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이 2026년 10월 16일 나왔다. 지은이는 이기호 지음이다. 펴낸 곳은 문학동네이다.
분야는 소설/시/희곡, 정가는 18,000원, ISBN은 9791141690960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인간의 심중을 찌르는 유머, 망그러진 세상을 끌어안는 일침!
끝내 세상을 움직일 첫마디를 떼는 작가 이기호가 내놓는 홧홧한 단편들 언제나 인간을 주시하는 소설쓰기를 놓지 않은 작가 이기호. 그간 이기호 소설은 소외된 인물을 향한 다정한 관심에서 출발해, 그 다정함 속에 섞인 인간의 위선을 간파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우리 각자의 선한 얼굴 뒤에 감춰진 모난 표정들을 유머러스하게 폭로하며 자조적인 웃음을 안겨온 그의 단편이 다섯번째 소설집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에 이르러 또 한번 변모했다.
2018 동인문학상과 노근리평화상을 수상한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소설집에서 이기호의 관심은 인간의 위선과 모순을 넘어, 그러한 모순을 만들어내는 인간 바깥의 시스템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경직된 체제 안에서 부대끼며 한계를 체감하는 개인의 복잡다단한 내면 풍경을 여실히 그려낸다. 이 소설들의 작중화자가 대부분 ‘이기호’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그간 등장인물들의 구체적인 이름을 무수히 호명해왔던 작가가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직시하며 제도 안에 속한 소설가로서 쓰기의 의미를 되묻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소설들은 업력 27년의 작가가 자신 역시 연루된 세계 안에서 길어올린 문제의식을 갈무리해 우리에게 건네는 보고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그의 유머는 한결 조용하지만 보다 통렬하게 다가온다. 한국문학 장과 인간 사회,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풍자에서 대상을 향한 지극한 애정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 웃음을 잃지는 않은 채로 스스로를 포함해 가장 소중한 것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사랑해온 것들을 앞으로도 사랑하기 위한 상소의 첫머리를 쓰는 두려움을 감수하는 일. 그것이 작가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이기호는 이번 소설집으로 보고한다.
“이거 좀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다들 아무 문제 없다고 느끼는 건가요?”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에 수록된 7편의 단편과 그 안에 담긴 문제의식은 아래와 같다.
「마음은 언제 휘어지는가―반감기」
문학도이면서 비트코인을 운용하던 제자의 인생에 개입하게 된 대학교수의 이야기 ‘나’의 제자 ‘성우정’은 IT나 금융 투자처럼 실용성 높은, 문학과는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영역에 밝다. 성우정은 ‘나’에게 호의를 베푸는 차원에서 비트코인 투자를 권유한다.
“교수님 자유롭게 해드리고 싶어서요.”(10쪽) ‘나’는 제자의 조언을 다소 아니꼽게 받아들인다. 소설의 미학은 각자의 부자유한 삶의 조건에서 발생한다고 학생들에게 말해왔기 때문이다. ‘나’는 성우정의 조언을 일축하며 ‘코인 같은 것 하지 말라’고 회답한다.
강산이 한 번 변할 만큼의 시간이 흐른 뒤, 이제 교수의 무심한 한마디가 제자의 인생을 얼마나 크게 흔들 수 있는지 확인할 차례다. 예술의 효용과 가치, 권위자에게 손쉽게 주어지는 신뢰의 무게, 관계 속에서 반감이 싹트는 순간과 그로 인해 드러나는 인간의 비겁함을 곱씹게 하는 작품.
「젊은 유령은 어떻게 말하는가」
모객이 안된 북토크에서 열패감을 느낀 소설가가 작가와 독자의 관계를 되새기는 이야기 ‘나’는 지역 서점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북토크에 다소 구색 맞추기처럼 느껴지는 섭외를 받는다. 현장에 자리한 독자는 총 다섯 명. 그중 한 명이 요즘 소설은 몰개성하고 판에 박혀 있다며 불만을 드러낸다.
생업에 치이면서도 나름의 사명감으로 글을 쓰는 ‘나’에게 그 대화는 상처가 된다. “독자는 소비자일까요, 심판관일까요?/그도 아니면 저의 또다른 분신일까요?”(68쪽) 귀가하는 길, 홀로 운전하던 ‘나’는 뒷좌석에 앉아 있는 유령을 발견하고 기겁한다.
심지어 유령은 방금 전 행사에서 만난 독자 중 한 명이다. 유령과 함께인데다, 북토크에 참석한 독자가 실질적으로 네 명뿐이었다니…… 없는 시간을 쪼개 차 안에서 글을 쓰던 ‘나’는 그날 이후 어쩔 수 없이 독자라는 이름의 유령과 기묘한 동행을 시작한다.
예술품인 동시에 소비재인 문학 단행본의 위상을 짚고, 독자를 의식하며 독자와 공생하는 작가의 생업을 유령과의 동행에 비유하면서, 작가와 독자의 관계는 물론 오늘날 출판 생태계의 현실까지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
「중족골은 어디인가」
감염병으로 고립된 병실 안에 형성된 작은 사회의 명암을 들여다보는 이야기 ‘나’는 중년의 나이에 스케이트보드를 배워보려다 발뼈가 부러져 입원한다. 때는 코로나19로 모두가 뿔뿔이 흩어지고 고립되던 시절. ‘나’가 입원한 병원에도 감염자가 발생하고, 병실은 출입이 통제된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환자와 가족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며 격리 기간을 씩씩하게 버텨낸다. 하지만 격리 해제일이 다가올수록 ‘나’는 마음 한구석에 밀쳐두었던 한 사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병실 안에서 누구보다 고립되어 있었으면서도, 역설적으로 그곳의 모두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역할을 했던 ‘홍성곤씨’를…… 집단의 크기와 무관하게 혐오와 배제를 통해 질서가 세워지고, 그 안에서 누군가 필연적으로 고립되는 과정을 포착한 작품.
「어두운 골목길을 배회하는 자, 누구인가」
연희문학창작촌에서 글이 써지지 않아 산책에 나섰다가 전두환을 마주치는 이야기 새 소설을 위한 취재차 출국하려던 계획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무산되자, ‘나’는 돌파구를 찾고자 연희문학창작촌에 입주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집필실이 생겨도 왜인지 도통 쓸 마음이 잡히지 않는다.
“아, 여긴 작가들 한데 모아놓고, 일찍 자면 미안한 마음 들게 만드는 곳인가보다.”(150쪽) 자리를 박차고 산책에 나선 ‘나’는 한 노인과 마주친다. 노인은 분명 전두환이었다.
국가폭력을 증언한 신부를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되었으나 거동이 불편해 출석하지 못한다던 그가 정정한 발걸음으로 멀어져간다. ‘나’는 그 체험이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를 골똘히 헤아려본다. 혹시 그것은 전두환 사택과 맞붙은 안전한 집필실 안에서 현실과 유리된 채 글쓰는 찜찜함과 관련 있지는 않을까.
국가권력이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더해 현실을 비추는 거울로서의 글쓰기에 관해 점검하게 하는 작품.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
대한민국예술원이 맞닥뜨릴 비판과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제시하는 이야기 ‘이기호 소설가’가 필자인 보고서 형식의 소설로, 대한민국예술원이 지닌 문제점과 향후 발전 방향을 논하며 표면상으로는 예술원의 존립과 위상 강화를 도모한다.
필자는 대한민국예술원의 설립 배경에 대한 비판적 해석부터 폐쇄적인 회원 선출 방식, 예산 대부분이 회원 수당으로 쓰이는 데 비해 협소한 사업 기능,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임에도 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의아한 존재감까지 조목조목 언급한다. 해외 예술원 사례를 비교 분석한 끝에 제언이 이어진다.
“친정에 침 못 뱉”도록 “회원을 획기적으로 증원”(205쪽). “젊은 놈들 위주로 간다는 억울한 마음이 들더라도” “그놈들도 나중에 어쩔 수 없이 따라” 할 것이므로 “‘젊은예술가상’ 운영위원회 설립”(206쪽).
내부로 집중된 예산안을 개혁해 “예술원이 나서서 국가 예산을 절감했다는 미담 창출”(같은 쪽). 다양한 노력의 결실로 “미담 속출”(207쪽).
소수에게 조용히 집중된 권력과 자원에 문제제기하는 이 소설은 2021년 발표 당시 예술원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청원과 작가·예술가들의 공동성명으로 이어지며 반향을 일으켰고, 대한민국예술원은 이듬해 젊은예술가상 운영을 시작했다.
「우리는 왜 엉망이 되어가는가―예술원에 드리는 보고 2」
목소리를 내도 바뀌지 않는 현실 속에서 조금씩 비겁해지는 자신을 발견하는 이야기 단편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발표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의 간담회에 참석한 ‘나’는 준비한 안건을 꺼내보지도 못한 채 예술원 관계자에게 모욕적인 말을 듣는다. “어디서나 돈 얘기들뿐이니까요.
정부를 상대로 늘.”(224쪽) 맥이 풀린 ‘나’는 마음을 달랠 겸 소설가 후배 K를 찾아가 술을 마시고 곯아떨어진다.
한밤중 K의 다급한 부름에 깬 ‘나’는 위험에 처한 K의 가족에게 음주운전을 해서 데려다달라는 부탁을 받고, K의 곤경을 그가 자초한 문제로 돌리며 법을 어기기를 망설이는 자신을 발견한다. 국가와 예술의 관계에 대해 문제제기한 이후 펼쳐지는 지난한 갈등뿐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법을 바
목차는 다음과 같다.
마음은 언제 휘어지는가—반감기 _007 젊은 유령은 어떻게 말하는가 _055 중족골은 어디인가 _103 어두운 골목길을 배회하는 자, 누구인가 _139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 _175 우리는 왜 엉망이 되어가는가—예술원에 드리는 보고 2 _211 숫기란 무엇인가 _249 작가의 말 _261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이기호 (지은이)
199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김 박사는 누구인가?』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장편소설 『사과는 잘해요』 『차남들의 세계사』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중편소설 『목양면 방화사건 전말기』, 짧은 소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누가 봐도 연애소설』 『눈감지 마라』 등을 펴냈다.
이효석문학상, 김승옥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노근리평화상, 동인문학상, 허균문학작가 199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김 박사는 누구인가?』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장편소설 『사과는 잘해요』 『차남들의 세계사』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중편소설 『목양면 방화사건 전말기』, 짧은 소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누가 봐도 연애소설』 『눈감지 마라』 등을 펴냈다.
이효석문학상, 김승옥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노근리평화상, 동인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수상 : 2025년 대산문학상, 2018년 동인문학상, 2017년 황순원문학상, 2014년 한국일보문학상, 2013년 김승옥문학상, 2010년 이효석문학상 이기호(지은이)의 말 나는 아주 가끔 정의롭고, 대부분은 끔찍하다.
이 책은 그 마음에 대한 기록이다.
끔찍하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진실도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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