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규제 15년, 대학·정부·학생의 부담은

  • 입력 2026.10.2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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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동결과 국가장학금 지원을 연계한 정책이 이어진 15년 동안 사립대학의 등록금 수입 감소분은 국고보조금으로 충분히 보전되지 못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발표한 2026년 「KEDI Brief」 제20호에 따르면 2011~2023년 사립대학의 누적 등록금 결손은 29조8,977억원이며, 이 가운데 보전되지 않은 금액은 20조7,123억원이다. 동결 기조가 완화된 2025·2026학년도에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이 늘면서 학생과 가계의 명목 추가 부담이 장학금 수혜 전 기준 약 9,822억원으로 추산됐다. KEDI는 대학 재정 악화와 학생 부담이 함께 나타난 과정을 짚고, 정부·대학·학생이 고등교육 비용을 나눌 원칙을 제안했다.

등록금은 줄고 미보전 결손은 20조원 넘어

KEDI 브리프는 2011년부터 2023년까지 사립대학의 등록금과 재정 변화를 분석했다. 사립대학 학생 1인당 등록금은 2011년 769만원에서 2023년 757만원으로 감소했다. 등록금이 법정 상한까지 올랐을 경우와 견준 차이가 누적되면서 대학이 감당한 결손도 커졌다.

항목2011년2023년
사립대 학생 1인당 등록금769만원757만원
등록금 결손 보전율-30.7%
미보전 누적 결손-20조7,123억원

2011~2023년 누적 등록금 결손 29조8,977억원 가운데 국고보조금이 메운 몫은 30.7%였다. 남은 20조7,123억원은 보전되지 않았다. KEDI는 이 기간 사립대학의 실질 순세입도 20.9% 감소했다고 밝혔다. 브리프는 등록금 규제로 생긴 대학의 결손을 보전하는 제도적 경로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등록금 부담을 억제하는 정책이 지속되는 동안 대학 재정의 감소분을 정부 지원으로 채우는 구조는 갖춰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고등교육 재정은 늘었지만 직접 지원은 낮아

고등교육 재정지원 총액은 2011년 8조2,000억원에서 2023년 18조9,000억원으로 2.3배 증가했다. 그러나 지원 항목별 증가 폭은 달랐다. 학생에게 지급되는 학자금 지원은 같은 기간 5.7배 늘었고, 대학을 대상으로 한 일반 재정지원사업은 2.2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KEDI는 전체 지원액이 커졌지만 등록금 규제로 발생한 대학의 결손을 직접 보전하는 통로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제 비교에서도 정부가 학생 한 명에게 직접 지출하는 고등교육비는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2022년 한국의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68.5%였지만, 정부 직접지출은 6,617달러로 OECD 평균 1만5,102달러의 43.8%였다. 한국에서 학생 1인당 정부지출은 고등교육이 초·중등교육의 0.31배로 나타났다. OECD 평균은 고등교육 지출이 초·중등교육의 1.2배였다.

KEDI는 정부의 학생 1인당 직접지출을 OECD 평균까지 높이려면 매년 18조원 안팎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2027년 고등교육 예산안의 증가율은 18.2%로 제시됐지만, 브리프는 이 증가가 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재원에 크게 못 미친다고 밝혔다. 재정지원 규모가 늘어난 사실과 학생 한 명에게 돌아가는 정부 직접지출 수준은 별도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동결 완화 뒤 등록금 인상, 학생 부담 증가

등록금 동결 기조가 완화된 2025학년도에는 193개교 가운데 136개교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2026학년도에는 192개교 중 130개교가 인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KEDI에 따르면 두 학년도에 걸친 학생 1인당 누적 추가 부담은 70만1,000원이다. 재학생 약 140만명을 기준으로 계산한 학생·가계의 명목 추가 부담은 약 9,822억원으로, 장학금 수혜 전 금액이다.

교육부는 2025년 12월 「2026년 교육부 업무계획」에서 등록금 법정 상한 외 부수적인 규제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국가장학금 Ⅱ유형의 전면 재검토를 밝혔다. 다만 Ⅱ유형은 2026년에도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한 대학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KEDI는 동결기에는 교육 여건 악화로, 등록금 인상기에는 등록금 납부로 학생이 비용을 부담하는 상황을 함께 제시했다. 대학이 부담한 결손이 보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상이 이뤄지면 학생·가계의 지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KEDI 연구진은 등록금 규제의 존폐를 논의하기에 앞서 정부와 대학, 학생이 비용을 어떻게 나눌지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등록금 인상 여부만으로 부담 문제를 다루기보다 학생 지원과 대학 재정, 교육 여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브리프는 정부 재정지원 확대와 함께 등록금 인상분의 사용 계획과 집행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장학금·등록금·정부 지출을 함께 손보자는 제안

연구진은 국가장학금 Ⅱ유형의 참여 조건인 등록금 동결·인하와 교내장학금 유지 요건을 삭제하되, 해당 예산을 삭감하지 않고 전액 국가장학금 Ⅰ유형으로 옮기자고 제안했다. Ⅰ유형의 학생 1인당 지원 단가를 높이고 중산층 구간 지원을 보강하는 데 예산을 쓰자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등록금 총액이 줄어드는 만큼 Ⅱ유형을 Ⅰ유형으로 일원화하더라도 지원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대학이 등록금을 자율적으로 인상할 여지를 넓히는 대신 인상분의 사용 계획과 집행 결과를 공시하고,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예산·결산 자료를 제공하며 의견을 수렴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담겼다. 인상분을 장학금, 전임교원, 교육환경과 연계해 쓰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연구진은 등록금 인상이 교육·연구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고 그 혜택이 학생에게 돌아가도록 공시와 심의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지출과 관련해서는 학생 1인당 고등교육 정부지출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릴 목표 연도를 정하고, 단계별 증액 계획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재학생 감소에 따라 절감되는 국가장학금은 회수하지 않고 고등교육에 재투자하되, 이 금액만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어 별도 재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가 재원은 교육·연구 여건 개선에 쓰고 집행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KEDI는 매년 법정 상한까지 등록금을 인상하는 경우 2030년 정부의 추가 소요가 연 3,700억원 안팎이라고 추산했다. 같은 해 재학생이 6.0% 줄면서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국가장학금은 연 3,400억원으로 예상돼 두 금액의 차이는 연 300억원 남짓이다. 연구진은 절감되는 국가장학금을 고등교육에 다시 투입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이것이 목표 달성을 위한 별도 재원 확충을 대신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KEDI Brief 제20호는 2025년 기본연구과제 「고등교육 규제 혁신을 통한 대학의 재정 여건 개선 방안」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연구진은 국가장학금 체계 개편, 등록금 인상분의 공개와 사용 관리, 정부 직접지출의 단계적 확대를 비용 분담 방안으로 제시했다. 보고서 전문은 한국교육개발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한국교육개발원 보도자료 (https://www.kedi.re.kr/khome/main/announce/selectBroadAnnounceForm.do?maxResults=15&maxLinks=10&currentPage=1&selectTp=0&isReply=0&articleSrchKwd=&isDocSearch=&board_sq_no=3&stored_FILE_type=1&doc_use_yn=N&new_disp_days=0&hot_disp_cnt=0&anony_use_yn=N&editor_use_yn=Y&prvw_use_yn=N&article_sq_no=36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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