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중국화 하는 일본…동아시아 '문명의 충돌' 1천년사를 그리다

  • 입력 2026.08.2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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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폴로 제공

일본 지식인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30만 부 이상 판매된 요나하 준의 저서 『중국화 하는 일본』이 마르코폴로를 통해 증보판으로 출간됐다. 부제는 '동아시아 문명의 충돌 1천년사'이며, 박수정이 번역을 맡았다. 출간일은 2026년 9월 1일이고 정가는 2만5000원이다.

저자는 동아시아가 마주한 현재의 위기를 '서구식 근대화'라는 틀로만 설명하는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서구화에 먼저 성공한 일본과 뒤늦게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추격한 한국·중국이라는 구도가 통용돼 왔지만, 저자는 이 구도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고 본다.

저자가 내세우는 주장은 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근대에 도달한 나라는 서구가 아니라 1천 년 전 중국의 송(宋)나라였다는 것이다. 오늘날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세계가 겪는 변화는 서구화가 아니라 '중국화(中國化)'의 과정이라는 게 책의 핵심 논지다.

송나라 모델과 에도시대 모델

저자는 '중국화'와 '에도시대화'라는 두 개념을 문명 구조를 분석하는 틀로 제시한다. '중국화'는 1천 년 전 송나라가 갖췄던 체제를 가리킨다. 능력에 따라 관료를 뽑는 과거제로 신분제를 철폐하고, 백성에게 이동과 영업의 자유를 준 자유시장 체제를 발달시켰으며, 귀족과 토호 등 중간 권력을 해체하고 황제와 전문 관료만 남긴 군현제·중앙집권제를 확립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에도시대화'는 이 같은 송나라식 스탠더드에 맞서 독자 노선을 걸은 도쿠가와 에도 막부(17~19세기) 모델을 가리킨다. 무사·농민·장인·상인의 신분을 세습하도록 못박아 유동성을 막고, '이에'나 '무라' 같은 공동체 안에 개인을 묶어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했으며, 능력 위주 경쟁 대신 관행과 나이·서열에 따라 질서를 유지하는 체제였다는 것이다.

목차로 보는 1천 년의 흐름

목차에 따르면 책은 제1장 '이미 끝났던 역사-송나라와 고대 일본'에서 송나라식 경쟁사회 생존술과 권력사회 통제술을 짚고, 이를 제대로 따라 하지 못한 일본의 사정과 겐페이 전쟁을 새롭게 해석한다.

제2장 '이길 수 없는 중국화 세력-원·명·청나라와 중세 일본'에서는 원나라의 일본 침공과 팍스 몽골리아, 명나라와 에도 시대의 유사성, 16세기 '은의 대행진'과 청나라 체제를 다룬다. 이어지는 제3장 '우리가 사랑하는 에도-센고쿠 시대가 만든 도쿠가와 일본(17세기)'에서는 자민당과 민주당이 센고쿠 다이묘의 후예라는 시각 등 근세 일본이 선택한 독자적 근세 모델을 조명한다.

증보판에 새로 실린 대담

이번 증보판에는 일본의 문화비평가 우노 츠네히로와 저자의 특별 대담이 새로 수록됐다. 대담에서는 현대 사회의 양극화와 플랫폼 자본주의, '포스트 코로나'와 '포스트 3·11' 이후 아시아가 나아갈 방향을 논의한다. 이 책은 2011년 초판 출간 당시 도쿄대 구내서점 판매 1위에 오르며 일본 지식인 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바 있으며, 이번 증보판은 10여 년간 누적된 아시아 정세 변화와 저자의 사유를 더해 나왔다.

지은이와 옮긴이

지은이 요나하 준은 1979년생으로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전공은 일본 근현대사 및 비교역사학이다. 가나가와현립 외정기념자료관 연구원, 아이치현립대학 일본문화학부 준교수를 지냈으며, 2011년 『중국화하는 일본』 출간 이후 우울증을 겪으며 교수직을 사임하고 재야에서 저술가·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헤이세이사』, 『지성은 죽지 않는다』 등이 있고, 2020년 사이토 다마키와 함께 쓴 『마음이 아프면 안 되나요?』로 제19회 고바야시 히데오상을 받았다.

옮긴이 박수정은 1989년생으로 일본 근현대문학·문화 연구자다. 2020년 오사카대학 문학연구과에서 미시마 유키오 문학의 섹슈얼리티·젠더 표상을 분석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천대학교 일본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지냈고, 논문 「『거인의 별』과 스포츠 근성론-1964년 도쿄올림픽의 기억과 재생-」으로 2025년 한국일본학회 학술상을 받았다. 2026년 9월부터는 동아대학교 국제대학 일본학과 조교수로 재직할 예정이다.

구분내용
지은이요나하 준 지음, 박수정 옮김
출판사마르코폴로
출간일2026년 9월 1일
분야인문학
정가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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