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과 울산, 경북 영천에서 중·고등학교 교복 구매입찰에 참여한 대리점 10곳이 낙찰예정자나 투찰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개 지역 19개 학교가 발주한 입찰 51건에 관여한 대리점들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 가운데 8곳에 과징금 총 1억2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담합 기간은 2018년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로, 영천에서는 학교별 낙찰 순번을 정하는 방식이 대표자 교체 뒤에도 이어졌다. 용인 처인구에서는 낙찰 희망 학교 명단을 문자로 공유했고, 울산 남구에서는 카카오톡으로 낙찰업체와 가격을 합의했다.
학교별로 입찰하는 교복 구매, 3개 지역 51건에서 사전 합의
교복 구매입찰은 각 학교가 주관하는 ‘교복 학교주관구매 제도’에 따라 진행된다. 학교장이 입찰을 통해 납품업체를 선정하고, 선정된 업체가 학생들에게 교복을 일괄 공급한다. 시·도교육청 협의회가 교복 상한가격을 매년 정해 고시하면, 일반적으로 학교는 그 가격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규격·가격 동시 입찰로 납품업체를 선정한다. 지역별 대리점이나 판매 사업자들이 인근 학교의 입찰에 참여하는 구조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10개 대리점은 대면 모임을 하거나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으로 연락해 낙찰예정자 또는 투찰가격을 미리 합의했다. 제재 대상은 용인 6곳, 울산 2곳, 영천 2곳이다. 용인에서는 처인구 4곳과 기흥구 2곳이 각각 담합했고, 울산은 남구 2곳, 영천은 2곳이 관여했다. 이들이 합의한 입찰은 19개 중·고등학교가 발주한 총 51건이다. 공정위는 이 가운데 용인 기흥구 사건은 시정명령을, 나머지 지역 사건에는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 지역 | 대리점 수 | 학교 수 | 입찰 건수 | 과징금 |
|---|---|---|---|---|
| 용인 처인구 | 4곳 | 8곳 | 15건 | 7200만원 |
| 용인 기흥구 | 2곳 | 1곳 | 1건 | 없음 |
| 울산 남구 | 2곳 | 6곳 | 6건 | 900만원 |
| 경북 영천 | 2곳 | 4곳 | 29건 | 2100만원 |

용인 처인구 4곳, 희망 학교 명단 공유하고 일부 가격 합의
스마트학생복 용인점, 아이비클럽 용인점, 엘리트학생복 용인점, 쎈텐학생복 용인점은 2022년 9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처인구 소재 8개 중·고등학교가 발주한 입찰 15건에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이 업체는 2022년 진행된 입찰 3건에서 유찰을 막기 위해 다른 사업자들에게 들러리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2023년부터 스마트학생복 용인점은 저가 수주를 막고 목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낙찰을 원하는 학교 명단을 문자메시지로 다른 사업자들에게 알리고 협조를 요청했다. 다른 대리점들은 요청을 받아들였고, 일부 입찰에서는 투찰가격도 사전에 정했다. 공정위는 그 결과 예정가격 대비 평균 98.29%의 낙찰률로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처인구 대리점 4곳을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저해한 중대한 법 위반 행위로 판단해 과징금 총 7200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
기흥은 들러리 투찰 1건, 울산은 카카오톡으로 6건 합의
용인 기흥구의 스쿨룩스 기흥점과 스마트학생복 신갈점은 2025년 8월 기흥구의 한 중학교가 발주한 입찰 1건에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했다. 과거 해당 학교에 교복을 공급했던 스마트학생복 신갈점은 단독 응찰로 입찰이 유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스쿨룩스 기흥점에 전화로 들러리 투찰을 요청하고 투찰가격을 공유했다. 스쿨룩스 기흥점은 요청을 받아들였다. 공정위는 이 두 대리점에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했으며,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았다.
울산 남구의 아이비클럽 울산남구점과 스마트학생복 남구점은 2022년 9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남구 소재 6개 중·고등학교가 발주한 입찰 6건에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두 대리점 대표자는 과거 다른 사업체에서 함께 근무하며 알게 된 사이로, 이후에도 연락을 이어왔다. 이들은 카카오톡 메시지로 학교별 낙찰예정자를 정하고 투찰가격을 합의했다. 공정위는 이 행위를 경쟁 질서를 저해한 중대한 법 위반으로 보고 두 대리점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9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영천은 7년간 순번제…공정위, 입찰정보 감시 확대
경북 영천의 스마트학생복 영천점과 엘리트학생복 영천점은 2018년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영천 소재 4개 중·고등학교의 입찰 29건에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했다. 당시 두 대리점 대표자는 2018년 한 고등학교가 주최한 교복 샘플 설명회에서 만났다. 지역에서 브랜드 교복업체가 두 곳뿐인 만큼 경쟁을 피하고 학교를 나눠 낙찰받기로 합의했다. 처음에는 입찰 예정인 3개 학교의 낙찰 순번을 정하고, 직전 입찰에서 탈락한 업체가 다음에 낙찰받는 방식을 적용했다.
대리점 대표자가 바뀐 뒤에도 합의는 새 대표자에게 전달돼 이어졌고, 2019년부터는 담합 대상 학교가 4곳으로 늘었다. 두 업체는 중학교 2곳과 고등학교 2곳을 묶어 번갈아 낙찰받기로 했으며, 기초가격을 토대로 최대 낙찰률을 얻을 수 있도록 투찰가격도 합의했다. 공정위는 이들에게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21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2010년 이후 전국에서 교복 입찰 담합 52건을 적발해 제재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2026년 4월 과징금 부과 기준율 하한을 높이고 반복 담합 사업자를 가중 제재하도록 과징금 고시를 개정했다. 2026년 5월부터는 16개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교복 입찰정보를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에 연계하고 담합 징후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1042개 공공기관의 입찰정보를 수집해 담합 징후를 분석한다. 공정위는 2026년 8월 교복 제조사 5곳과 간담회를 열어 대리점 대상 법 준수 교육과 점검 등 예방 노력을 요청했으며, 앞으로 의심 사례가 확인되면 직권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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