합동점검과 감사원 제공 자료를 바탕으로 실근무 여부와 고용 형태를 살폈으며, 실근무 입증 여부, 4대 보험 가입, 근로계약서 작성, 급여 지급 형태와 소득원 등을 확인했다. 사망이나 수감, 장기요양 등 실제 근무가 어려운 사정도 조사했다. 그 결과 33개 법인이 사망자 38명의 자격증을 보유 기술자로 등록한 사례가 확인돼 수사의뢰 조치가 이뤄졌다.
정부는 기존 관리 방식의 한계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산림청의 정기 실태조사는 법인이 제출한 자료에 주로 의존했고, 위법 법인 적발률은 6% 미만이었다. 적발한 위반사항을 조치하지 않은 사례도 3건 확인됐다. 최근 3년간 자격 등록취소 등 주요 행정처분은 기술자 8건, 법인 4건 등 모두 12건으로, 대부분 수사기관 통보나 관련자 제보를 통해 진행됐다. 산림기술정보시스템은 4대 보험 등 행정정보 연계가 제한돼 자격 대여나 중복등록을 검증·예방하는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고, 사망자 자격 말소 기준도 없었다.
수사의뢰·행정처분 추진…처벌과 상시검증 강화
정부는 확인된 등록요건 미충족 법인과 위법 의심 기술자에 대해 청문 등을 거쳐 행정처분하고, 위법성이 중대하거나 면밀한 수사가 필요한 사안은 수사의뢰할 계획이다. 보도자료 기준 10월 6일까지 산림사업법인 342개와 산림기술자 401명에 대한 수사의뢰를 마쳤다. 법인과 기술자별 처분은 확인 절차를 거쳐 진행하기로 했다. 신속한 행정처분을 위해 산림청 전담인력 증원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자격 대여 등 위법행위에 대한 처벌과 등록요건 미비에 따른 과징금 상한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위법으로 등록이 취소된 경우 재등록 제한 대상은 법인에서 대표자와 원인행위자까지 확대하고, 법인 양도·합병 뒤에도 행정처분 효력이 이어지도록 제도를 보완한다. 위법하게 등록한 업체가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할 방침이다.
| 구분 | 현행 기준 | 개선 기준 |
|---|---|---|
| 자격대여 등 징역 | 1년 이하 | 3년 이하 |
| 자격대여 등 벌금 | 1천만원 이하 | 3천만원 이하 |
| 등록요건 미비 과징금 | 5천만원 이하 | 1억원 이하 |
관리 시스템은 고도화해 기술자의 고용보험 등 공공정보를 활용하고, 등록 단계부터 자격 대여와 이중취업 여부를 확인하도록 개선한다. 상시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위법 의심 징후가 있는 법인과 기술인을 집중 조사하고, 실태조사 항목과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해 관련 법령도 정비할 계획이다. 정부는 산림기술자 구인·구직 게시판 모니터링, 위법 법인 적발을 위한 특별사법경찰 업무 전담화, 국민 신고포상금제도 추진 방안도 제시했다. 다만 기술인력 등록요건은 실제 공정 사업량을 분석해 현실화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수의계약 82.8%…경쟁입찰 확대하고 심사 기준 손질
추진단이 2023~2025년 주요 산림사업 계약을 전수조사한 결과 수의계약 비중은 계약금액 기준 82.8%였다. 소액 발주에 따른 수의계약이 42%, 산림조합 등에 사업을 대행·위탁하는 방식의 수의계약이 41%였다. 수의계약 자체는 위법이 아니지만, 경쟁과 적격성 심사 없이 사업을 맡길 수 있어 시장경쟁을 제한하고 사업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산림법인이 주로 참여하는 소액 발주 계약은 시·군 지역 업체로 참여를 제한하고, 업체 심사 절차 없이 가격만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경우가 있었다. 용역 1억원, 사업 1억6000만원 이하 발주가 소액 수의계약에 해당한다. 추진단은 이 같은 구조가 페이퍼컴퍼니를 포함한 부실업체의 수주를 막기 어렵다고 봤다. 나라장터 산림사업 입찰을 분석한 결과 가족·지인 명의 법인 설립, 동일한 대표·이사·감사 등재, 주소나 전화번호 공유 등을 근거로 실운영자가 같은 것으로 의심되는 법인 120여 개도 확인됐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소액 발주 수의계약에 해당했다.
정부는 관행적인 수의계약을 경쟁계약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국유림 사업의 경쟁계약 비율을 2024년 10.1%, 2025년 37.5%에서 2026년 목표 52%, 2027년 70%, 2030년 80%로 높이기로 했다. 사업 쪼개기를 막도록 예산 편성 단계에서 적정 사업 규모를 반영하고, 수의계약 때 사전 검토 절차를 두는 방향으로 산림사업 보조금 관리지침을 강화한다. 대행·위탁 수의계약도 사업 범위를 구체화해 재해 대응,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연속·통합 사업, 국가 산림자원조사 등 공공성이 높은 사업에 한정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경쟁입찰의 적격심사 기준도 바꾼다. 사업 수행실적 반영을 강화하고 지역업체의 영업기간에 따른 가점을 확대하는 한편, 현재 100억원 이상 공사에만 적용하는 벌점 업체 감점을 모든 적격심사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벌떼 입찰 의심 법인은 추가 확인을 거쳐 입찰방해 등 혐의로 수사의뢰하고, 산림 입찰 업체를 대상으로 주기적인 모니터링도 실시할 예정이다.
산불 복원지·숲가꾸기 79건 적발…활착률 관리 개선
추진단과 산림청은 2026년 5~6월 대형 산불 피해 조림복원지 1145곳과 숲가꾸기 사업장 71곳을 점검했다. 조림복원지에서 운영 부적정 의심 사례 56건, 숲가꾸기 사업에서 23건 등 모두 79건이 확인됐다. 조림복원지 점검 대상의 20%는 나무 활착률이 50% 미만으로 나타나 재조림 등 집중관리가 필요한 곳이었다. 일부 사업지는 전년도보다 활착률이 크게 떨어져 원인 분석과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활착률 자료가 산림청의 산림경영이음시스템 등 정보시스템에 통합 관리되지 않고 지자체별로 따로 관리돼 사업 사후관리에 활용되지 못하는 점도 확인됐다. 조림사업의 하자담보 설정 기준 역시 발주청마다 달랐다. 발주된 조림사업 4673건 가운데 하자담보가 설정된 사업은 1620건으로 35%였다. 정부는 조림사업의 하자담보 책임을 일관되게 적용할 법적 근거와 체계를 마련하고, 사업 구조도 다시 살펴보기로 했다.
부적정 의심 사례에 대해서는 사업별 조치 의견이 관할 지자체에 전달됐다. 복구조림의 불량 묘목 식재, 식재 불량, 조림목 훼손에는 시정처리 의견을 통보했고, 숲가꾸기 사업의 설계와 다른 시공 및 감리 업무 소홀에는 벌점 부과와 현장 시정 조치를 진행했다. 설계·감리 업무 소홀 사례는 회수·정산 의견도 전달했다. 지자체가 현장을 다시 확인한 뒤 필요한 조치와 개선을 추진하도록 할 계획이다.
후속 점검과 제도개선 이어간다
정부는 산림경영이음시스템을 고도화해 활착률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조림 이후 추적 모니터링 체계도 도입할 예정이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과 산림청은 합동점검에서 확인한 위법·부적정 사례에 대한 후속 조치와 제도개선 과제를 이행하고, 지자체 등 산림사업 발주기관을 대상으로 사전 교육과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개편 제도가 전국에서 시행되도록 계도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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