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 도장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은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사과 발언을 두고 정치권과 시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추 지사는 17일 조문을 마친 뒤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고, 앞서 나온 ‘재정 빨대’ 발언과 함께 사과의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소방공무원과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당 소속 공직자의 부적절한 발언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일부 당원은 추 지사 징계와 출당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사퇴를 촉구했다. 경기도당은 긴급회의를 열어 추 지사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청했다.
빈소 조문 뒤 나온 사과 발언에 논란 확산
추 지사는 17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 소방위는 부천 도장공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이다. 빈소 입구에서는 일부 소방관이 추 지사를 막아서며 “사과는 하고 들어가십시오. 진심을 가지고 여기 온 거 아니잖아요”라고 항의했다. 추 지사는 약 30분 동안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났다.
추 지사는 “이 자리를 빌려 (빨대 발언이) 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또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를 드린다. 제 의도가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사과를 표명한 뒤에도 가라앉지 않았다. 추 지사는 “구조적 재정의 문제를 말씀드리다가 나온 표현상의 실수”라고 설명하면서 소방 인건비와 정부 지원 규모를 함께 거론했다. 경기도의 소방 인건비는 1조1000억원 정도이고 정부 지원은 800억원이라고 밝혔다.
| 항목 | 금액 |
|---|---|
| 경기도 소방 인건비 | 1조1000억원 |
| 정부 지원 | 800억원 |
당원 출당 요구와 경기도지사실 빨대 배달
추 지사의 발언 이후 민주당 일부 권리당원들은 주말 동안 온라인에서 릴레이 선언문을 공유했다. 선언문에는 “소방은 재정 빨대가 아닙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입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참여자들은 추 지사에게 직접 사과와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고, 당 지도부에는 “(추 지사) 출당을 포함한 엄중한 조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추 지사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도 진행됐다.
시민들의 항의도 이어졌다. 개그맨 이상민 씨는 경기도지사실을 배송지로 지정해 빨대를 주문한 내역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공개했다. 주문한 빨대는 50개입 5묶음으로 총 250개였다. 민주당 당원과 시민들의 항의는 추 지사의 사과 발언에 대한 비판과 함께 출당·징계 요구, 빨대 배송 등의 방식으로 나타났다. 당 지도부와 경기도당에도 추 지사가 소방공무원과 유가족, 도민에게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민주당 지도부 사과에도 당내 비판 계속
민주당 지도부는 추 지사가 빈소를 찾기 전부터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김민석 대표는 17일 “당을 대신해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은 앞으로 당 소속 공직자들의 이런 부적절한 발언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깊은 숙의를 거쳐서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사자에게도 깊은 자성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주희 원내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추 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소방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 지사가 조문을 마친 뒤 “사과를 바라시니까”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민주당 안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어 “추 지사는 말의 본뜻이 그게 아니라고 해명할 일이 아니라 그 말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먼저 하는 게 도리”라고 했다. 서영석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은 18일 오후 8시 지역위원장 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추 지사에게 “상처받으신 소방공무원과 유가족, 그리고 도민 앞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사퇴 촉구…19일 국정감사서도 쟁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추 지사의 사과 발언을 두고 “닷새 만에 등 떠밀려 내놓은 사과”라며 “추 지사는 끝까지 오만하다”고 썼다. 장 대표는 “아이들 밥값 빼앗고 선생님들 지원금까지 깎고, 본인은 12억 관사 들어가고, 새 차 샀다”며 “진짜 ‘재정 빨대’는 추미애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퇴’를 바라시니까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추 지사의 발언과 사과를 비판하며 사퇴 요구를 이어갔다.
민주당 이용우 대변인은 당원들 사이에서 추 지사의 발언이 부적절하고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 지사가 사과한 만큼 본질적 측면에 집중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했고, 최고위원회에서 징계를 논의할지는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소방 재정 문제에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게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는 19일 열릴 예정이며, 추 지사의 발언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에서 돌아온 김민석 대표도 18일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추 지사의 ‘재정 빨대’ 발언과 빈소에서의 사과를 둘러싼 논란은 당내 징계 요구와 야당의 사퇴 촉구로 이어졌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긴급회의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청했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9일 경기도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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