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연명치료는 사양하겠습니다…오래 사는 시대, 우리는 어떻게 떠날 것인가

  • 입력 2026.09.0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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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제공

가정의학과 전문의 양성관이 펴낸 『연명치료는 사양하겠습니다』(히포크라테스)가 2026년 9월 10일 출간됐다. 이 책은 의학의 발달로 죽음의 경계가 뒤로 밀려난 현대 사회에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길어짐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결정의 문제들을 다룬다.

병원에서 맞이하는 삶의 마지막

현대 의학은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기 등 생명 연장 기술을 통해 과거라면 생을 마감했을 환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취는 죽음의 장소를 집에서 병원으로 옮겨놓았다. 1990년에는 한국인 76.6%가 집에서 임종을 맞았으나, 2022년에는 74.8%가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저자는 삶의 마지막이 이제는 개인과 가족의 영역을 넘어 병원, 법, 제도가 복잡하게 얽힌 과정이 되었음을 지적한다.

죽음을 둘러싼 결정과 갈등

저자는 2008년부터 약 20만 명의 환자를 진찰하며 겪은 현장의 사례를 통해 치료의 의미를 묻는다. 환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가족은 죄책감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며, 의료진은 법적 책임과 환자의 뜻 사이에서 고뇌한다. 책은 보라매병원 사건과 세브란스 김 할머니 사건을 비롯해 연명의료결정법, 사전연명의료의향서, 호스피스,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 삶의 마지막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지은이 양성관의 시선

지은이 양성관은 가정의학과 전문의로서 급성기 병원 처치부터 퇴원 후의 간병과 요양까지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그는 치료를 줄이는 결정이 어떻게 더 적극적인 돌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살피며, 무엇을 하지 않을지뿐만 아니라 무엇을 지키고 싶은지를 가족과 미리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서로는 『의사란 무엇인가』, 『마약 하는 마음, 마약 파는 사회』 등이 있다.

마지막을 준비하는 대화

책은 연명의료 중단이나 안락사를 정답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마지막을 결정하는 서류가 아닌,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마지막을 가족과 의료진에게 미리 전하는 과정이야말로 자신의 뜻을 지키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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