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르고 쓸고 두드리고 진화하다」(부제 문자에서 인공지능까지 기술은 어떻게 우리의 몸을 바꾸었는가)이 2026년 10월 16일 나왔다. 지은이는 버네사 창 지음, 오수원 옮김이다. 펴낸 곳은 비아북이다.
분야는 인문학, 정가는 19,800원, ISBN은 9791194348566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인공지능의 시대, 우리가 감각하는 세상은 얼마나 달라졌고 또 달라질까?
화면을 스와이프하는 손끝부터 LLM 인공지능의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몸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하는 기술과 신체의 문화사 ‘바라보는 순간 끝나는 결제.’ 금융 앱 토스(Toss)는 안면 인식 결제 시스템인 ‘페이스페이’를 내놓으며 이렇게 장담했다.
앱이 얼굴을 인식하기만 해도 1초 만에 결제가 완료된다는 토스의 이 기술은 개인정보에 대한 불안을 부추길지언정, 비현실적으로 들리지는 않는다. 이미 우리는 지문, 눈동자, 얼굴, 목소리, 그리고 정맥의 모양을 데이터화해 현실의 ‘나’를 증명하는 경험을 숱하게 해왔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세상을 감각하고 소통하는 방식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 거대언어모델(LLM)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AI의 진부하고 생기 없는 말투를 손쉽게 구분해냈다.
그러나 오늘날 AI의 글을 구분해내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심지어 사람의 문장이 AI의 영향을 받아 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AI가 학습, 글쓰기 등 전방위적으로 사람의 작업을 대신하며 영향을 끼친 것이다.
초기에 손가락이 무수히 달린 사람을 그려내 비웃음을 사던 AI는 이제 상업 일러스트는 물론 진지한 예술 작업물, 유희를 위한 AI 슬롭 등 업계를 막론하고 압도적인 물량의 생성물을 쏟아내며 우리의 미적 감각 또한 변화시키고 있다. 기술이 이끄는 새로운 문법이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셈이다.
컴퓨터 과학자 마크 와이저는 “좋은 도구란 보이지 않는 도구다. 보이지 않는다는 말은 도구가 의식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뜻, 다시 말해 수행할 과제에 집중하느라 도구는 안중에서 사라진다는 뜻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면 알람을 끄기 위해 스마트폰 화면을 밀고,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려 알림을 확인하며, 엄지손가락을 놀려 메시지에 답장을 보낸다. 이 과정은 잠깐의 멈칫거림도 없이 매끄럽게 진행되며, 그동안 스마트폰이라는 물리적 도구는 우리의 인식 밖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이것이 스마트폰과 AI의 등장 이후 새롭게 생겨난 현상은 아니다. 고대부터 인간은 언제나 기술에 둘러싸여 있었다. 새로운 기술은 늘 인간의 행동 양식부터 사회의 문법, 그리고 인간의 몸과 감각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바꾸어왔다.
신간 『누르고 쓸고 두드리고 진화하다』는 이처럼 매끄럽고 눈에 띄지 않게 삶에 스며든 도구들이 어떻게 인간의 신체와 노동, 그리고 감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왔는지 밝혀내고, 현재 인간의 몸은 어디에 와 있는지를 진단한다.
손‧목소리‧귀‧눈‧발‧몸‧마음 인간의 몸을 둘러싼 ‘기술 생태계’와 그 역사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도구로 지목하는 것은 쓰기, 즉 문자다. 쓰기는 생각을 보존하는 도구이자, 정신과 육체를 연결하는 행위다. 문자의 등장은 인간의 소통 방식은 물론 생각하는 방식까지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그렇다면 쓰기를 대체하는 기술의 등장은 또 어떻게 우리를 바꾸어놓을까? 기계의 역사는 쓰기, 그리기, 반죽하기, 연주하기, 생각하기 등 몸이 하는 무수한 작업을 대체하고 외주화하려는 시도의 역사이기도 했다.
이 책은 문자부터 LLM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도구와 인간 신체가 공진화해온 긴 역사를 신체 부위별로 추적하면서 기술이 어떻게 인간의 감각을 확장하는 동시에 각 신체의 고유한 능력을 외주화해왔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 인과관계를 인문학적 통찰과 풍부한 사례로 풀어낸다.
1장 ‘손’은 자카르 직기와 자동피아노부터 쿼티 자판과 스마트폰 제스처에 이르기까지 손의 지능이 데이터로 이전된 역사를 살핀다. 2장 ‘목소리’와 3장 ‘귀’에서는 축음기, 마이크, ‘오토튠’과 ‘AI 음성 딥페이크’ 등의 기술을 살피며 목소리와 듣기가 어떻게 신체에서 분리되었는지 탐구한다.
4장 ‘눈’에서는 카메라의 발명에서 시작된 ‘시각’의 분리와 시선의 주체가 어떻게 인간에서 전자 눈으로 바뀌어 갔는지를, 5장 ‘발’에서는 도시가 어떻게 우리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6장 ‘몸’과 7장 ‘마음’에서는 파노라마와 VR 등 몰입형 매체의 등장과 인공지능의 발전, 그리고 그로 인해 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의 감각을 짚는다. 우리의 신체가 그러하듯 서로 유기적으로 구성된 장은 기술 중심의 담론에서 벗어나 ‘인간의 신체’를 중심축에 두고 기술 문명사를 펼쳐낸다.
막연한 공포와 기대로 가득한 알고리즘의 시대, 인간의 몸이 갖는 의미를 찾아서 기술의 발전 속에서 우리의 걸음걸이는 숫자로 기록되고, 얼굴은 기하학적 데이터로 환원되며, 목소리와 사고 같은 무형의 요소 역시 시스템에 의해 포획된다.
이 책은 신체의 데이터화에 따른 위험을 경고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술의 발전을 무작정 비난하거나 자포자기하는 태도를 취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제약 속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온 인간의 회복탄력성과 잠재력에 주목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차가운 코드의 사슬 속에서만 춤추는 삶을 경계하자는 경고를 책 한 권 내내 던진 후에 이런 고백을 하다니 터무니없게 들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모진 밤들, 글 쓰는 고통을 견뎌낼 수 있도록 위로가 되어준 건 알고리즘 큐레이터들이 골라준 음악이었다.”
- 본문 중에서 우리의 몸은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인터페이스다. 기술은 우리의 몸을 변화시키고 “안무”해 방향성을 만들지만, 우리의 몸 역시 기술을 다듬고 변화시킬 힘을 지니고 있다.
『누르고 쓸고 두드리고 진화하다』는 거대 빅테크 기업과 알고리즘 등 기술이 설계하는 틀에 무비판적으로 순응하는 몸이 되는 대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적극적으로 기술을 “안무”하는 주체가 되기를 주문한다.
기술의 발전을 막연히 기대하거나 불안해하기보다, 그 기술이 우리의 몸과 감각을 어디로 이끌고 있는지 직시하는 태도가 필요한 때다.
“신기술을 반사적으로 포용하거나 무턱대고 거부하기에 앞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기술은 우리의 지평을 넓히는가, 아니면 좁히는가? 인간 고유의 돌봄, 호기심, 복잡다단한 입체성을 지탱해주는가, 아니면 우리를 그저 측정과 예측이 가능한 존재로 축소시켜 버리는가?”
- 본문 중에서 우리는 이미 기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세상과 소통하는 인터페이스인 몸에서 기술을 분리해낼 수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기준점으로 삼고 세상과 접촉해야 할까? 『누르고 쓸고 두드리고 진화하다』는 기술이 범람하는 시대 속에서, ‘인간성’의 의미를 질문하며 기술의 출발점과 종착점이 모두 인간의 육체에 있음을 명확히 짚는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서문 1장 손 2장 목소리 3장 귀 4장 눈 5장 발 6장 몸 7장 마음 후기 감사의 말 역자 후기_답이 범람하는 시대, 질문하는 몸 참고문헌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버네사 창 (Vanessa Chang) (지은이)
국제 예술‧과학‧기술 학회 ‘레오나르도’의 프로그램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현대 사상과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예술과 기술의 관계, 인간의 신체와 디지털 매체의 상호작용을 깊이 있게 탐구해왔다.
캘리포니아 예술대학(CalArts) 강사, 코담아트앤테크 수석 큐레이터 등을 거쳤으며, 『슬레이트』,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와이어드』 등 다수의 매체에 에세이와 비평을 기고하고 있다.
『누르고 쓸고 두드리고 진화하다』는 기술과 인간 몸의 공진화를 탐구한 책으로, 『사이언스』, 『퍼 국제 예술‧과학‧기술 학회 ‘레오나르도’의 프로그램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현대 사상과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예술과 기술의 관계, 인간의 신체와 디지털 매체의 상호작용을 깊이 있게 탐구해왔다.
캘리포니아 예술대학(CalArts) 강사, 코담아트앤테크 수석 큐레이터 등을 거쳤으며, 『슬레이트』,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와이어드』 등 다수의 매체에 에세이와 비평을 기고하고 있다.
『누르고 쓸고 두드리고 진화하다』는 기술과 인간 몸의 공진화를 탐구한 책으로, 『사이언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등 주요 매체로부터 깊이 있는 문화 비평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오수원 (옮긴이)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동료 번역가들과 ‘번역인’이라는 공동체를 꾸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문학, 역사, 철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우울: 공적 감정』(공역), 『여성 쓰기』, 『데이비드 흄』, 『현대 과학·종교 논쟁』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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