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회의적 화학자

  • 입력 2026.11.0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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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넷 제공

「회의적 화학자」이 2026년 10월 28일 나왔다. 지은이는 로버트 보일 지음, 권영욱.김진권 옮김이다. 펴낸 곳은 아카넷이다.

분야는 과학, 정가는 28,000원, ISBN은 9791175590489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물질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4원소설과 3원리설에 맞선 ‘회의적 화학자’의 물음 로버트 보일(Robert Boyle, 1627~1691)은 기체의 압력과 부피의 관계를 밝힌 보일의 법칙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가 생전에 가장 공들인 주제는 물질의 근본 구성이었다. 17세기 중반 유럽에서 이를 설명하는 이론은 둘이었다.

기원전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가 물·흙·공기·불로 변화를 설명한 4원소설이 여전히 지배적이었고, 16세기에 파라켈수스(Paracelsus, 1493~1541)가 연금술의 이론을 집대성해 염·황·수은으로 물질의 변화를 설명한 3원리설이 이에 맞서고 있었다.

보일은 두 이론 모두 실험이 보여주는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

책은 어느 여름날 정자에 모인 네 사람이 혼성물의 구성 원소가 몇 가지인가를 두고 의견을 주고받는 대화의 형식을 띠고 있다. 회의론자 카르네아데스가 보일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소요학파의 테미스티우스와 연금술사 필로포누스가 기존 이론을 대변한다. 보일은 서문에서 자신을 제삼자로 숨긴 이유를 화가가 그림 뒤에 자신을 숨기는 것에 빗대어 설명한다.

원소의 가짓수에서 원소의 존재 여부로 확장하는, 불의 권위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된 네 번의 반박 카르네아데스는 먼저 자기 주장의 바탕이 될 네 가지 전제를 명제의 형식으로 내놓는다. 그 위에서 논지는 제1부에서 제4부까지 네 개의 반박으로 차례차례 전개된다.

제1부는 연금술이 분석의 절대적 도구로 삼은 불의 효과가 그리 단순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불을 쓰는 조건에 따라 나오는 물질이 달라지고, 불로 분해되지 않는 물질이 있으며, 열뿐 아니라 냉기도 물질을 분리한다. 언 맥주에서 알코올 성분이 분리되는 관찰이 그 사례로 등장한다.

제2부는 불로 분해해 얻은 물질이 분해 이전에 그 안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제3부는 그 가짓수를 문제 삼는다. 미세 입자가 뭉쳐 원소를 이룬다면 뭉치는 방식이 셋뿐일 이유가 없고, 금처럼 애초에 분해되지 않는 물질도 있으며, 분해하면 늘 나오는 흙과 물은 정작 원리로 꼽히지 않는다.

제4부는 그렇게 분리된 물질이 원소나 원리가 아니라 또 다른 혼성물일 수 있음을 실험으로 보인다. 염과 황과 수은 각각이 성질이 다른 물질로 다시 나뉘고,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물질이 출처에 따라 다른 성질을 보이기 때문이다.

제5부는 네 반론을 정리한 뒤 3원리설 바깥의 연금술적 원소론까지 검토하고, 연금술의 논의가 지구 표면의 물질에 한정되어 있을 뿐 자성이나 생명체의 생장, 빛, 소리 같은 성질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제6부에서는 논의의 층위가 바뀐다. 지금까지 원소가 몇인지를 따졌다면, 여기서는 원소가 존재하는지를 묻는다. 보일은 원소를 어떤 근원적이고 단순한 물질 또는 전혀 혼성화되지 않은 물질로 규정한 뒤, 곧바로 우리가 그런 것을 하나하나 구분해 일관되게 본 적이 있는지 되묻는다. 그는 끝내 변하지 않는 원소를 상정하는 대신, 맹물이 단계를 거쳐 식물과 동물로 바뀌듯 원소 자체가 변성하는 과정에 눈을 돌린다.

대안을 내놓지 않은 책이 화학사에 남은 이유 사실에서 출발해 이론을 세우라는 최초의 요구 보일은 결론에서 자신의 비판이 4원소설과 3원리설 자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그 이론을 입증한다며 시행된 분해 실험의 부정확성과 모호성을 향한 것이라고 분명히 한다.

논쟁 상대인 엘레우테리우스가 양쪽이 세 가지씩 인정하자는 절충안을 내지만, 새로운 이론으로 종합되지는 않는다.

옮긴이들은 해제에서 이 책을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의 『프린키피아』에 견주는 통념에 거리를 두면서, 『프린키피아』가 그대로 적용되는 이론 체계를 세운 반면 이 책에는 특정하게 내세우는 주장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이 책이 거듭 읽히는 까닭은 이론의 틀에 실험 결과를 욱여넣는 대신 사실에서 출발해 이론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화학이라는 분야에서 공개적으로 제기한 최초의 저작이기 때문이다. 책 곳곳에 실린 17세기의 실험 기록들은 오늘의 시각에서 보아도 정확한 관찰로 평가된다.

장뇌를 가열해 승화시키는 실험, 밀폐된 공간에서 구운 숯이 공기에 닿는 순간 타오르는 관찰, 강철 표면의 산화막이 색을 바꾸는 과정에 대한 기록이 그러한 예다. 보일은 이를 통해 기존 이론의 한계를 드러내고, 연금술에서 화학으로 이행하던 근대 과학의 여명기를 보여준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이 책을 소개하는 서문 자연철학적 고찰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제6부 결론 옮긴이 해제 용어와 개념 설명 찾아보기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로버트 보일 (Robert Boyle) (지은이)

17세기 영국의 자연철학자이자 화학자로, 근대 화학의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실험과 관찰을 중시하고 자연 현상을 정량적으로 탐구함으로써 연금술적 전통에서 벗어난 새로운 화학의 길을 열었다.

특히 『회의적 화학자』에서 물질의 구성에 관한 당시의 통념을 비판하고, 원소와 화합물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제시했다. 또한 기체의 압력과 부피 사이의 관계를 밝힌 ‘보일의 법칙’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연구는 화학을 체계적인 실험과 합리적 추론에 기초한 학문으로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권영욱 (옮긴이)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1984)하고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에서 무기화학(고체화학)으로 박사학위(1991)를 취득하였다. 1992년부터 현재까지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역사와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이공학을 위한 무기화학 강의』 등을 저술했다. 한스 크리스찬 폰 베이어의 『맥스웰의 도깨비』를 번역했다.

김진권 (옮긴이)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1986)하고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에서 무기화학(유기금속화학)으로 박사학위(1992)를 취득하였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공주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100여 편의 연구 논문(SCI)을 게재했고, 근래에는 과학사 강의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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