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초등교사 양성우 씨,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생명 전해

  • 입력 2026.08.2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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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26년간 초등학교 교단을 지킨 교사 양성우 씨가 뇌사 상태에서 장기를 기증해 5명에게 생명을 나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8월 6일 제주한라병원에서 양성우 씨(52)가 심장과 폐, 간, 신장 양측을 나누고 인체조직인 피부까지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양 씨는 2024년 뇌출혈로 쓰러져 치료를 받은 뒤 상태가 다소 나아졌으나, 올해 4월 말 뇌경색 초기 진단을 받았다. 재활을 이어가던 중 7월 31일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고 수술과 치료에도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뇌사에 이르렀다. 평소 남을 돕고 배려하며 살아온 고인의 삶을 지켜본 가족은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아내 강산주 씨는 “남편은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 했고, 의식이 있었다면 장기기증을 선택했을 사람”이라며 “떠나기 전 누군가에게 생명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양 씨는 2000년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뒤 26년간 교단을 떠나지 않았다. 형편이 어렵거나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세심히 살피며 끼니를 챙기고, 집을 나간 아이를 직접 찾아 나서는 등 아이들을 향한 마음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건강이 무너진 뒤에도 교단을 향한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2024년 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다가 뇌출혈로 교장직을 내려놓았지만, 다시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는 의지로 재활에 매달려 2025년 9월 평교사로 복귀했다. 퇴근 후 치료를 받으면서도 다음 날 수업을 준비했고, 올해 6월 병가를 낸 뒤에도 학생들 곁으로 돌아가겠다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아픈 몸을 이끌고도 교단 복귀를 고집한 대목에서 교직에 대한 그의 진심이 드러난다.

가정에서는 다정한 남편이자 친구 같은 아빠였다. 계절마다 두 아들과 산과 바다를 찾을 만큼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겼고, 한 번 맺은 인연은 오래도록 이어갔다. 장례식과 발인식에는 제자와 동료 교사, 학부모 등 150명이 넘는 이들이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다. 아내 강 씨는 마지막 인사에서 “사랑해 주고 예뻐해 줘서 고마워. 오빠를 만나 정말 행복했어. 이제는 아픔 없는 곳에서 좋아하는 축구도 하고, 마음껏 여행하며, 웃으면서 지내”라며 “두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게. 우리 두 아들도 자랑스럽고 다정한 아빠를 많이 사랑하고 존경하고 있어”라고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26년간 초등교사로 아이들을 따뜻하게 보살핀 양성우 님은 마지막 순간 5명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전했다”며 “고인이 교단에서 나눈 따뜻한 마음이 이제 새 생명을 얻은 이들의 삶 속에서 오래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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