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어쩌다 한국어

  • 입력 2026.10.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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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렙 제공

「어쩌다 한국어」(부제 착한 외래어의 뻔뻔하고도 유쾌한 여정)이 2026년 10월 9일 나왔다. 지은이는 한성우 지음이다. 펴낸 곳은 알렙이다.

분야는 인문학, 정가는 19,800원, ISBN은 9791124300213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불편한 순혈주의부터 글로벌 ‘치맥’까지 ‘유쾌한 말의 족보’를 읽는 법 어디에서 왔는가를 넘어, 왜 살아남았는가를 묻다 50편의 말 이야기로 읽는 한국어 생활사 ‘착한 몸매, 착한 가격’은 틀린 말일까?

‘낭만’은 정말 우리말일까?

‘점심’은 왜 중국이나 일본과 다른 뜻으로 쓰일까?

‘오빠’와 ‘언니’는 어떻게 국경을 넘어갔을까?

‘빵, 김치, 짜장, 치맥’은 어디에서 왔을까?

한성우 교수의 새 책 『어쩌다 한국어』는, 말의 주인이 누구인지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즉, 한국어라는 언어의 저수지에 흘러든 다양한 외래어의 기원, 역사적 배경, 그리고 그 단어들이 우리말의 일부로 정착하며 겪은 변천 과정을 정리한 인문 교양서이다.

이 책은 낱말의 출신지를 밝히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말이 어떤 필요 때문에 들어왔는지, 한국어의 발음과 문법에 맞춰 어떻게 바뀌었는지, 본래 없던 뜻을 어떻게 얻었는지, 어떤 말은 사라지고 어떤 말은 살아남았는지까지 살핀다.

더 나아가 ‘대박, 오빠, 화이팅, ‘치맥’처럼 한국어에서 만들어진 말이 다시 국경을 넘어 다른 언어의 외래어가 되는 과정도 함께 다룬다. 『어쩌다 한국어』가 보여 주는 것은 말의 족보만이 아니라 말의 생애다.

하나의 말이 한국어에 들어오기 전의 기원부터 유입과 변형, 정착과 쇠퇴, 재탄생과 해외 전파까지를 한 흐름 안에서 살핀다.

어원을 넘어, 외국의 말이 우리말이 되는 전 과정을 읽다 순수한 말은 없어도, 살아 있는 우리말은 있다 우리는 흔히 ‘순우리말’만이 가장 가치 있고, 외래어나 한자어는 오염된 언어라 여기며 순혈주의적 환상에 사로잡히기 쉽다.

그러나 현장을 발로 뛰며 방언을 채집하고, 대중의 일상과 문학 속에서 언어의 생명력을 포착해 온 저자 한성우에게 한국어는 단일한 실체가 아니라 수많은 언어가 만나 섞이고 진화한 거대한 생태계다. 이 책은 그가 언어학자로서 쌓아 온 오랜 현장 연구와 깊은 통찰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출발한다.

한국어는 고립된 언어가 아니라, 인접 국가 및 세계사적 사건들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한 결과물이다.

한성우 교수는 ‘순수 고유어’라는 강박에서 벗어나, 만주어, 산스크리트어, 몽골어, 한자어, 일본어, 그리고 영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언어가 한국어의 어휘와 문법 체계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를 50편의 이야기로 추적한다.

『어쩌다 한국어』는 바로 이 ‘말의 이력서’를 추적하는 책이다.

국어학자 한성우는 일상의 익숙한 말에서 출발해 그 말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길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으며, 앞으로 어떻게 변해 갈지를 유쾌하고 집요하게 파고든다. 말이 섞이고 변하는 과정을 우리말의 역사로 바라보자는 것이 이 책의 중심 생각이다. 이 책에서 한성우 교수가 보여 주는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 ‘빵’부터 ‘담배’까지, 우리가 쓰는 말은 처음부터 순수하지 않았다 먼저, 역사적 수용성. 매일 쓰면서도 외래어라고는 좀처럼 생각하지 않는 말이 많다. 『어쩌다 한국어』에서 저자가 어원을 숨긴 찐 외래어, 줄여서 ‘어숨찐 4인방’이라고 부르는 고무, 구두, 냄비, 담배가 대표적이다.

‘고무’는 프랑스어나 네덜란드어에서 일본을 거쳐 들어온 말로 추정된다. ‘냄비’는 일본어 ‘나베’와 관련된 말로 보며, ‘담배’는 포르투갈어나 스페인어의 ‘타바코(tabaco)’가 일본을 거쳐 들어와 변한 말이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고무줄 잣대’, ‘냄비근성’, ‘줄담배’라고 말한다. 이 말들은 한국인의 생활뿐 아니라 한국어의 관용적인 표현 속에도 깊이 자리 잡았다.

‘빵’의 여정은 더욱 흥미롭다. 포르투갈어 ‘pao’가 일본에서 ‘판’으로 불리다가 한국에 들어와 ‘빵’이 되었다. 하지만 빵은 외국에서 건너온 이름을 그대로 간직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한국어 안에서 ‘찐빵, 술빵, 호빵, 건빵’이 만들어졌고, 오늘날에는 ‘빵순이’와 ‘빵지순례’ 같은 말까지 낳았다. 다른 언어에서 들어온 단어가 한국어의 재료가 되어 새로운 말들을 계속 만들어 내는 것이다.

말의 출신지가 외국이라고 해서 그 말이 언제까지나 한국어 바깥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쓰이고 다른 말과 자유롭게 결합하기 시작하면, 외래어도 어느새 우리말의 일부가 된다. 『어쩌다 한국어』는 바로 이 변화에 주목한다. 어떤 말이 순수한지 가려내기보다, 낯선 말이 어떻게 우리 입에 오르고 생활 속에 뿌리내려 오늘의 한국어가 되었는지를 보여 준다.

▩ 한자어는 우리말이 아니라고?

출신은 달라도 모두 우리말-‘지금’과 ‘점심’과 ‘내일’

둘째, 언어의 자생력. 외래어는 단순히 ‘침략자의 언어’로 머물지 않고, 한국어의 ‘하다’나 접미사 체계와 결합하여 고유한 의미와 뉘앙스를 지닌 우리말로 재탄생한다.

‘한글’과 ‘한국어’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고유어’와 ‘우리말’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어쩌다 한국어』는 이 익숙한 구분에 질문을 던진다.

‘지금, 방금, 금방, 점심’은 모두 한자어다. 그런데 우리가 이 말들을 외국어처럼 느끼는가? 그렇지 않다. 이미 우리말 속에 너무 깊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자어가 고유어를 무조건 밀어낸 것이 아니라 우리말이 필요로 하는 빈자리를 채우며 함께 살아온 역사를 살핀다.

특히 ‘내일’은 흥미롭다. 한자로는 ‘來日’이라 쓰지만 옛 문헌과 방언을 살펴보면 고유어였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낼, 니알, 니얼, 냘, 녈’ 같은 방언형은 오히려 이 말이 한자어와 멀어진 흔적처럼 보인다. 결국 ‘내일’이 고유어인지 한자어인지는 확실히 결론 내리기 어렵지만,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그보다 고유어와 한자어를 굳이 적대적인 관계로 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지끔은 바쁘니 냘 겸심 때 와.”

방언 속에서 ‘지금’과 ‘내일’과 ‘점심’은 고유어인지 한자어인지의 경계를 이미 훌쩍 넘어 있다. 그저 우리가 쓰는 우리말이다.

▩ 수리수리마수리에서 오빠와 언니까지 말은 국경을 넘어가면서 다시 태어난다 셋째, 외거어(外去語)의 시대. 과거에는 일방적으로 외래어를 수용하던 입장이었으나, 현재는 한류와 K-컬처의 영향으로 ‘대박, 오빠, 화이팅’ 등의 한국어가 세계인의 외래어가 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어쩌다 한국어』의 흥미로운 대목 가운데 하나는 우리말이 다른 언어의 영향을 받는 과정뿐 아니라 우리말이 다른 나라로 건너가는 과정까지 살핀다는 점이다. 이제는 우리말이 세계로 나간다. 한류와 함께 ‘오빠’와 ‘언니’가 국경을 넘었다.

영어권에서는 ‘oppa, unnie’, 중국에서는 ‘오우바(?巴), 오우니(?尼)’와 같은 방식으로 받아들인다. 우리말의 발음과는 조금 달라졌지만, 그것은 외래어가 다른 언어에 들어갈 때 거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화이팅’ 역시 흥미롭다. 영어 ‘fighting’에서 출발했지만 영어권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한국식 표현이 되었고, 이제는 외국인들이 한국인의 발음에 가까운 ‘Hwaiting’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한때 ‘엉터리 영어’라며 부끄러워했던 말이 오히려 한국어에서 만들어진 외래어가 되어 다시 세계로 나가는 셈이다.

▩ 버려야 할 말과 살아남을 말을 누가 결정하는가 외래어가 밖에서 들어온 말이라면 외거어는 우리말이 밖으로 나가 다른 언어의 외래어가 된 것 언어의 표준과 규범은 학자나 기관이 아닌, 실제로 그 말을 사용하는 주권자인 대중의 합의와 필요에 의해 결정된다. 외래어를 둘러싼 문제는 더욱 복잡하다.

‘빤쓰’와 ‘난닝구’는 일본을 통해 들어와 우리말 속에서 변형된 말이다. ‘팬티’와 ‘러닝셔츠’는 원어에 더 가까운 형태다. 그렇다면 앞의 말은 나쁜 말이고 뒤의 말은 좋은 말일까? 저자는 그렇게 단순하게 판단하지 않는다. 모두 외래어이고, 차이는 어떤 경로로 들어와 어떤 시대를 살아왔는가에 있을 뿐이다.

공장과 건설 현장에서 쓰이던 ‘데파’와 ‘아루’도 마찬가지다. 각각 영어 ‘taper’와 ‘radius’에서 일본어를 거쳐 들어온 말이지만, 현장에서는 오랫동안 구체적인 작업을 가리키는 살아 있는 용어로 기능했다. 이를 모두 ‘일본어의 잔재’로 치부하기 전에 왜 그 말이 살아남았는지, 무엇이 그 말을 필요로 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언어는 누군가의 명령만으로 바뀌지 않는다. 사람

목차는 다음과 같다.

프롤로그 1부 느끼고 표현하다 딱한 단어의 착한 여정 ‘낭만’의 느낌적 느낌, 그리고 ‘낭만틱’한 서사 한자어, 그 애증의 역사 지금과 점심, 그리고 내일 수리수리마수리의 열반 가가 그 가가?

짱껨뽀, 우리 말에 왜 왔니?

‘오라이’와 ‘빠꾸’의 갈림길 훼미리 쥬스여 텔미썸딩하라 외거어 | 데이백 핼류 화이팅!

2부 더불어 살아가다 건달의 전성시대 아수라 백작의 추억과 아바타의 부활 바톨과 무수리 장사치와 벼슬아치, 그리고 납해치 오랑캐와 환향녀의 설움 ‘꾼’과 ‘끼’의 내숭 바울의 法國 巴黎 五輪 勝戰報, 요지경 속 고유명사 코리아, 자신의 이름을 수입하다 빨치산, 빨갛게 산을 다스리는 이들?

외거어 | 국경을 넘는 오빠와 언니 3부 먹고 마시다 빵의 공간 여행과 시간 여행 김치와 장아찌의 고향 배추와 시금치의 비밀 수라, 임금님의 파인 다이닝?

숭늉과 과메기. 꼭 그렇게 갖다 붙여야 속이 후련하냐?

소젖의 변신 설렁탕, 그리고 업진살 아랑에서 쐬주까지 도라지 유사길과 삐루의 추억 비지깨와 칼바싸 짜장과 우동, 그리고 라면과 짬뽕의 짬뽕말 외거어 | 교푸사루와 치맥, 포용과 조화 그 잡채 4부 입고 꾸미다 철릭부터 우주복까지, ‘원피스’의 역사 한자, 니가 왜 거기서 나와 근대의 어숨찐 4인방 ‘빠마’는 영원한가?

빤쓰와 난닝구의 빤쓰런 붕대에서 대일밴드까지 염병하는 외래어 ‘야매어’의 ‘에프엠적’이지 않은 말맛 외거어 | 한복(韓服) 사랑과 한푸(?服) 증오의 간극 5부 날로 써서 편안해지다 설마가 상투 잡는다 정글의 치타와 사인 곡선 깡통과 깡패의 따로 또 같이 대패로 깎아내고 조리로 걸러내도 남는 말 빠따로 치고 머리로 받는다 대파 알우?, 현대 하이테크 용어의 변신 요오드와 게르마늄, 교과서 속의 세계 대전 삐라에서 찌라시까지 외거어 | 명품 한글, 세계인으로 하여금 날로 씀에 편한케 하라?

에필로그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한성우 (지은이)

한국어의 말소리와 방언을 연구하는 국어학자이다. 삶 속의 말과 글을 쉽게 이해하고 깊게 생각하도록 돕는다. 첼로를 사랑하는 목수로서 또 하나의 삶을 살고 있다.

충청남도 아산에서 태어나 성장하다가 열한 살 되던 해부터 30여 년간 서울에서 살았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마치고, 인하대학교에 재직하게 된 이후 20년 가까이 인천에서 살고 있다.

충청 방언으로 석사 논문을, 평안 방언으로 박사 논문을 쓴 후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서 한국어의 방언과 말소리를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한국방언학회 전 수석 한국어의 말소리와 방언을 연구하는 국어학자이다. 삶 속의 말과 글을 쉽게 이해하고 깊게 생각하도록 돕는다.

첼로를 사랑하는 목수로서 또 하나의 삶을 살고 있다.

충청남도 아산에서 태어나 성장하다가 열한 살 되던 해부터 30여 년간 서울에서 살았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마치고, 인하대학교에 재직하게 된 이후 20년 가까이 인천에서 살고 있다.

충청 방언으로 석사 논문을, 평안 방언으로 박사 논문을 쓴 후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서 한국어의 방언과 말소리를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한국방언학회 전 수석부회장을 역임했으며, 문화방송(MBC) 우리말위원회 위원, 국어규범정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방언과 말소리에 대한 연구서 외에 『방언정담』 『우리 음식의 언어』 『노래의 언어』 『문화어 수업』 『말의 주인이 되는 시간』 『꿈을 찍는 공방』 『말씨 말투 말매무새』 『서울의 말들』 『말과 글의 풍경』 등 말을 주제로 한 인문 교양서를 써 왔다.

2019년부터 《문화일보》에 매주 ‘맛의 말, 말의 맛’을, 2026년부터 《조선일보》에 ‘요즘 이 말’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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