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연구팀, 페니실린 생합성 핵심 반응 밝혀

  • 입력 2026.10.0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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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패트릭 라베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이 페니실린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효소와 분자 중간체가 거치는 구조 변화를 포착했다. 페니실린 생합성의 핵심 반응 메커니즘은 화학 구조와 생산기술이 알려진 뒤에도 40여 년 동안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연구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의 X선 자유전자레이저 PAL-XFEL을 활용해 반응이 진행되는 순간의 중간체 구조를 관측했다고 포항시가 10월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화학·생명 분야 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페니실린의 핵심 구조인 β-락탐 고리가 자연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지 살폈다. 연구팀은 β-락탐 계열 항생제의 핵심 효소인 이소페니실린 N 합성효소(IPNS)가 반응 도중 철 이온과 황 원자의 결합 상태를 바꾸고, 효소 내부의 물분자와 단백질 구조 변화가 반응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험은 PAL-XFEL을 비롯해 미국 LCLS, 일본 SACLA, 영국 DLS 등 연구시설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40여 년간 남아 있던 생합성 반응의 빈틈

페니실린은 인류 최초의 천연 항생제로, 현대 항생제 시대를 연 대표적인 의약품이다. 화학 구조와 생산기술은 오래전에 확립됐지만, 자연에서 효소가 페니실린의 핵심 구조를 만드는 과정은 오랫동안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분자 수준에서 β-락탐 고리가 형성되는 핵심 반응은 40여 년 동안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번 연구는 페니실린 자체가 알려진 뒤에도 풀리지 않았던 생합성 과정의 일부를 대상으로 했다.

연구 대상인 IPNS는 β-락탐 계열 항생제의 핵심 효소다. 효소는 반응 과정에서 잠시 나타나는 분자 중간체를 거쳐 작동하지만, 그 중간체는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한다. 기존 X선 결정학 실험 기법으로는 찰나에 생성되는 중간체의 구조를 관측하기 어려웠다고 포항시는 설명했다. 연구팀은 중간체가 나타나는 순간을 포착해 구조 변화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했다.

페니실린의 핵심 구조에는 황 원자가 포함돼 있다. 연구팀이 조사한 것은 이 황 원자가 생합성 반응 중 IPNS의 철 이온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그리고 반응 과정에서 구조가 어떻게 바뀌는지였다. 포항시는 연구팀이 기존에 확인되지 않았던 분자 중간체의 구조 변화를 직접 관측해 핵심 반응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자연의 효소가 페니실린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새롭게 제시했다.

펨토초 단위로 중간체 구조를 포착

연구팀은 PAL-XFEL에서 시분해 연속 펨토초 결정학(Time-resolved Serial Femtosecond Crystallography·TR-SFX) 실험을 수행했다. 이 기법은 반응이 진행되는 시간에 맞춰 분자 중간체의 구조 변화를 포착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페니실린 생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중간체를 관측했다. 포항시는 실험이 방사선 손상 없이 진행돼 자연이 페니실린을 생성하는 과정의 구조 변화를 순간적으로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실험에서 관측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중간체가 반응 중 일시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반응이 끝난 뒤 남는 구조만 확인하는 것으로는 그 순간의 변화를 직접 살필 수 없었다. TR-SFX를 적용한 이번 연구에서는 반응 도중 나타난 구조를 시간에 맞춰 관측해, 중간체가 형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살폈다. 포항가속기연구소의 PAL-XFEL은 이번 실험에서 X선 자유전자레이저 시설로 활용됐으며, 연구팀은 해당 시설의 시분해 연속 펨토초 결정학 기법으로 구조 데이터를 확보했다.

연구는 포항가속기연구소 한 곳의 실험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포항시가 밝힌 참여 연구시설은 PAL-XFEL과 미국 LCLS, 일본 SACLA, 영국 DLS다. 라베 박사 연구팀은 이들 연구시설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실험을 진행했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는 박재현 박사가 실험 준비와 빔타임 수행을 지원했다. 박 박사는 “이번 연구는 PAL-XFEL의 우수한 시분해 결정학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성과”라며, “앞으로도 이용자들이 PAL-XFEL을 활용해 차세대 항생제와 신약 개발 연구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황 원자와 철 이온의 결합 변화 확인

연구팀은 페니실린 생합성 반응 도중 황 원자가 IPNS 내부의 철 이온에서 일시적으로 분리됐다가 다시 결합하는 과정을 확인했다. 황 원자는 페니실린의 핵심 구조에 포함돼 있다. 연구 결과는 생합성 과정에서 황 원자가 철 이온과 계속 결합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반응 중 분리와 재결합을 거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전에 확인되지 않았던 이 과정은 연구팀이 관측한 분자 중간체 구조 변화에 포함됐다.

효소 내부의 물분자도 반응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IPNS 안에 있는 물분자가 화학 반응을 조절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물분자 외에 단백질의 전체적인 구조 변화도 촉매 반응에 핵심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황 원자와 철 이온의 결합 상태만 살핀 것이 아니라, 효소 내부 물분자의 역할과 단백질 구조 변화를 함께 확인해 페니실린 생합성 메커니즘을 재정립했다.

관측 결과에 따르면 페니실린 생성 과정에서는 분자 중간체의 구조 변화, 황 원자의 분리와 재결합, 효소 내부 물분자의 반응 조절, 단백질 전체 구조 변화가 관련돼 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자연에서 효소가 페니실린의 핵심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밝혔다. 포항시는 이번 성과가 반응성이 높은 중간체를 자연이 어떻게 정밀하게 제어하는지 밝혀낸 연구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카탈리시스에 게재됐다.

국제 공동연구 성과와 후속 지원 계획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이번 연구에서 PAL-XFEL을 제공하고 실험 준비와 빔타임 수행을 지원했다. 김재영 포항가속기연구소장은 연구 성과가 국가핵심연구인프라인 포항가속기의 성능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한 국제 공동연구의 결과라고 밝혔다. 김 소장은 “이번 연구는 국가핵심연구인프라인 포항가속기의 성능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한 국제 공동연구의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국내·외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바이오를 비롯한 국가 전략기술 분야의 혁신 연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연구가 차세대 항생제 개발과 항생제 내성 대응 기술 등 첨단 바이오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에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정부가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한 첨단 바이오 분야의 과제인 ‘감염병 백신·치료 기술’과 관련돼 있다. 질병관리청이 올해 발표한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 대책과도 맞닿아 있다고 포항시는 설명했다. 포항가속기연구소가 국제 공동연구에 참여해 바이오 원천기술 확보에 기여했다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연구시설 활용 확대 방침

연구를 지원한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앞으로도 국내외 연구자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바이오를 비롯한 국가 전략기술 분야의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재현 박사는 PAL-XFEL 이용자들이 차세대 항생제와 신약 개발 연구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이번 결과는 페니실린 생합성 과정에서 관측되지 않았던 중간체 구조와 효소 작용을 밝힌 국제 공동연구 성과로 학술지에 게재됐다.

포항시는 PAL-XFEL의 시분해 결정학 기술과 국제 연구시설 간 협력이 이번 연구에 활용됐다고 밝혔다. 후속 계획으로는 포항가속기연구소가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넓히고 바이오 등 국가 전략기술 분야의 연구 지원을 이어가는 내용이 제시됐다. 연구소는 PAL-XFEL을 활용하는 연구자들이 차세대 항생제와 신약 개발 분야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출처 : 포항시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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