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톤즈’ 소년 조셉 볼, 16년 만에 남수단 첫 신경과 전문의로

  • 입력 2026.08.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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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울지마 톤즈’에서 고(故) 이태석 신부와 함께 화면에 담겼던 남수단 소년 조셉 볼(Joseph Bol)이 남수단 최초의 신경과 전문의가 됐다. 이태석 신부를 만나 의사의 꿈을 키웠던 소년이 16년 만에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의로 성장한 것이다.

조셉이 꿈을 이루기까지는 국경을 넘은 인연이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백혈병 진단을 받고도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던 고(故) 권성현 군은 끝내 꿈을 펼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권 군의 부모는 아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다른 청년을 통해 잇겠다며 이태석재단에 6년치 학비를 기부했고, 재단은 조셉을 ‘권성현 장학생’으로 선발해 학업을 지원했다. 조셉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대학교 부속 블랙 라이언 병원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얻었다.

에티오피아를 직접 찾아 조셉을 만난 이태석리더십아카데미 구진성 대표는 “조셉은 블랙 라이언 병원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의사였다”며 “무엇보다 조셉의 방에 이태석 신부님의 사진이 걸려 있는 모습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조셉은 권성현 군의 부모에게도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두 분께 받은 사랑과 도움을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셉의 성장에는 또 다른 인연도 닿아 있다. 하버드 의대 신경외과 박기범 교수가 과거 블랙 라이언 병원에서 의료봉사를 하며 가르쳤던 학생이 훗날 교수가 됐고, 그 교수가 다시 조셉을 지도했다.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의술과 가르침이 세대를 건너 이어진 셈이다. 박 교수는 조셉이 전문의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필요한 도움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셉의 사연은 유튜브 채널 ‘구수환PD의 공감36.5’를 통해 공개돼 이틀 만에 조회수 8만 회를 넘어섰다. 한 소년에게 심어진 의사의 꿈이 한 나라의 첫 전문의라는 결실로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런 사례가 일회성 미담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인재 양성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함께 짚어볼 대목이다.

조셉은 이태석재단이 추진하는 ‘이태석 2.0 프로젝트’의 인재양성 모델이 실제 성과로 이어진 첫 사례로 꼽힌다. 재단은 지난 7월 이태석 신부의 제자 9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원광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연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의과대학을 졸업했거나 6학년에 재학 중인 예비 의료인이다. 이태석재단은 남수단과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교육·의료·식수 지원 사업을 벌이는 UN NGO 공익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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