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덧없음에 대하여」(부제 사라지는 것을 사랑한다는 것)이 2026년 10월 31일 나왔다. 지은이는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이경인 옮김이다. 펴낸 곳은 페르아미카실렌티아루네이다.
분야는 인문학, 정가는 17,000원, ISBN은 9791198219596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모든 것이 사라진다면, 사랑할 이유가 있을까.”
1913년 여름, 한 젊은 시인이 꽃이 만발한 길을 걸으며 슬퍼했다. 이 아름다움도 겨울이 오면 사라질 테니까. 곁에서 함께 걷던 프로이트는 고개를 저었다. "단 하룻밤만 피었다 지는 꽃이 있다 해도, 그 때문에 그 꽃이 덜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일 년 뒤 전쟁이 터져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이 실제로 무너져 내렸을 때, 프로이트는 그 대답을 거두지 않았다. 1915년, 전쟁의 한가운데서 그는 상실에 관한 글을 잇달아 써 내려갔다. 사라지는 것은 왜 더 귀한가. 우리는 왜 자기 죽음을 믿지 않는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그 사람은 우리 안 어디로 가는가.
『덧없음에 대하여』는 표제작을 비롯해 사랑과 죽음, 애도에 관한 프로이트의 글 네 편을 한 권에 엮었다. 글마다 해제와 보론을 더해 백 년 전의 문장이 오늘의 이별과 상실에 어떻게 닿는지 차근차근 짚는다. 이름 없이 등장하는 그 여름의 시인이 정말 릴케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담았다.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다시 사랑할 수 있다. 덧없음은 사랑의 반대가 아니라, 사랑이 일어나는 조건이니까.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사랑할 수 있는가 1915년, 제1차 세계대전이 유럽을 삼킨 지 한 해가 지났을 때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상실에 관한 글 세 편을 잇달아 썼다.
봄에는 「전쟁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5월에는 「애도와 멜랑콜리아」를 완성했고, 11월에는 베를린 괴테협회의 청탁을 받아 「덧없음에 대하여」를 썼다. 도시가 무너지고 젊은이들이 전장에서 죽어가던 해, 정신분석의 창시자는 한 가지 질문에 오래 머물렀다.
사랑하는 것이 사라질 때 우리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덧없음에 대하여』는 그 질문을 따라가는 책이다. 표제작 「덧없음에 대하여」를 중심에 두고, 사랑과 죽음, 애도에 관한 프로이트의 글 네 편을 한 권에 엮었다. 각 글마다 작품 해제와 보론을 붙이고, 마지막에 옮긴이 해설을 더해 백 년 전의 사유가 오늘 우리의 상실과 어떻게 만나는지를 차근차근 짚는다.
단 하룻밤만 피었다 지는 꽃이 있다 해도 표제작 「덧없음에 대하여」는 어느 여름날의 산책에서 시작한다. 전쟁이 일어나기 한 해 전, 프로이트는 말수가 적은 친구 한 사람, 그리고 젊지만 이미 이름이 알려진 시인 한 사람과 함께 꽃이 만발한 풍경 속을 걷는다.
시인은 눈앞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도 끝내 기뻐하지 못한다. 겨울이 오면 이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고, 인간이 만든 아름답고 고귀한 모든 것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사라질 운명이 모든 아름다움의 가치를 깎아 먹는 것처럼 보였다.
프로이트는 동의하지 않는다. 덧없음은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높인다. 덧없는 것의 가치는 시간 속에서의 희소성에 있고,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기에 그 가치는 더욱 커진다. "단 하룻밤만 피었다 지는 꽃이 있다 해도, 그 때문에 그 꽃이 덜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반박은 시인에게도 친구에게도 닿지 않았다. 프로이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그들이 아름다움을 즐기지 못한 것은 논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애도에 대한 마음의 저항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것이 사라진다는 생각은 그것을 잃은 뒤 겪게 될 슬픔을 미리 맛보게 하고, 고통을 피하려는 마음은 차라리 처음부터 덜 사랑하는 쪽을 택한다. 그리고 일 년 뒤 전쟁이 터져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실제로 앗아갔을 때, 프로이트는 같은 대답을 다시 한다.
애도는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저절로 끝나며, 그때 우리는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된다고.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두 사람은 오랫동안 독자들의 상상을 자극해 왔다. 시인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말없는 친구는 루 살로메였으리라는 추정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책의 보론 「그 여름 산책의 두 사람은 누구였을까」는 이 추정이 어디서 왔고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를 차분히 따져 묻는다.
그리고 결국 중요한 것은 인물의 정체가 아니라 그들이 앉은 자리, 곧 사라짐 때문에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과 그 이야기를 조용히 듣는 사람의 자리라고 말한다.
사랑하고, 죽음을 외면하고, 결국 잃는 일 이 책은 표제작을 프롤로그로 삼고, 이어지는 세 부에서 사랑과 죽음과 애도를 차례로 다룬다. 순서를 따라 읽다 보면 사랑이 시간 속에서 겪는 하나의 긴 여정이 드러난다. 사라질 것을 사랑하고, 죽음을 부정하다가, 결국 잃고, 잃은 뒤에는 그 대상을 마음속에서 다시 처리해야 하는 여정이다.
1부 「세 상자의 선택」(1913) 은 프로이트의 글 가운데 유난히 문학적인 글이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과 『리어 왕』, 그리스 신화와 그림 형제의 동화를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오래된 모티프를 추적한다.
세 상자 가운데, 혹은 세 여자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이야기에서는 언제나 세 번째가 선택되고, 그 세 번째는 가장 화려한 것이 아니라 침묵하고 소박하며 때로는 창백하다. 왜 사랑의 선택은 끊임없이 죽음의 이미지와 이어지는가.
프로이트의 답을 따라가면, 인간이 자신도 언젠가 사라진다는 가장 견디기 어려운 사실을 어떻게 이야기로 바꾸어 살아가는지가 보인다.
2부 「전쟁과 죽음에 대한 고찰」(1915) 은 전쟁이 시작된 직후의 충격 속에서 쓰였다. 전쟁이 시작되자 문명인이라 믿었던 사람들은 왜 그렇게 빨리 잔혹해졌는가. 그리고 우리는 왜 평소에 죽음이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가.
프로이트는 우리의 무의식이 자기 죽음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고, 글의 끝에서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오래된 격언을 "삶을 견디고 싶다면 죽음을 준비하라"로 고쳐 쓴다. 죽음을 기다리라는 말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현실을 삶 바깥으로 내쫓지 말라는 말이다.
3부 「애도와 멜랑콜리아」(1917) 는 프로이트의 글 가운데 가장 자주 인용되는 논문 가운데 하나다. 애도에서는 세계가 텅 비고, 멜랑콜리아에서는 자아가 텅 빈다. 헤어진 뒤 왜 우리는 그 사람의 목소리로 자신을 비난하는가, 왜 어떤 상실은 슬픔으로 끝나고 어떤 상실은 자기혐오로 변하는가. 잃어버린 사람이 우리 안에서 어디로 가는지를 묻는 이 글의 중심에는 결국 사랑이 있다. 우리는 사랑했기 때문에 애도한다.
원문 곁에 놓인 해제와 보론 프로이트의 글은 짧지만 결코 쉽지 않다. 백 년 전의 개념과 전쟁기의 공기, 셰익스피어와 신화를 오가는 넓은 참조가 촘촘히 얽혀 있다. 이 책은 네 편의 원문마다 작품 해제를 붙여 글이 쓰인 맥락과 핵심 논지를 오늘의 언어로 풀어내고, 원문이 열어 둔 질문을 보론으로 더 멀리 밀고 나간다.
보론들은 원문이 지나치듯 남긴 물음을 하나씩 붙든다. 「코델리아는 왜 침묵하는가」는 『리어 왕』의 셋째 딸이 왜 사랑한다는 말을 끝내 하지 않았는지를 프로이트와 함께 다시 읽는다.
「왜 하필 세 번째인가」는 신화와 동화에 되풀이되는 세 여신, 세 자매, 세 운명의 여인을 따라가며 이야기가 스스로를 조직하는 오래된 방식을 살핀다. 「무의식은 정말 자기 죽음을 믿지 않는가」는 프로이트의 가장 유명한 문장 가운데 하나를 붙들고, 안다는 것과 믿는다는 것의 차이를 묻는다.
책의 마지막은 옮긴이 해설 「다시 사랑할 수 있는가」가 맡는다. 사람을 잃고, 관계를 잃고, 젊음과 건강을, 믿었던 미래를 잃으면서도 우리는 왜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가.
해설은 네 편의 글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붙들고 있던 이 질문을 하나로 모으고, 사랑은 상실을 이기는 힘이 아니라 잃은 뒤에도 다시 세계를 향하게 하는 힘이라고 말한다. 부록에는 각 글의 원문 출처와 프로이트 연보를 실어, 더 깊이 읽고자 하는 독자를 위한 길잡이로 삼았다.
덧없음은 사랑의 반대가 아니라 사랑이 일어나는 조건이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잃으며 산다. 사랑하는 사람은 떠나고, 젊음은 지나가며, 아이들은 자라고, 부모는 늙는다. 살던 집은 다른 사람의 집이 되고, 익숙한 거리는 변하고, 한 시대를 이루던 사람들도 하나둘 사라진다. 관계가 끝나면 사랑까지 거짓이었다고 여기고, 무언가를 잃으면 함께한 시간 전체가 무의미했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프로이트는 백 년 전 전쟁의 한가운데서 그 유혹에 맞섰다. 사라졌다는 사실과 가치가 없었다는 사실은 전
목차는 다음과 같다.
프롤로그 덧없음에 대하여 작품 해제 | 사라지는 것을 사랑한다는 것 보론 | 그 여름 산책의 두 사람은 누구였을까 1부 사랑과 죽음 세 상자의 선택 작품 해제 | 사랑의 선택 뒤에 숨어 있는 죽음 보론 | 코델리아는 왜 침묵하는가 보론 | 왜 하필 세 번째인가 2부 우리는 죽음을 믿지 않는다 전쟁과 죽음에 대한 고찰 작품 해제 | 문명은 인간을 얼마나 바꾸었는가 보론 | 무의식은 정말 자기 죽음을 믿지 않는가 3부 잃어버린 것은 어디로 가는가 애도와 멜랑콜리아 작품 해제 | 잃어버린 사람은 우리 안에서 어디로 가는가 에필로그 옮긴이 해설 | 다시 사랑할 수 있는가 부록 원문 출처 프로이트 연보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지크문트 프로이트 (Sigmund Freud) (지은이)
근대화 물결이 일렁이는 기회의 도시이자 이민자에게 개방적인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제 막 네 살이 된 프로이트가 가족과 함께 이주했다. 빈 대학교에서 의학을 전공하여 신경생리학 의학박사가 되었지만, 마취제 개발과 정신장애 등 다른 학문 영역에 더 깊은 관심을 두었다.
1880년 프로이트의 당시 후원자였던 요셉 브로이어가 프로이트에게 들려준 환자, 일명 ‘안나 O’의 사례. 프로이트는 이때 대화치료 개념을 구상하여 후에 카우치 상담의 원리를 세웠다.
정부 장학금을 받아 5개월 동안 머문 파리 살페트리에르 병원에서 최면을 이용해 환자의 여 근대화 물결이 일렁이는 기회의 도시이자 이민자에게 개방적인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제 막 네 살이 된 프로이트가 가족과 함께 이주했다.
빈 대학교에서 의학을 전공하여 신경생리학 의학박사가 되었지만, 마취제 개발과 정신장애 등 다른 학문 영역에 더 깊은 관심을 두었다. 1880년 프로이트의 당시 후원자였던 요셉 브로이어가 프로이트에게 들려준 환자, 일명 ‘안나 O’의 사례.
프로이트는 이때 대화치료 개념을 구상하여 후에 카우치 상담의 원리를 세웠다. 정부 장학금을 받아 5개월 동안 머문 파리 살페트리에르 병원에서 최면을 이용해 환자의 여러 증상을 치료하는 샤르코에게 감명받아 히스테리 연구를 본격 시작하였다.
1895년 브로이어와 함께 『히스테리 연구』를 출간하며 정신분석학의 기초를 마련했다.
정신분석학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꿈의 해석』을 1900년에 발표한 뒤 자유연상 기법을 도입해 환자의 무의식을 탐색하며 심리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1930년 괴테상을 수상하며 업적을 인정받았으나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1938년 영국 런던으로 이주했다. 지독한 애연가였던 그는 1922년부터 구강암으로 육체적 고통에 시달렸지만 연구와 저술을 멈추지 않았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주치의 슈어에게 약물 투여 안락사를 부탁하고 1939년 9월 23일 생을 마감했다.
이경인 (옮긴이)
출판 편집 일을 하며 오랫동안 글을 써 왔다. 문학과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언젠가 자신의 책을 세상에 내놓을 날을 기다리며, 먼저 「덧없음에 대하여」를 더 많은 이들에게 건네고 싶어 번역을 시작했다. 함께 실은 세 편의 글 역시 사랑과 상실 앞에 선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리라 믿는다.
옮긴 책으로 『샤먼의 여행: 입문자를 위한 안내서』가 있다. 지금은 G. K. 체스터턴의 『침대에 누워 있는 것에 대하여』를 엮고 있으며, 산문집 『까마귀는 원래 은빛이다』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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