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범해 보이는 한 사람의 삶을 따라가며 그 안에 쌓인 시간과 선택을 기록하는 인터뷰 다큐멘터리 EBS <보통의 기록 회고>가 11월 9일부터 11월 13일까지 평일 오후 5시 50분에 방송된다. 이번 회차는 보통 사람 30인의 인생 고백 가운데 5편을 먼저 공개하는 구성이다. 전북 정읍의 시골 보건지소에서 진료하는 임경수, 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이를 입양해 키운 양정숙, 백남준 작품을 20년 가까이 손본 이정성, 뒤늦게 목수의 길을 택한 유진경, 제주 돌담 장인 조환진의 이야기가 차례로 전파를 탄다. 제작진은 각 인물의 삶을 따라가며 직업과 가족, 지역과 기술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담아냈다. 11월 9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닷새 동안 한 사람씩 회고를 붙인 편성이다.
정읍 보건지소에 머무는 응급의료 선구자
전북 정읍의 한 시골 마을에는 의료기기라곤 청진기뿐인 보건지소가 있다. 이곳에서 진료하는 임경수(69) 고부보건지소장은 국내 응급의료의 기틀을 세운 응급 의료계의 선구자로 소개된다. 그는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33년간 근무했고, 은퇴 뒤에는 고액 연봉의 병원장직을 마다한 채 2024년 11월 시골 의사의 길을 선택했다. 의료 봉사가 오랜 꿈이기도 했지만, 병원은커녕 약국조차 없는 농촌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보건지소 2층 작은 옥탑방에서 생활하며 주민들을 진료하고 마을 사람들과 일상을 나누는 삶도 함께 소개된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환자를 돌보던 응급실 의사에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시골 의사로 옮겨간 임경수의 현재가 이번 회차의 출발점이다. 프로그램은 그가 세상이 말하는 성공을 내려놓았지만 이곳에서 이전에 알지 못했던 자신만의 행복을 발견했다고 말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세진을 품은 선택과 엄마 양정숙의 시간
2부는 선천성 무형성 장애로 두 다리와 오른손 손가락 세 개가 없이 태어났지만 2016 리우올림픽 예선에 출전한 김세진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은 그를 ‘로봇다리 세진이’라고 불렀고, 그 기적 같은 도전 뒤에는 늘 엄마 양정숙이 있었다. 제작진은 여덟 살 딸과 함께 찾은 보육원에서 우연히 만난 갓난아이를 양정숙이 품에 안은 순간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순간 그녀는 엄마가 되기로 결심했다.
장애 아동 입양이 낯설었던 시절, 양정숙은 법원의 허락까지 구하며 ‘세진의 엄마’가 됐고,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운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의 차가운 시선과 편견, 차별을 견뎌야 했다. 프로그램은 ‘로봇다리 세진이 엄마’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한 사람, 양정숙의 인생을 조명한다고 밝혔다. 평생 엄마의 빈자리를 안고 살아왔지만 자신에게 찾아온 아이들을 품으며 스스로 엄마가 되어간 사람으로도 설명된다.
| 인물 | 소개 | 방송일 |
|---|---|---|
| 임경수 | 정읍의 낭만닥터 | 11월 9일 |
| 양정숙 | 로봇다리 세진이 엄마 | 11월 10일 |
| 이정성 | 백남준의 손 | 11월 11일 |
| 유진경 | 가구를 짓는 사람 | 11월 12일 |
| 조환진 | 제주 돌챙이 마씸 | 11월 13일 |
세운상가에서 이어진 백남준의 손
3부의 주인공 이정성은 서울 을지로 세운상가의 허름한 사무실에서 오래된 브라운관과 전깃줄, 회로 기판 사이에 앉아 있는 82세의 기술 장인으로 나온다. 세상은 그를 ‘백남준의 손’이라 부른다. 낡은 부품을 만지고 멈춘 화면을 다시 켜는 손이라는 설명이 붙는다. 이정성은 1988년 <다다익선> 설치를 계기로 백남준과 인연을 맺었고, 이후 20년 가까이 그의 곁에서 수많은 비디오 아트 작품의 제작과 설치, 수리를 담당했다.
2006년 백남준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이정성은 여전히 그의 작품을 돌보고 있다. 프로그램은 그가 가난한 시골 소년에서 전축 수리공으로, 마침내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간다. 그 손에 새겨진 시간 속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이정성의 인생이 담겨 있다고 소개한다. 제작진은 거장의 이름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의 삶과 그가 여전히 마음 한편에 품고 있는 그리움을 들여다본다고 밝혔다.
나무와 돌에 새긴 생활의 기술
4부에는 목수 유진경이 등장한다. 그녀는 밥을 짓고 집을 짓듯 가구도 곁에 있는 누군가를 위해 짓는 것이라고 말하는 인물로 소개된다.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삶은 IMF라는 대격변 앞에서 흔들렸고, 생각이 사라질 때까지 걷던 어느 날 반지하 목공소에서 흘러나온 나무 향기가 그녀를 붙잡았다. 나이 마흔에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고 한다. 늦게 시작한 만큼 하루를 3일처럼 살았지만, 서두르다 손가락 하나를 잃고 나서야 나무에게도 사람에게도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프로그램은 전한다.
제작진은 유진경이 국가무형유산 소목장 이수자가 됐고, 오늘도 ‘슬렁슬렁’ 나무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틈에 박힌 쐐기 하나가 나무를 버텨주듯 따뜻한 말 한마디가 사람의 버팀목이 된다는 것도 나무에게서 배웠다는 대목이 나온다. 5부의 조환진은 제주 돌담을 쌓는 장인, ‘돌챙이’로 나온다. 화가를 꿈꾸던 그는 여행길에서 돌담 없는 풍경을 마주하며 제주 돌담의 아름다움에 눈떴고, 아버지와 돌집을 지으며 돌담 기술을 익혔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미처 기록하지 못한 돌담 쌓기 기술의 소중함을 깨닫고 돌담에 깃든 삶과 문화로 관심을 넓혔다고 한다. 무너지면 다시 쌓으며 이어 온 제주 돌담과 그 안에 깃든 공동체의 지혜, 돌챙이의 세월이 이번 회차의 마지막에 놓인다.
11월 9일부터 평일 오후 5시 50분 편성
<보통의 기록 회고>는 11월 9일 월요일부터 11월 13일 금요일까지 평일 오후 5시 50분에 EBS1에서 방송된다. EBS 홈페이지에서도 다시 볼 수 있다. EBS는 보통 사람 30인의 특별한 인생 고백을 들어보는 인터뷰 다큐멘터리라고 소개했다. 첫 회부터 닷새 동안 이어지는 5편은 각각 의료, 가족, 기술, 목공, 돌담이라는 서로 다른 삶의 현장을 담는다. 관련 사진은 EBS 기관 홈페이지의 사이버홍보실 하이라이트에 해당 방송 날짜별로 올라와 있다.
출처 : EBS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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