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정맥류 수술·시술 뒤 실손의료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를 둘러싼 분쟁이 입원의 의학적 필요성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로 번지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 6월 병원에 머문 사실만으로 약관상 입원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뒤 보험사들이 심사를 강화했고, 최근에는 의료단체들이 마련한 입원 적정성 권고안을 두고도 의료계 내부에서 이견이 나왔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는 환자별 상태와 수술 후 관찰 필요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임상진료지침과도 달라졌다고 비판했다. 의료계가 권고안의 근거와 마련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보험금 심사와 환자 치료에 미칠 영향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병원에 머문 사실만으로 입원 인정 안 돼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의 판막에 문제가 생겨 혈액이 역류하고, 그 결과 혈관이 늘어나거나 피부 밖으로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외관 변화에 그치지 않고 다리 통증과 무거움, 부종을 일으킬 수 있으며 증상이 심해지면 피부 변화나 정맥성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시간 서서 일하거나 줄곧 앉아서 일하는 근로자, 항공사·기차 승무원처럼 장시간 이동하는 직업군에서 자주 발생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원문은 설명했다.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보존적 방법부터 레이저·고주파를 이용한 혈관폐쇄술, 문제가 생긴 정맥을 제거하는 수술까지 다양하다. 정맥 안에 특수 카테터를 넣거나 의료용 생체 접착제로 혈관을 폐쇄하는 방법도 있다.
비급여 시술·수술은 진료비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치료 방법과 범위, 사용 재료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도 함께 나왔다. 일부 병원에서 통원 대신 입원을 통해 환자가 실손보험금을 받도록 유도하는 등 과잉진료 논란이 제기돼 왔고, 입원 여부는 실제 치료의 필요성뿐 아니라 보험금 지급과도 연결돼 있다. 지난 6월 대법원은 하지정맥류 수술 관련 사건에서 병원에 머물렀다는 사실만으로 입원을 인정할 수 없고, 환자 상태와 실제 치료 내용 등을 종합해 입원 필요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이후 보험사들은 실제 입원 여부와 입원의 의학적 필요성을 엄격히 심사하고, 가입자에게 보험금 지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안내하기 시작했다.
개별 환자 상태와 보험 심사 사이 쟁점
대법원 판단 뒤 환자가 실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더라도 보험사가 사후 심사에서 의학적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입원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이 경우 입원 치료가 통원 치료로 간주돼 진료비 일부만 돌려받게 된다. 의료계는 같은 시술을 받더라도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시술 범위, 수술 뒤 출혈이나 통증 여부 등에 따라 입원 필요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입원 여부를 획일적인 기준으로 판정하면 관찰이나 처치가 필요한 환자가 통원치료를 선택하거나 치료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보험업계는 보험 약관에 따라 입원의 실질적인 필요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필요하지 않은 입원으로 통원보다 많은 보험금을 지급하면 보험금 누수가 생기고,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의료계와 보험업계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실제 입원 여부와 의학적으로 입원이 필요한지를 별도로 판단하는 심사 기준이 환자 부담과 맞물려 있다. 하지정맥류를 수술하는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조창욱 원장은 원문에서 대법원 판결이 의료기록이 부재했던 특정 병원의 사례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민간 보험사들이 판결을 들어 하지정맥류 치료를 과잉진료와 불법청구의 온상처럼 왜곡하고 심사 기준을 확대해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입원 필요성을 의료진이 환자별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보험금 지급 여부는 보험사의 사후 심사를 거치면서 환자에게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을 남길 수 있다.
권고안이 2021년 지침과 달라졌다는 비판
대한정맥학회는 대한외과학회,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대한입원의학회 등과 함께 하지정맥류 수술 입원 적정성 권고안을 발표했다. 원문에 따르면 권고안은 당뇨·고혈압·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만 있는 경우 입원치료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입원이 필요한 경우는 발거술이나 정맥절제술처럼 절개가 큰 수술을 하거나, 수술 중 마취 부작용·합병증이 생겨 퇴원이 불가능한 경우 등으로 제시됐다. 권고안은 실손보험 분쟁에 대응해 입원 적정성을 정리하려는 취지로 마련됐지만,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는 정형화된 항목이 보험사의 심사 기준으로 쓰일 경우 환자의 개별적인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발했다.
김승진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에서 권고안의 문제를 제기했다. 김 회장은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진정제의 잔여 효과로 어지러움이나 보행 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국소마취제가 흡수되는 과정에서도 관찰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술 시간이 짧아졌다고 모든 환자의 수술 후 관찰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새 권고안이 기존 임상진료지침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대한정맥학회는 2021년 임상진료지침에서 하지정맥류 수술 뒤 평균 3~6시간 이상의 회복과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2026년 권고안에서 입원 필요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바꿨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앞서 2021년 임상진료지침에서는 대한정맥학회가 하지정맥류 수술 후 평균 3~6시간 이상의 회복과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으면서, 2026년 권고안에서는 의학적 근거 없이 입원 필요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환자의 실제 상태보다 혈관 돌출 정도나 정형화된 분류에 따라 입원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고, 권고안을 마련하면서 실제 수술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의사회와 의견을 조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병·의원급 수술 비중 76.7%
의사회는 권고안이 현장 진료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를 고위험군 판단에 반영하고, 증상이 있는 환자의 입원 필요성을 개별 평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수술 도중 합병증이 발생해 입원으로 전환한 경우에는 수술 의사의 기록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별도의 심사 절차를 두는 방안도 제안했다. 김 회장은 대한의사협회 등을 중심으로 대한정맥학회 측과 협의를 시도하고 있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에도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권고안이 실손보험 분쟁을 줄이려는 목적을 갖더라도, 환자의 상태와 수술 후 회복 과정에 관한 판단을 정해진 항목만으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하지정맥류 수술은 1만4873건이었고, 이 가운데 1만1490건은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병·의원급에서 시행됐다. 병·의원급 수술이 전체에서 차지한 비중은 76.7%였다. 수술이 이뤄진 의료기관 규모별 건수와 비율은 다음과 같다.
| 구분 | 수술 건수·비율 |
|---|---|
| 국내 하지정맥류 수술 | 1만4873건 |
| 병·의원급 수술 | 1만1490건 |
| 병·의원급 비중 | 76.7% |
김 회장은 권고안이 실제 진료를 맡는 개원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의사회는 환자별 위험과 증상을 고려한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권고안은 수술 방법과 합병증 등을 고려해 입원이 필요한 경우를 구분하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견은 환자별 판단을 어디까지 기준에 반영할지, 보험사가 권고안을 보험금 심사에 활용할 때 개별 진료 기록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모여 있다. 원문에 따르면 의료계는 같은 시술이라도 연령, 건강 상태, 수술 범위와 회복 과정에 따라 입원 필요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 등을 통해 대한정맥학회와 협의를 시도하고 있으며, 합의가 되지 않으면 국회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입원의 의학적 필요성을 따지는 심사를 이어가고 있고, 의료계 내부에서는 권고안의 근거와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환자는 입원 치료를 받았더라도 보험사의 사후 심사 결과에 따라 보험금 지급액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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