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다이브 인

  • 입력 2026.10.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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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제공

「다이브 인」이 2026년 10월 26일 나왔다. 지은이는 유영은 지음이다. 펴낸 곳은 문학동네이다.

분야는 소설/시/희곡, 정가는 18,000원, ISBN은 9791141603793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잔해 위에 이야기로 집을 짓는 작가, 유영은 첫 소설집 202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퍼레이드를 기다리는 시간」이 당선되며 “서사적 완결성과 균형”을 갖추었으며 상처를 “결코 감상적이지 않고 유머러스하면서 절제”된 태도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은 유영은의 첫 소설집 『다이브 인』이 출간되었다.

등단 후 사 년 동안 써낸 단편들은 낯선 장소들로 가득하다. 쓰레기로 쌓은 대피소, 나무가 쓰러지는 인공 숲, 출입이 금지된 강아지풀 밭, 동굴 속 바닥이 보이지 않는 못.

한 사람을 다 알 수는 없어도 “그가 머물렀던 장소”를 재현해낼 수 있다면 “그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소설가 이기호, 추천사)리라는 믿음 아래, 소설은 상처 입은 인물들이 머무는 기이한 공간과 그곳에서 다시 걸음을 떼는 순간을 보여준다.

섣불리 회복을 말하지 않고, 미움과 그리움을 끌어안은 채 다음 공간을 향해 움직이는 것. 이 책은 재난과 불안이 일상이 된 세대가 상실을 통과하는 방식, 곧 ‘우리만의 애도’를 솜씨 좋게 그려내는 새로운 작가의 탄생을 알린다.

사라진 것들을 향한 우리만의 애도와 자기만의 방식으로 완수하는 이별 『다이브 인』의 소설들은 잔해 위에서 출발한다. 「맥도날드 벙어리」 속 온산이라는 도시는 바다에 잠겼고, 「구도가 만든 숲」의 J시는 나무가 쓰러지는 인공 숲을 허물기로 한다.

그곳에는 언제나 누군가를 구조하려거나 사라진 것들을 되돌리려고 하는 고집스러운 인물이 있다. 그래서 잔해는 무너진 세계에서 저마다 끝내 붙들고 있는 거처로 보인다. 심지어 「멀티래빗」의 ‘주황머리’ 여자에게는 냄새나는 쓰레기 수거함마저 제 몸을 숨길 자리가 된다.

온산의 누군가는 물에 잠긴 도시로 돌아가 동생이 있을지 모를 쓰레기 더미를 망치로 부수고, J시의 누군가는 사라진 숲을 복원하겠다며 남의 정원 흙을 퍼 간다. 엉뚱하고 막무가내인 이 몸짓들이 곧 그들만의 애도다. 사라진 것은 끝내 돌아오지 않지만, 그 위를 딛는 발걸음은 조금 달라져 있다.

유영은은 “기억은 일종의 공간이고, 같은 일을 겪어도 사람마다 다른 공간을 만들어”(뉴페이스북)낸다고 말한다. 가까운 사이라고 다르지 않다. 「출렁다리」의 ‘나’는 사촌 준호가 꺼내는 추억들 앞에서 당혹스럽다. “어떤 기억은 완전히 준호만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구조감」에서 선우는 아픈 엄마를 동생 세미와 함께 돌봐왔다고 믿지만, 세미에게는 오빠가 독단적으로 밀어붙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선우의 연인인 ‘나’는 그 어긋남이 터져나오는 순간을 지켜본다. 저마다 다른 기억의 공간에 머문다면, 이별의 방식도 같을 수 없다.

그날 밤 ‘나’는 세미의 햄스터를 훔쳐 나오는 것으로 선우와 이별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다. 「멀티래빗」에서 명랑하기만 하던 연주는 홀로 키운 동생을 대학에 보내자마자 ‘주황머리’처럼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숨어버”린 듯 돌연히 사라진다. 헤어지자는 합의도, 잘 가라는 인사도 없는 이별들이다.

이들의 이별은 상대를 다 이해하거나 용서해서가 아니라, 풀리지 않은 마음을 안은 채로 손을 놓아줄 때 완수된다. 「구조감」과 연작을 이루는 「한밤에 풀들을 밟고」에서 ‘나’는 오 년 전 자신의 앞니를 깨뜨리고 사라졌던 세미와 호숫가에서 다시 마주친다.

사과를 받지 않겠다고, 그냥 화내고 미워하게 두라고 말하던 ‘나’는 세미가 자신과 함께했던 제주 여행을 가족여행으로 다르게 기억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럼에도 작품 후반부 “세미가 비슷한 색으로 그 순간을 기억한다면 괜찮”다고 생각하게 된 ‘나’는, 출입이 금지된 풀밭을 세미와 함께 걷다가 손을 놓으며 세미가 “오래오래 건강하기를” 바란다.

「퍼레이드를 기다리는 시간」의 ‘나’ 역시 투자금을 들고 사라진 엄마의 교회 친구 조안을 찾아 삼촌과 디즈니랜드를 헤매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조안의 행복을 빌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안을 찾는 대신 “자스민과 알라딘이 양탄자를 타고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날아가는 퍼레이드를 삼촌과 지켜보기로 한다. 미움을 지우지 않고도 누군가의 안부를 빌어주는 것, 떠나가는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는 것. 『다이브 인』의 인물들은 그렇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별을 완수한다.

살아 있다는 감각에 풍덩 뛰어드는 엉거주춤한 용기 이처럼 유영은의 인물들은 지나간 일을 곱씹는 대신 있는 대로 품어 안는다. 그들이 보다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몸에 닿는 생의 감각이다.

「들개 사이에서 우리는 만나」에서 사 년째 방안에 누워만 지내던 형우는 최면으로 본 자기 전생을 털어놓는다. 전생의 형우는 총을 든 농장 주인에게 쫓기면서도 종종 멈춰 서서 “죽음을 감수하면서 바람을 느끼”던 들개였다. 누나인 ‘나’는 그동안 형우가 불행한 이유를 밝히기 위해 애써왔다.

그러나 형우가 전생의 기억을 말한 순간, 실오라기 같은 바람이 두 사람 사이를 지나가고 ‘나’는 자신도 그 바람을 알고 있다고 느낀다. 원인을 밝혀내지 못해도, 남매는 같은 감각 속에서 비로소 잠시 만난다.

「미라의 바다」의 미라는 애니멀호더 엄마 정숙이 거둔 예순세 마리 개와 함께 집안에 갇혀 자랐다. 스물한 살에 구조되어 자립생활관을 거쳐 인쇄소에 취업한 미라는 바다가 찍힌 스티커를 물티슈에 붙이던 어느 날, 진짜 바다의 소리가 궁금해 밤 기차를 탄다.

처음 마주한 밤바다 앞에서 미라는 두려움을 안은 채 한 발씩 물속으로 걸어들어가, 바다의 움직임에 제 호흡을 맞춘다. 스티커 속 납작한 바다가 아니라 몸으로 감각하는 ‘미라의 바다’다. 자립은 그렇게 시작된다.

표제작 「다이브 인」에서 어느 날의 세 시간이 기억에서 사라진 엄마는 그뒤로 끼니마다 무엇을 먹었는지까지 휴대폰에 적어두며 더는 아무것도 잃지 않으려 애쓴다. 한편 그 세 시간을 엄마와 함께 보냈다는 소녀 휴이를 따라 동굴에 들어간 ‘나’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못에서 엉성하게 다이빙을 한다.

포근한 물속 돌 틈엔 누군가 끼워둔 기억들이 있고, 그중 엄마의 세 시간도 섞여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꺼내지 않고 더 깊이 내려간다. 잃어버린 시간은 굳이 되찾아 오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것은 차라리 내 몸을 감싸는 살아 있다는 감각이다. 그러니 엉거주춤하더라도 뛰어들 것.

『다이브 인』이 상실 이후의 삶에 건네는 대답은 이토록 단순하고, 또 용감하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다이브 인 맥도날드 벙어리 출렁다리 구조감 미라의 바다 들개 사이에서 우리는 만나 멀티래빗 퍼레이드를 기다리는 시간 구도가 만든 숲 한밤에 풀들을 밟고 해설 ∣ Drive out 최다영(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유영은 (지은이)

202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퍼레이드를 기다리는 시간」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유영은(지은이)의 말 내 소설에는 내가 만났던 얼굴, 들었던 말, 안부와 편지, 농담과 이야기들이 뒤섞여 있다. 무엇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이제 나도 잘 모른다. 내게도 내가 만난 것들이 묻어 있다. 그러니까 아마 나도 어딘가에 조금씩 묻어 있을 것이다.

정확히 포개질 수는 없고 서로 묻고 묻힐 뿐인데, 그래도 소설을 뭐하러 쓰냐 하면, 사실 시간을 좀 끌고 싶다. 도망가기 전에 조금 더 서 있는 시간. 지나간 것을 너무 빨리 지나간 것으로 만들지 않는 시간. 모르는 것을 금세 안다고 하지 않는 시간. 포개질 수 없는 다른 얼굴을 들여다보는 시간.

무서워, 무서워, 하면서. 그러다가 어쨌든 다음 장면으로 가기.

2026년 가을 유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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