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녀들의 유랑극단

  • 입력 2026.10.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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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사 제공

「소녀들의 유랑극단」이 2026년 10월 22일 나왔다. 지은이는 이상권 지음이다. 펴낸 곳은 문학과지성사이다.

분야는 소설/시/희곡, 정가는 18,000원, ISBN은 9788932045818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5천만 원 고료

★2026년 박화성소설상 수상작★ 때론 다정히 손을 맞잡고 때론 매섭게 등을 돌리며 성공, 사랑, 영혼을 찾아나가는 소리꾼들의 여정!

이 소설은 목소리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소리꾼의 목소리, 여성 예술가의 목소리, 전쟁 속 피란민의 목소리, 제도권을 벗어난 광대의 목소리. 그 수많은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곧 이 소설의 서사가 된다.

―윤성희(소설가)

이 작품이 견지하고 있는 일관성, 예술에 대한 통찰, 판소리와 여성 명창이라는 소재가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목소리라고 믿게 됐다.

―문지혁(소설가)

2026년 박화성소설상 수상작 『소녀들의 유랑극단』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2021년 목포문학상 장편소설 부문에서 개칭된 이래, 어느덧 세번째 수상자를 배출한 ‘박화성소설상’은 목포 출신이자 한국 여성 작가 최초로 장편소설 『백화』를 집필한 박화성의 문학적 열정을 기리기 위한 상으로, 매년 한국문학장에 새로운 열기를 불어넣는 작품을 발굴해왔다.

두 달 간의 열띤 심사 끝에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은 이상권 작가의 『소녀들의 유랑극단』이다.

“판소리와 여성국극이라는 우리 문화사의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소외되어온 유산을 중심에 놓고, 시대적 차별 속에서도 자신의 예술과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여성들의 궤적을 밀도 있게 그려”(문학평론가 강동호)낸 본 작품은, “안정된 문장과 탄탄한 서사”(문학평론가 소유정), “영화적인 상상력과 전개, 속도감”(소설가 김숨)을 무기로 심사위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수천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950년대를 주름잡았던 대중예술 ‘여성국극’은 여성 배우들이 남성 배역까지 모두 소화하는 창극의 한 갈래로, 판소리의 전통 위에 춤과 연기, 화려한 무대 연출을 더해 당대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뒤이어 등장한 TV와 영화에 밀려 차츰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이내 쇠퇴의 길을 걷는다. 그렇다면 그 많던 소리꾼들은 어디로 흩어졌을까. 무대에서 내려온 이들은 어떤 삶을 살아갔을까. 『소녀들의 유랑극단』은 그 질문에서 시작한다.

세 소녀의 교차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격동하는 한국 현대사의 복판에 서 있을 것이다. ‘아기 소리꾼’이었던 소녀들이 ‘여성국극’을 만나 ‘유랑극단’에 닿기까지, 그 뜨겁고도 빛났던 반세기의 여정으로 함께 들어가보자.

“소리는 훔칠 수 없다.

무조건 자기 안에다 소리의 씨앗을 심어 키워야 하지.

광대들은 자기만의 숲, 소리의 숲을 가지고 있어”

정월대보름 밤, 세 소녀가 ‘조선성악연구회’ 기악실에 모인다. 가야금 명인 아버지와 소리꾼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초정’, 음악을 사랑하는 부유한 양반가에서 태어난 ‘노수월’, 빚에 허덕이는 집안에서 태어난 ‘황보선무’.

집안 배경도, 성격도 다른 세 소녀는 소리를 잘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똘똘 뭉친다. 그들은 서로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경쟁자가 되어주며 ‘양서답’ ‘천국수’ 등 여러 거장의 가르침 아래 자신만의 독창적인 가락과 창법, 즉 ‘더늠’을 만들어간다.

이내 세 사람은 저마다의 모양으로 가지를 뻗기 시작한다. 명창대회에 참가하여 화려하게 데뷔하는가 하면, 고향으로 돌아가 아이들에게 전통음악을 가르치기도 한다. 풋풋했던 사랑 역시도 조금씩 무르익어간다.

인기 연극의 연출가와 약혼하기도 하고, 물밀듯 쇄도하는 맞선 자리에 자신의 진짜 마음을 알아가기도 하며, 오랜 동네 친구와 영원을 약속하기도 한다. 그렇게 각자의 자리를 꾸려가며 서로의 안녕을 빌어주었던 시간도 잠시, 세 소녀는 시대가 만든 소용돌이 속에 속절없이 휘말리고 만다.

한국 전쟁과 더불어 본격적인 여성국극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아름답고 화려한 여성국극 이면에 숨겨진 치열한 배역 싸움, 배신과 이별······ 세 소녀의 우정에는 조금씩 금이 가고, 소리에 대한 열망 역시 조금씩 궤를 달리하기 시작한다. 판소리를 계속할 것인가, 레코드사와 계약해 가수가 될 것인가.

국극 배우로 남을 것인가, 영화배우로 전향할 것인가. 남쪽에 남을 것인가, 북쪽으로 떠날 것인가. 우거져가는 세 소녀의 숲엔 과연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소리광대들에게 배운다는 것은, 물려받는 것이다”

시대를 넘어 전해진 선배 예술가의 목소리 판소리는 스승으로부터 단순히 음악적 기술을 전수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가 소리로 빚어낸 모든 시간을 조목조목 내림받는다. 소리, 눈빛, 몸짓 등을 고루 익히며 스승의 사고와 감정까지도 물려받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스승과 같은 길을 걸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 한초정은 위기의 순간마다 스승의 목소리를 떠올리지만, 그것을 징검다리 삼아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만든다.

천국수에게 배운 판소리로 인민군과의 대치 상황을 유연하게 풀어나가는 한편, 여성이 남성 배역까지 소화하는 건 필연적으로 어색할 수밖에 없으니 혼성 극단에 들어오라는 그의 권유에는 단호히 거절 의사를 표하며 새로운 여성국극단을 만든다.

북으로 가기로 결심한 양서답 역시 사제관계를 들킨다면 해를 입을 수 있으니 자신을 잊으라고 말하지만, 한초정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를 당당히 언급한다.

어려운 한자 사설을 우리말로 바꾸고, 새로운 무대 장치를 도입하는 등 전통을 지키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기를 서슴지 않는 한초정은 ‘소리’를 사랑하는 우직한 믿음 하나로 시대의 차별과 관습, 이념으로 가로막힌 벽을 묵묵히 뚫어나간다.

이렇듯 『소녀들의 유랑극단』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소리를 지켜낸다. 누군가는 ‘성공’으로 또 누군가는 ‘사랑’으로. 모든 인생이 그러하듯, 소설 속에는 완전히 틀린 선택도, 그렇다고 마냥 아름답기만 한 선택도 없다. 오로지 삶에 대한 오롯한 진심만이 듬성듬성 심겨 있을 뿐이다.

변화무쌍한 일상을 헤쳐나가는 오늘의 우리도 작품 속 웅덩이진 진심 앞에 잠깐 멈춰 자신의 오롯한 진심을 비추어볼 수 있길, 나아가 저마다의 ‘소리’를 지켜나갈 힘을 발견하기를 소망한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소녀들의 유랑극단 에필로그 작가의 말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이상권 (지은이)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영산강, 임진강 유역에서 자랐다.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94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서울 사는 외계인들』 『시간 전달자』 『우리 집에 사는 외계인들』, 동화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29센티미터』 『소년병의 끝없는 이야기』, 생태 에세이 『소년의 식물기』 『파랑새 언어』 등이 있다. 단편소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고1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이상권(지은이)의 말 이 소설을 구상하기 시작한 것은 7, 8년 전입니다. 광대 기질을 타고난 큰고모부의 장례식에서 돌아오던 날,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기억합니다. 그분이 할머니의 상여 위에서 상여꾼들을 호령하던 그날의 흥이.

죽은 자와 산 자의 모든 갈등과 슬픔을 다 씻어버리는 그의 사설을. 저도 그런 사위를 꿈꾸었는데, 이제는 상여조차 옛날이야기 속으로 사라져버렸지요. 그래도 예술작품 속에서는 살아날 수 있잖아요? 소리 하나로 세상 모든 것들과 소통하고 연대하면서 살아온 소리광대들의 이야기도 그때부터 찾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턴지 이야기는 한없이 깊어졌지만, 저는 그런 무게를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광대들의 생을 하나하나 앓아가면서 저만의 광대가 그려지기 시작했고, 그런 분들을 제 소설 속으로 모셔 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만의 꽃밭을 가꾸는 기분이었습니다.

유달리 어렸을 때부터 꽃을 좋아했던 저는 저만의 꽃밭을 간직한 소년으로 돌아간 듯했습니다. 그런 푸르름 때문인지 2년이 넘도록 이 소설을 쓰면서도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이 ‘승무’에 이어서 추는 ‘애벌레 춤’은 저도 모르는 ‘꿈틀거림’입니다. 쓰다 보니 그런 춤이 찾아온 거지요.

실제 전해지는 어느 광대의 ‘쥐 춤’을 상상하다 보니, 어느 순간 세상 모든 생명의 근원인 풀과 애벌레가 떠올랐습니다. 애벌레 춤을 떠올렸을 때, 저도 모르게 꿈틀거리면서 춤을 추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이 소설은 샛별처럼 살다간 숱한 광대들의 얼룩진 시간이지만, 그들이 노래를 마음대로 편집하여 자기만의 ‘더늠’을 만들어가듯이, 저 역시 저만의 방식으로 그 시간을 재해석하여 그들에게 또 다른 세상을 펼쳐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야만 그 이야기가 바람이 되고 푸르른 꽃밭이 될 테니까요.

아무런 희망이 없는 세상에서 버티고 살아내기 위해서는, 그들의 영혼이 끝없이 성장해야 하니까요. ‘희망’이라는 거창한 명분보다는 그냥 살아가는 것, 이 세상에 나왔으니까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 힘을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결말 즈음에 고인돌이 무수히 뒹구는 풀밭에서 소가 풀을 뜯는 장면을 묘사할 때는, 문득 그 풀밭을 걸어가는 제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참 많이 걸어왔는데, 또 ‘처음’을 시작해야 하고, 또 자라야 하는 여리디여린 생명. 이 소설을 쓰면서, 유독 ‘처음’을 많이 생각했습니다.

이 소설의 무대는 서울과 고창이지만, 그런 배경은 아무 런 의미가 없습니다. 실제 광대들의 삶이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한초정’은 임춘앵, 한애순, 김소희 등 여러 여성 광대의 삶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서사가 일정 부분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작가적 상상력으로 완성된 이야기라는 뜻입니다. 심지어 시간의 흐름까지도 작가가 편집했음을 밝힙니다. 또한 신민요와 가요의 발표 시기, 곡이 만들어진 배경도 글의 흐름에 따라 편집하였습니다.

한초정, 노수월, 황보선무. 세 명의 여자 광대들만큼이나 애정을 갖고 모신 인물은, 노 진사를 비롯하여 이화담, 그리고 황민입니다. 그들 역시 아프고 힘든 시공간을 살아간 실제 인물을 기반으로 탄생시킨 이들입니다. 판소리가 꽃 필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인물들 덕입니다.

그런 후원자들이 없었다면 가난한 광대들의 노래가 큰 강으로 흐르지 못했을 것입니다. 식민지 시대에 광대들의 소리가 꺼지지 않았던 것은, 그들의 보이지 않는 힘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일도 작가로서 큰 기쁨이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참 멋스러웠구나!

무엇인가를 더 많이 가졌다는 것이, 이렇게 거룩할 수가 있구나!

여기까지 제가 한 말을 듣고 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쓴 이유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이렇게 고백하겠습니다.

실은 작가로서 버텨내기가 너무 힘들어서, 문학을 하는 후배 예술가로서 선배 예술가인 광대들에게 물어보고 싶었다고요.

남은 생을 작가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 물음을 저 자신에게 던지고 싶었다고요. 그러니까 이 책은 저만의 소리 책, 즉 저만의 창본입니다.

언제부턴지 동료 작가들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졌습니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절망과 한숨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작가로 존재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겨운데, 살아있으니까 버텨야만 하는 그들의 눈빛이 금방이라도 꺼져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보다 훨씬 힘들게 살아간 선배 예술가들에게 묻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제 물음에 대한 선배 예술가들의 답변인 셈입니다.

이 소설이 세상 속으로 날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작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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