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국과 식민지 사이에서」(부제 일본 제국주의의 경계를 넘어간 일본인들)이 2026년 10월 1일 나왔다. 지은이는 김경일 지음이다. 펴낸 곳은 역사비평사이다.
분야는 역사, 정가는 19,800원, ISBN은 9788976960276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제국의 경계를 넘어간 5명의 일본인들 이 책은 1920~30년대 일본 제국의 판도 안에서 비판과 저항의 길을 선택한 5명의 일본인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일본의 제국주의 지배가 노골적이었고 의도적인 차별과 배제를 수반한 만큼이나, 이들이 선택한 삶은 어렵고 힘든 길이었다.
실제로 일제강점기에 조선에 거주하거나 일본에서 살았던 일본인 중에서 식민지 해방운동에 참여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제국에 속한 대다수의 일본인은 식민 지배체제의 수혜자 혹은 방조자로서 역할을 하거나, 최소한 침묵으로 동조했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의를 좇아 자율적 삶을 살기 위해 제국주의에 저항한 극소수의 일본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로부터 모욕과 멸시, 더 나아가 배척을 받았다. 이들은 일본인 사회에서 고립되어 냉대를 받거나 비정상적인 이단으로 여겨졌다.
이들은 '빨갱이', '비국민'과 같은 모멸의 언사로 배척되었으며, 이들의 가족들까지 식민자(植民者) 사회에서 백안시되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민족이나 국가의 경계를 넘어 인간의 가치가 지니는 보편성의 지평에서 사색하고 또 이를 실천하는 삶을 살고자 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책은 이처럼 식민 통치 집단에 속하는 일본인이면서도 식민지에서 억압받는 민족과의 연대를 추구한 사례로 5명의 일본인을 선정했다.
경성제국대학 교수로서 반제 운동에 참여했던 미야케 시카노스케(三宅鹿之助), 공립학교 교장으로 교육노동운동을 주도했던 조코 요네타로(上甲米太郎), 박열과 함께 천황제 체제를 비판했던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 일본군 출신으로 노동조합 운동에 참가했던 이소가야 스에지(磯谷季次), 반전 혁명 시인으로 조선 、 중국 、 일본 민중의 반제 연대를 주장했던 마키무라 고(槇村浩)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5명의 일본인은 모두 각자의 처지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식민 지배 체제에 저항했던 것이다.
경계를 넘기 위해 치러야 했던 혹독한 대가 그러나 제국에 저항하면서 그 경계를 넘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치명적인 대가를 감내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동경제국대학 출신이자 경성제국대학 교수였던 미야케 시카노스케는 반제국주의 운동과 조선 공산주의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다가 체포되어 감옥 생활을 했다.
그가 겪은 사건은 "식민지 조선에서 일본인, 그것도 대학교수라는 지위에 있던 인물이 사상 사건과 관계하여 투옥된 희유의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그는 이후 평생에 걸쳐 자신과 가족의 총체적인 몰락과 불행을 감수해야 했다.
일본 육군 소위 출신으로 현직 공립학교 교장이었던 조코 요네타로는 조선인을 가르치는 한 사람의 교사로서 핍박받는 식민지 현실의 아이들과 조선인의 처지를 직시했다. 그래서 그는 교원노동자조합의 조선 지국을 조직하려다가,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체포되어 2년에 걸친 구치소 생활을 했다.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을 만나 불령사(不逞社)를 조직하면서 무정부주의의 폭넓은 대중화를 지향했는데, 관동대지진 발생 직후 '불령선인에 의한 비밀결사의 대역사건'에 연루되어 체포되었다. 그녀는 재판 과정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천황제에 도전했으며, 이로 인해 결국 형무소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 그녀는 죽어서도 자신이 태어난 일본 땅에 묻힐 자리를 찾지 못하고 조선 땅으로 내몰리고 말았다.
'황군'에서 혁명가로 전환하여 '태평양노동조합' 운동에 참여했던 이소가야 스에지는 조직 구성원 400여 명과 함께 검거되어, 가혹한 고문과 무자비한 폭력 속에서 거의 9년 동안 감옥에 있었다. 그는 식민지 조선에서 전향하지 않고 형무소 생활을 마친 유일한 일본인이기도 했다.
희대의 천재 이단아로 성장하다가 프롤레타리아 혁명 시인이 된 마키무라 고는 간도에서 벌어진 조선인의 반일 독립 투쟁을 열렬히 지지하면서 10연 183행에 달하는 장편시 「간도 빨치산의 노래」를 썼다.(이 책 『제국과 식민지 사이에서』에 처음으로 번역 전문을 실었다.) 그는 조선 독립 투쟁과 국제 연대를 위해 바친 활동으로 인해 투옥되었다가 3년 3개월 만에 망신창이가 되어 석방되었다.
이처럼 이들이 감내해야 했던 냉대와 멸시, 해고와 추방, 그리고 옥사와 같은 고통과 희생에도 불구하고, 이들 모두는 다양한 방식과 양태로 모국 일본에 저항하고 식민지 조선에 동조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대안의 근대와 동아시아 이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한일 관계를 생각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일 관계는 여전히 역사 문제로 갈등하고 있다. 식민 지배에 대한 기억과 해석을 둘러싼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런 현실에서 이들 5명의 일본인 이야기는 대립을 넘어선 상호 이해와 연대의 가능성으로 우리를 이끈다. 물론 과거에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고 해서 식민 지배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존재가 일본 제국주의의 죄를 씻어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역사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가장 어두운 시대에도 자아의 성찰과 투쟁을 향한 의지, 그리고 연대의 노력은 살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인다.
오늘날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배타적 민족주의는 역사 문제, 영토 분쟁, 경제 갈등 등 많은 문제들을 더욱 악화시킨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이들 5명의 일본인이 보여준 경계를 넘어선 공감과 연대의 정신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들의 결단과 희생은 오늘날 두 나라의 민중이 과거를 넘어 화해와 평화의 미래로 가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진정한 화해와 평화는 과거를 잊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직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들의 이야기는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를 생각하는 데도 의미가 있다. 동아시아는 여전히 냉전의 유산과 민족주의의 갈등 속에 놓여 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 사이의 역사 갈등은 지역의 협력과 평화를 가로막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넘어선 동아시아 시민들 사이의 연대가 필요하다. 이들 5명의 일본인이 역사를 통해서 살아온 것처럼, 민족이나 국가를 넘어 보편 가치로 가는 길은 쉽지 않고 결단과 희생을 요구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특히 미래를 만들어 갈 젊은 세대에게 울림이 있기를 바란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책머리에 1장 들어가며 2장 식민지 조선에 살았던 일본인들 식민주의와 식민자들 이주 일본인들은 어떻게 살았는가 3장 경계를 넘어간 일본인들 반식민지·반제운동과 조선 민족 해방 조선 거주 일본인과 치안유지법 식민지 인식의 내면세계 4장 미야케 시카노스케(三宅鹿之助, 1899~1982)
출생과 성장, 그리고 조선으로 실천 운동에의 투신과 체포 전향과 감옥 생활 출옥 이후 5장 조코 요네타로(上甲米太郎, 1902~1987)
조선 이주와 교육 운동, 그리고 그 좌절 의식화한 삶과 귀환 이후 엇갈리는 삶, 두 가지 평가 6장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 1903~1926)
가족의 억압과 무적자로서의 차별 조선에서 노예와 같은 삶을 살다 조선의 기억과 고통받는 민중의 삶 방황, 그리고 가족과의 결별 나를 찾는 여정 조선과의 재회, 의식의 각성 인간 선언, 죽음을 함께 하는 삶 법정, 사상투쟁의 장에서 '천황제'에 도전하다 여정의 끝에서 죽음을 통해 죽음을 넘다 7장 이소가야 스에지(磯谷季次, 1907~1998)
아사쿠사의 추억과 관동대지진 조선의 끝에서 '황군'을 거쳐 태로의 기치 아래 식민지 감옥의 유일한 일본인 비전향 장기수 출옥과 종전, 그리고 귀환 북한 인권과 민주화를 위하여 식민자 좌익으로서의 기억 투쟁 8장 마키무라 고(槇村浩, 1912~1938)
장래가 두려운 겁 없는 천재아 시대를 상징하는 두 학교를 거치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다 희대의 이단아로서 반전 평화운동에 참여하다 고향을 떠나 조선인에게서 이름을 얻다 프롤레타리아 혁명 시인으로 첫걸음을 내딛다 간도 빨치산의 노래 조선 독립 투쟁과 국제연대를 위한 헌시 자주적, 창의적 지역 문화 운동을 위하여 옥중에서 유일한 비전향 시인으로 천황제와 투쟁하다 9장 나가며 부록 [별표1]~[별표3]
참고문헌 미주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김경일 (지은이)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덕성여자대학교 교수를 거쳐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에서 정년을 맞았다.
뉴욕주립대(빙햄턴)와 파리 인간과학연구소(Maison des Sciences de L’Homme)에서 수학했고(박사후과정), 도쿄대학 경제학부 객원연구원,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과 워싱턴대학 교류교수 등을 역임했다. 긴 시간 한국 사회사, 사회사상, 역사사회학, 동아시아론 등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주요 저서로 『일제 하 노동운동사』, 『이재유 연구』, 『지역 연구의 역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덕성여자대학교 교수를 거쳐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에서 정년을 맞았다.
뉴욕주립대(빙햄턴)와 파리 인간과학연구소(Maison des Sciences de L’Homme)에서 수학했고(박사후과정), 도쿄대학 경제학부 객원연구원,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과 워싱턴대학 교류교수 등을 역임했다. 긴 시간 한국 사회사, 사회사상, 역사사회학, 동아시아론 등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주요 저서로 『일제 하 노동운동사』, 『이재유 연구』, 『지역 연구의 역사와 이론』, 『한국의 근대와 근대성』, 『동아시아의 민족 이산과 도시: 20세기 전반기 만주의 조선인』(공저), 『한국노동운동사 2, 일제 하의 노동운동: 1920-1945』, 『한국 근대 노동사와 노동운동』, 『여성의 근대, 근대의 여성』, Pioneers of Korean Studies(편저), 『이재유, 나의 시대 나의 혁명』, 『제국의 시대와 동아시아 연대』, 『근대의 가족, 근대의 결혼』, 『노동』, 『한국 근대 여성 63인의 초상』(공저), Modern Korean Labor: A Sourcebook(공편), 『신여성, 개념과 역사』, Korean Women: A Sourcebook(공편), 『동아시아 일본군 위안부 연구』(공저), 『근대 여성 12인, 나를 말하다: 자서전과 전기로 본 여성의 삶과 근대』, 『한국의 근대 형상과 한국학: 비교 역사의 시각』,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서 노동과 여성: 노동의 서사와 노동자 정체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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