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검토를 위해 서비스·지식재산 업계의 의견을 들었다. 업계는 가입할 경우 멕시코와 베트남 등에서 유통 분야 진출 기회가 늘고, CPTPP 역내 교역과 투자 확대로 기업금융·무역금융·외환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K-콘텐츠와 브랜드, 기술이 해외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온라인 침해 대응과 상표·영업비밀 보호 등 협정의 지식재산 규범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산업부는 8일 가입 신청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업종별 영향을 점검하고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서비스 분야 5개 협단체와 지식재산 분야 기관·기업 등이 참석했다.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은 농어민과 충분히 대화할 것을 주문하면서 CPTPP 연내 가입 신청을 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정부는 가입 신청 여부와 시점을 결정하지 않았으며, 여러 분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유통·금융 업계, CPTPP 시장 개방 효과 기대
간담회에 참석한 서비스 분야 5개 협단체는 CPTPP 가입에 따른 업종별 기대 효과를 산업부에 전달했다. 화장품과 패션 등 소비재 유통 분야에서는 멕시코와 베트남을 비롯한 유망 시장으로 진출할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산업부가 제시한 사례에 따르면 멕시코는 프랜차이징 서비스를 개방했고, 베트남은 소매 유통업 가운데 아웃렛 분야에 경제적 수요심사를 면제했다. 말레이시아는 외국은행 지점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서비스 분야의 시장 접근과 역내 거래 확대를 업종별 기회로 제시했다.
| 회원국 | 협정상 서비스 개방 사례 |
|---|---|
| 멕시코 | 프랜차이징 서비스 개방 |
| 베트남 | 아웃렛 경제적 수요심사 면제 |
| 말레이시아 | 외국은행 지점 제한 8개에서 16개로 완화 |
K-콘텐츠 확산에 디지털·지식재산 규범 주목
간담회에서는 K-콘텐츠 산업의 디지털 교역과 해외 온라인 플랫폼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통상규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콘텐츠진흥원과 대한화장품협회, 한국패션협회,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가 서비스 분야 참석 단체로 이름을 올렸다. 산업부는 이들과 유통·금융을 비롯한 서비스 업종의 영향을 점검하고 가입 검토와 관련한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지식재산 분야에서는 K-콘텐츠와 브랜드, 기술이 해외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CPTPP의 높은 수준의 보호 규범을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업계가 언급한 규범은 유명상표 보호, 온라인 침해 대응, 손해배상, 영업비밀 보호 등이다. 이들 규범이 도입되면 멕시코와 칠레 등 주요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상표 도용, 콘텐츠 불법 유통, 기술 탈취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지식재산 분야 참석 단체·기업은 지식재산연구원, 지식재산보호원, 지식재산협회와 CJ ENM, 네이버웹툰, 특허법인 성암이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콘텐츠가 유통되고 한국 기업의 브랜드와 기술이 해외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지식재산 보호 규범을 살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산업부는 서비스 분야와 지식재산 분야의 의견을 각각 청취했으며, 이번 간담회는 정부가 CPTPP 가입 신청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마련한 업종별 의견 수렴 일정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가입 영향 분석에선 제조업 증가·농림수산업 감소 전망
CPTPP 가입의 경제적 영향과 관련해 관계부처가 발표한 분석도 가입 검토 과정에서 함께 거론됐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정부 분석은 협정 발효 뒤 15년간 제조업 기반 생산 파급효과가 연평균 6조3000억~6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농업 생산은 연평균 7100억원, 임업은 606억원, 수산업은 817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가입을 가정한 분석 결과이며 실제 피해액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 분야 | 추산 수치 |
|---|---|
| 제조업 생산 파급효과 | 6조3000억~6조7000억원 |
| 농업 생산 감소 | 7100억원 |
| 임업 생산 감소 | 606억원 |
| 수산업 생산 감소 | 817억원 |
서비스·지식재산 업계가 간담회에서 밝힌 기대는 이러한 업종별 영향 논의와 별도로 유통시장 접근, 금융 수요, 디지털 교역과 권리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산업부는 소비재 유통에서 멕시코·베트남 등으로의 진출 가능성이 제기됐고 금융 분야에서는 역내 교역·투자에 따른 기업금융·무역금융·외환 수요 증가 전망이 나왔다고 전했다. 지식재산 분야 참석자들은 해외 시장에서 상표 도용과 콘텐츠 불법 유통, 기술 탈취에 대응하는 규범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연내 신청은 보류…정부는 업계 의견 수렴 지속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정부에 CPTPP 연내 가입 신청을 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대통령은 앞서 6일 국무회의에서 가입의 전략적 가치와 농수산업계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며 결론을 정해놓고 서두르지 말고 다시 대화하라고 주문했다. 청와대는 농어민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정부와 농어민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11월 CPTPP 장관회의에서 한국 가입 문제가 논의되려면 이달 중순까지 관보에 공청회 계획을 공지해야 한다는 일정도 거론됐지만, 정부는 올해 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연내 신청 보류가 가입 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나왔다. 다만 후속 추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농어민과의 대화와 신뢰 회복을 강조했고, 산업부는 서비스·지식재산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고 밝혔다. CPTPP 가입 논의는 농림수산업의 시장 개방 우려와 서비스·제조업 등의 통상 기회를 함께 다루는 정부 검토 절차로 이어지고 있다.
가입 추진은 과거에도 농어업계 반발 속에 진척이 늦어진 바 있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2022년 가입 신청을 위한 공청회와 정부 의결을 마쳤지만,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보고를 완료하지 못했다. 최근에도 농림·축산·수산·임업 관련 단체들이 가입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반대 의견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한·중 FTA 당시 약속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조원 가운데 부족한 7000억원을 정부 재정으로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부 권혜진 통상교섭실장은 간담회에서 “CPTPP 가입 시 높은 수준의 서비스 디지털 지식재산권 등 규범을 통해 현지 진출장벽을 낮추고 교역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K-소비재, K-콘텐츠 등 유망 신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아직 가입 신청 여부 및 시점을 결정하지 않았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가입 신청 시점을 정하지 않은 채 업계와의 의견 수렴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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