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편지 쓰는 여자

  • 입력 2026.10.1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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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티(TXTY) 제공

「편지 쓰는 여자」이 2026년 10월 16일 나왔다. 지은이는 버지니아 에반스 지음, 박산호 옮김이다. 펴낸 곳은 텍스티(TXTY)이다.

분야는 소설/시/희곡, 정가는 18,800원, ISBN은 9791193190807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 전 세계 300만 부 이상 판매 기록

★ 전 세계 45개국 이상 판권 계약

★ 2026년 여성문학상 수상

★ 2026년 PEN/헤밍웨이 데뷔소설상 수상

★ 제인 폰다 주연의 영화화 확정 20년의 기다림, 수천 번의 거절을 지나 독자들에게 도착한 기적 같은 데뷔작 『편지 쓰는 여자』

“내가 가진 편지마다 세상 어딘가에는 그 짝이 되는 편지가 남아 있겠지.”

잊힌 줄 알았던 이름 하나 봉인된 줄 알았던 기억 하나 그리고 다시 쓰이기 시작한 삶 은퇴한 법조인, 어머니이자 할머니인 시빌 반 앤트워프는 사랑하는 가족에게, 오랜 친구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에게 편지를 쓴다.

그 과정에서 시빌은 이기적이며 고집스럽고, 남의 일에 참견하기를 좋아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라면 기어이 편지에 쓰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소설은 수신자와 발신자가 뒤섞이고, 의도적으로 선택됐거나 탈락된 서술 속에서 그 확신을 경계하게 한다.

시빌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것들, 어디에선가 갑자기 끊겨버린 문장들, 끝내 보내지 못한 편지들이 계속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 편지는 제가 지금껏 써본 편지 중 단연코 가장 이상한 편지라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편지를 꽤 많이 써 온 사람입니다.”

“지도에서 당신의 주소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어. 물가 가까이 있는 집, 성공한 인생, 행복한 은퇴 생활. 하지만 나는 당신에게 불행한 일만 일어나길 바라고 있어.

당신은 그래도 싼 인간이니까.”

『편지 쓰는 여자』는 시빌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들려주지 않는다. 대신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를 오가는 편지들을 통해 시빌이 어떤 사람이며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 궤적을 추적하게 만든다. 누군가에게 시빌은 다정한 친구지만 평생 용서할 수 없는 존재로도 나타나고, 시빌을 위협하는 협박 편지와 함께 잊었다고 여겼던 수십 년 전의 사건이 현재로 돌아오면서 독자로 하여금 그가 가진 입체적인 면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도록 한다.

시빌은 어릴 적 좋은 가정에 입양되어 부족함 없이 자랐다. 한 번도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한 적 없었지만 우연한 계기로 DNA 테스트를 하게 되고, 혈연을 찾아주는 사이트에서 자신과 DNA가 절반 가까이 일치하는 인물을 알게 된다.

70여 년의 세월이 지나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과 함께 시빌의 일상은 남보다 못한 사이로 지내는 딸 피오나와의 불화, 얼굴도 본 적 없는 상담원 바삼과의 관계까지 더해져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소설은 파편적으로 쏟아지는 편지 속에서 누구도 인물들이 가진 삶의 맥락을 온전하게 완성시킬 수 없음을 느끼게 하며 긴장감을 쌓아간다. 이제 독자는 시빌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의 삶에 놓인 사랑과 상실, 상처와 용서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단서를 모으는 사람이 된다.

“(앞서 쓴 편지는 부치지 않았음.)”

말해진 것보다 말해지지 않은 것들로 이루어진 그 복잡하고 아름다운 생애에 대하여 시빌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란 관계를 이어가는 방식인 동시에 말할 수 없는 것을 가까스로 붙잡아두는 일이다.

시빌은 눈이 멀어가는 자신이 언젠가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느끼며 영원히 도착하지 못할, 보낼 수 없는 편지를 써나간다. 평생 자신을 따라다녔던 상실과 죄책감,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어놓았던 선택,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을 포기해야 했던 관계에 대해.

부치지 못한 편지들이 계속 언급되면서 수신인의 정체가 무엇인지, 시빌은 왜 편지를 발신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여러 편지 속에 흩어져 있는 단서를 바탕으로 이와 관련된 일종의 사건이 있었음을 드러난다.

견고하게 밀봉되어 있는 시빌의 마음이 천천히 펼쳐질 때, 소설은 누구에게나 말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음을, 삶이란 펼치지 않은 거대한 편지를 닮았음을 은유한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시빌에게 남은 것은 잘 정돈되어 있던 삶의 표면이 아닌 그 아래 묻혀 있던 그날의 진실이다.

이제 시빌은 그것을 마주하기로 한다.

“데지가 내게 이런 말을 했어.

인간의 삶에는 흑백으로 단순하게 가를 수 없는 복잡함이 있다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 우리의 삶이 그렇듯, 시빌의 비밀 역시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그와 편지를 주고받는 사람들은 저마다 설명되지 않은 상처와 후회, 감춰둔 과거를 지니고 있다.

누군가는 오랫동안 찾지 못했던 가족을 알게 되고,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시빌에게 도움을 청하며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자신의 속마음을 들려주기도 한다.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이야기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듯, 소설은 여러 인물의 목소리를 통해 하나의 생애를 천천히 붙여나간다.

“너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을 때는 살아남으려고 그랬어.

그저 시들어가다 죽고 싶지 않았거든.”

비어 있는 삶의 행간을 채워내 끝내 사랑이란 마침표로 완성되는 편지들 편지는 누군가에게 보내기 위해 쓰이지만 그 안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없다. 『편지 쓰는 여자』의 가장 매혹적인 지점 역시 바로 이것이다.

의도적으로 생략된 말과 끝내 쓰지 못한 문장은 새로운 형태의 편지가 되어, 덤덤하고도 애절하게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맥락을 만들어간다.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를 더듬어 가는 동안 독자는 시빌과 그의 주변 인물들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완벽하지 않은 보편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들 역시 사적인 사정을 감추거나 나누기 위해 애써왔음을 알게 된다.

상실과 죄책감, 끝자락에서 도리어 시작되는 삶의 중심에 시빌이 있다. 시빌은 마치 주어와 목적어가 빠진, 불완전한 편지 속 문장 그 자체다. 사랑과 용서, 이해와 증오가 담긴 고백으로 하여금 그동안 놓쳤던 삶의 행간을 채워가기까지 그의 곁엔 언제나 편지가 함께한다.

“나는 시력을 잃어가고 있어요. 7~8년 전 안과 의사에게 그 사실을 들었을 때, 마치 평생을 이어온 긴 꿈에서 갑자기 깨어난 기분이었어요.

그 꿈이 내 인생의 전부였는데, 이제야 비로소 진짜 삶이 시작되었고 내게 남은 시간을 재는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한 것 같았어요.”

버지니아 에반스는 편지라는 가장 사적인 형식을 통해 한 사람의 삶을 거대한 미스터리로 확장한다. 독자는 수백 통의 편지 속에서 누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어떤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지 혹은 어떻게 막 시작되었는지, 시빌이 끝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진실은 무엇인지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마지막 편지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깨닫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삶에 대해 알고 있다 믿었던 것이 그가 가진 삶 중에 지극히 몇 장면에 불과하다는 것을, 삶이란 또 한 번 이렇게 허망한 방식으로 우리를 안심시킨다는 것을.

『편지 쓰는 여자』를 덮은 뒤 우리는 어떤 마음과 이유로 누구에게 편지를 쓰게 될까? 시간이 흘러 각자의 삶을 새로이 복원하게 될 우리의 편지는 한 편의 소설이 끝난 후 반드시 시작될 것이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서문 편지 쓰는 여자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버지니아 에반스 (Virginia Evans) (지은이)

아일랜드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에서 문예창작 연구석사(MPhil)를 받았다. 2025년 발표한 장편 데뷔작 『The Correspondent』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편지 형식을 활용한 독특한 서사와 따뜻한 인간관계 묘사로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이후 전 세계 30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2026년 여성문학상(Women’s Prize for Fiction)을 수상했다.

박산호 (옮긴이)

번역가이자 소설가. 한양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브루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영화 〈툼스톤〉의 원작 『무덤으로 향하다』를 옮기며 번역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번역과 동시에 자신만의 목소리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소설, 산문, 그래픽노블, 인터뷰집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써왔다.

장편소설 『너를 찾아서』, 『오늘도 조이풀하게!』, 앤솔러지 『한강』, 에세이 『어른의 문장들』, 『긍정의 말들』, 『사소하지만 뾰족한 순간들』(공저) 등을 썼다. 옮긴 책으로는 『강물이 멈춘 날』, 『루미너스』, 『제인 에어』 등이 있 번역가이자 소설가.

한양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브루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영화 〈툼스톤〉의 원작 『무덤으로 향하다』를 옮기며 번역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번역과 동시에 자신만의 목소리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소설, 산문, 그래픽노블, 인터뷰집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써왔다.

장편소설 『너를 찾아서』, 『오늘도 조이풀하게!』, 앤솔러지 『한강』, 에세이 『어른의 문장들』, 『긍정의 말들』, 『사소하지만 뾰족한 순간들』(공저) 등을 썼다. 옮긴 책으로는 『강물이 멈춘 날』, 『루미너스』, 『제인 에어』 등이 있다. 장편소설 『라일라』로 제18회 유영번역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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