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 부산물 판매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 제분업체 6곳에 대한 심의 절차를 시작했다. 공정위 사무처는 심사관이 조사한 행위 사실과 위법성 판단, 조치 의견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2026년 10월 13일 위원회에 제출하고 같은 날 해당 업체들에 송부했다. 심사관은 이들이 2017년 4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8년 6개월간 매월 제품 판매가격을 담합했다고 판단했다. 담합 행위의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1조4000억원으로 산정됐다.
심사관은 이번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 금지 조항을 위반한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보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법인 및 임직원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심사보고서는 조사 담당자의 판단과 조치 의견을 담은 문서로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업체들은 심사보고서 수령 뒤 의견을 내고 증거자료를 확인할 수 있으며, 최종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는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해진다.
6개 업체에 보고서 송부…8년 6개월간 매월 가격 합의 판단
심의 대상은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사조대림, 삼양사, 씨제이제일제당, 한탑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제조·판매사업자가 2017년 4월경부터 2025년 10월경까지 매월 밀가루 부산물 제품의 판매가격을 담합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사무처는 조사 결과와 심사관의 위법성 판단, 조치 의견을 보고서에 담아 위원회에 제출했고, 같은 날 6개 업체에 송부하면서 심의 절차가 개시됐다.
이번에 다뤄지는 것은 식용 밀가루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산되는 비식용 부산물의 판매가격이다. 공정위가 산정한 관련 매출액은 1조4000억원이다. 이 수치는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담합 행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산정한 관련 매출액이며, 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인정되는 내용과는 구분된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에 적힌 심사관의 판단이 위원회 결론을 미리 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 구분 | 확인된 내용 |
|---|---|
| 심의 대상 업체 | 6개사 |
| 심사관 판단 기간 | 8년 6개월 |
| 관련 매출액 | 1조 4000억원 |
| 소맥피 시장점유율 | 약 78% |
소맥피·등외분이 배합사료 원료로 유통
밀가루 부산물은 식용 밀가루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함께 생기는 비식용 물질이다. 대표 품목은 소맥피와 등외분이다. 두 제품은 주로 동물이 먹는 배합사료의 원료로 쓰이며, 공정위 설명에 따르면 소맥피는 밀알의 바깥층인 껍질이 분리된 부산물이다. 껍질에 소량의 전분질이 붙어 있고 섬유질과 회분 함량이 높으며 부피가 큰 것이 특징이다. 배합사료에 섬유질을 보태고 가축이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는 데 사용된다.
등외분은 밀가루 생산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가운데 식용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밀가루다. 전분과 글루텐 함량이 높아 배합사료 원료를 서로 뭉치게 하는 점착제 역할을 한다. 공정위는 6개 업체의 소맥피 시장점유율을 약 78%로 파악했다. 등외분은 정확한 시장점유율을 산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부산물 제품은 사료 제조업체에 공급돼 배합사료의 원료로 쓰이며, 공정위는 사료 가격과 육류 소비자 가격에 미친 영향의 규모를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조사 단서와 구체적인 합의 방식은 심의 뒤 설명
공정위는 담합을 포착한 단서와 관련해 국제 원맥 가격보다 소맥피 수입 가격이 더 연관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국제 원맥 가격보다는 소맥피 수입 가격과 오히려 좀 더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밀가루 가격 움직임을 살펴본 사건과는 가격 흐름의 단서가 다르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다만 업체들이 어떤 방식으로 가격을 합의했는지, 주도한 업체가 있었는지, 업체별 가담 기간이 동일한지 등 구체적인 행위 사실은 심의 전 공개되지 않았다.
오 국장은 구체적인 행위 사실에 대해 “구체적인 행위 사실은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기 어렵고 위원회 심의가 끝난 뒤에 상세한 결과를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자진신고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는 담합 행위가 2025년 10월 종료된 것으로 파악했으며, 조사 시작 뒤 행위가 끝난 것으로 설명했다. 심사보고서에 제시된 관련 매출액과 위법성 판단 역시 최종 심의에서 확인될 사안이다.
공정위는 부산물 가격이 사료 비용과 육류 소비자 가격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규모를 확정하지 않았다. 오 국장은 “매우 간접적”이라고 전제한 뒤 “직접적으로는 사료 가격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그를 통해 간접적으로 아주 작지만 소비자가 구입하는 육류 가격에도 영향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사료 제조원가나 축산농가 생산비 부담, 소비자 피해액, 담합 종료 이후 판매가격이 실제로 하락했는지는 현재 단계에서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심사관은 시정조치·과징금·고발 의견 제시
심사관은 이번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1호의 가격담합 금지 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6개 업체에 대한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법인 및 임직원 고발 의견을 심사보고서에 담았다. 이는 심사관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위원회에 제시한 의견으로, 실제 법 위반 여부와 각 업체에 적용될 조치는 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과징금 액수와 구체적인 제재 수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피심인들은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부터 8주 안에 서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증거자료의 열람·복사를 신청하는 절차도 보장된다. 공정위는 업체들의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제출된 의견과 증거자료 등을 살펴 법 위반 여부를 최종 판단하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구체적인 제재 수준을 정하게 된다.
공정위 사무처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6개 업체에 송부하면서 사건은 심의 단계에 들어갔다. 앞으로 업체들의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자료 열람·복사 절차가 진행되며, 공정위는 방어권 보장 절차가 마무리된 뒤 위원회를 열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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