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잎 결각 모종 때 판별…밀식 품종 육종 빨라진다

  • 입력 2026.10.1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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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이 동양계 호박의 잎 가장자리 갈라짐, 즉 결각 여부를 모종 단계에서 판별할 수 있는 분자표지 2종을 개발했다. 결각형 잎은 잎 사이의 겹침과 그늘을 줄이고 통풍을 돕기 때문에 밀식 재배용 품종을 개발할 때 활용 가치가 있다. 그러나 모종 초기에는 잎이 충분히 자라지 않아 눈으로 결각 여부를 가리기 어렵고, 본잎이 자랄 때까지 파종 후 2개월가량 기다려야 했다. 농촌진흥청은 동양계 호박의 유전변이를 분석해 관련 표지를 찾고, 별도의 호박 자원 35점으로 판별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개발한 표지는 원하는 잎 모양을 모종 때 선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잎 모양이 빛과 통풍에 미치는 영향

호박의 잎 모양은 햇빛을 받는 정도와 통풍에 영향을 주는 육종 형질이다. 동양계 호박은 국내에서 널리 재배하는 호박의 한 종류로, 잎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져 여러 갈래로 나뉘는 결각형과 갈라짐이 거의 없이 넓고 둥근 비결각형으로 구분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결각형 잎은 잎이 서로 겹치는 정도와 그늘을 줄여 아래쪽 잎까지 빛이 닿도록 돕는다. 잎 사이로 바람이 잘 통하는 점도 결각형 잎의 특징이다.

이런 잎 특성은 작물을 좁은 간격으로 촘촘히 심는 밀식 재배용 품종을 개발할 때 활용할 수 있다. 밀식 재배는 작물을 좁은 간격으로 심어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결각형 잎은 잎 사이의 겹침과 그늘을 줄이는 한편 통풍을 돕고, 농촌진흥청은 이 때문에 밀식 재배용 품종 개발에 활용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잎 모양은 작물이 자라는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형질이지만, 육종 과정에서 원하는 모양을 가진 개체를 골라내려면 잎이 자란 뒤 실제 모습을 살펴야 했다.

2개월 기다리던 선발, 모종 단계로 앞당겨

모종 초기에는 잎이 아직 충분히 자라지 않아 가장자리 갈라짐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눈으로 잎 모양을 정확하게 판별하려면 파종 뒤 본잎이 더 자랄 때까지 약 2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종자 기업이 원하는 잎 모양을 지닌 개체를 선발하는 과정에서도 재배 중인 잎을 확인해야 했고, 이 과정에 시간과 노동력이 들었다. 새로 개발된 분자표지는 눈에 보이는 잎 모양이 충분히 드러나기 전에도 결각 유무를 가려내도록 만든 선발 도구다.

농촌진흥청 연구진은 동양계 호박 유전자원 167점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했다. 잎 모양 정보와 유전체 정보를 비교하는 전장유전체연관분석을 통해 잎의 갈라짐 여부와 관련이 큰 유전변이를 찾았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신뢰도 높은 단일염기다형성 1만528개를 확보했고, 동양계 호박 3번 염색체에서 결각 유무와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변이를 확인했다. 단일염기다형성은 유전체의 같은 위치에서 개체에 따라 DNA를 구성하는 염기 하나가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변이다. 전장유전체연관분석은 유전체 전반의 유전변이와 관찰한 특성을 비교해 특정 형질과 관련된 위치를 찾는 방법이다.

분석·검증 항목수량
유전체 분석 자원167점
확보한 유전변이1만528개
분자표지 검증 자원35점
결각형 검증 자원20점
비결각형 검증 자원15점

별도 자원 35점에서 판별 결과 확인

연구진은 확인한 유전변이를 바탕으로 잎의 갈라짐 유무를 구분하는 분자표지 2종을 개발했다. 개발 과정에서 사용한 자원과는 별도로 동양계 호박 자원 35점에 표지를 적용해 판별 결과를 확인했다. 검증 대상은 결각형 20점과 비결각형 15점으로 구성됐다. 농촌진흥청은 두 분자표지가 판별한 잎 모양이 실제 잎 모양과 35점 모두에서 일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분석한 자원에서 관련 변이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별도 자원에 적용해 판별 결과를 확인한 것이다.

분자표지는 작물의 특정 형질과 관련된 DNA 차이를 확인해 원하는 특성을 지닌 개체를 신속하게 선발하는 데 쓰이는 기술이다. 이번 표지를 활용하면 종자 기업은 모종 단계에서 결각형 또는 비결각형을 가려 원하는 잎 모양을 가진 개체를 선발할 수 있다. 기존처럼 본잎이 충분히 자랄 때까지 기다린 뒤 밭에서 직접 잎 모양을 확인하는 과정을 줄일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에 따라 품종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노동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허 등록하고 종자기업 등에 기술이전

이번 연구 결과는 올해 6월 국제학술지 ‘Horticulture, Environment, and Biotechnology’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동양계 호박의 유전적 다양성과 원예적 특성에 관한 전장유전체 연관분석’이다. 관련 기술은 ‘동양계 호박 잎 결각 유무 판별 위한 분자마커 및 이의 용도’라는 이름으로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등록번호는 제10-2894566호다. 농촌진흥청은 개발 기술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종자 기업 3곳에 이전했다. 총 기술이전 금액은 1900만원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기초기반과 장윤아 과장은 “이번 기술은 종자 기업이 원하는 잎 모양을 가진 호박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선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육종 현장에 필요한 형질의 분자 표지를 개발하고 현장 활용을 지원해 우리 종자 기업의 디지털 육종 역량을 높여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표지가 유전체 정보를 품종 개발에 활용하는 디지털 육종의 선발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촌진흥청은 육종 현장에 필요한 형질의 분자표지를 개발하고 현장 활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특허 등록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종자 기업 3곳에 대한 기술이전을 마쳤으며, 모종 단계에서 동양계 호박의 결각 여부를 판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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