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비리를 걸러내기 위해 운영 중인 공동주택 관리 비리 조기경보시스템에서 올해 전국 7851개 단지가 비리 의심 경보를 한 차례 이상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관리비 공개 의무가 있는 공동주택 2만1729곳 가운데 36.1%에 해당한다. 그러나 경보가 울린 뒤 지방자치단체가 실제 점검을 했는지, 위반사항을 적발해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부과, 수사의뢰 등 처분을 했는지를 관계기관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원은 지자체의 점검·감사 여부와 위반사항 적발, 후속 처분 현황에 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국토부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6곳의 자료만 제출했으며, 시도마다 집계 기준이 달라 전국 단위 실태를 비교하기 어려웠다. 경보 기준 개편 뒤 경보 건수와 단지 수도 크게 줄어든 가운데, 허 의원은 점검·적발·처분 결과를 시스템에 남기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개 의무 단지 36.1%에서 경보
조기경보시스템에서 올해 비리 의심 경보가 한 건 이상 발생한 공동주택은 전국 7851개 단지다. 관리비 공개 의무가 있는 단지 2만1729곳을 기준으로 하면 36.1%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의원이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경보가 발생했다는 것은 시스템이 관리 자료에서 이상 징후를 포착했다는 뜻이며, 경보 단지에서 비리가 실제로 확인됐다는 의미와는 구분된다.
공동주택 관리 비리 조기경보시스템은 국토부가 2022년 구축해 부동산원에 운영을 맡긴 제도다. 시스템은 공동주택 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등록된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 회계감사 자료, 공사·용역업체 선정 내역 등을 분석해 이상 징후가 있는 단지를 선별한다. 부동산원은 경보 결과를 지자체가 열람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경보 항목이 5개 이상인 단지는 국토부에도 별도로 통보한다. 이처럼 경보 결과가 지자체와 국토부에 전달되는 구조지만, 경보가 나온 뒤 점검과 처분이 어떻게 진행됐는지에 관한 자료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보 이후 점검·처분 기록 없어
부동산원은 의원실이 경보 발생 이후 지자체의 점검·감사 시행 여부와 위반사항 적발 여부를 질의하자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시정명령, 과태료 부과, 수사의뢰 등 처분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자료도 없다는 취지다. 시스템은 이상 징후를 찾아 경보를 내고 지자체가 이를 열람하도록 하지만, 각 지자체가 해당 단지를 점검했는지, 점검 과정에서 위반사항을 확인했는지, 어떤 후속조치를 했는지를 운영기관이 한곳에 모아 관리하지 않는 상황이다.
국토부가 제출한 자료도 전국 현황을 보여주지 못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국토부는 17개 시도 가운데 6곳의 자료만 제출했고, 제출 자료도 시도별로 집계 기준이 달랐다. 따라서 자료를 통해 전국의 점검·적발·처분 실태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려웠다. 국토부와 부동산원이 경보 단지 목록을 지자체에 전달해 온 것과, 지자체가 실제 조치를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결과 기록이 갖춰져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남았다. 경보가 발생한 단지 수는 집계됐지만 이후의 점검 여부와 처분 결과는 전국 단위로 확인할 수 없는 구조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이상 징후가 5개 이상인 단지 목록을 첨부해 각 시도에 지도·감독을 요청하는 공문을 다섯 차례 보냈다. 허 의원실은 공문에 조기경보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달라는 내용은 있었지만, 지자체에 실제 점검 여부와 적발·처분 결과를 보고하라는 요구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원실에 따르면 공문에는 관련 결과를 정기적으로 국토부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기준 개편 뒤 경보 단지 급감
국토부와 부동산원은 지난해 12월 단순 오기나 미입력 등 실제 비리와 관련성이 낮은 항목을 정비한다는 취지로 조기경보 기준을 개편했다. 이상 징후 항목은 기존 31개에서 20개로 줄었다. 허 의원실이 지난해 말 자료에 개편 전후 기준을 각각 적용해 비교한 결과, 경보 건수는 8만1241건에서 1만80건으로 87.6% 줄었고 경보 단지는 1만9752곳에서 7737곳으로 60.8% 감소했다. 국토부에 별도로 통보되는 5개 이상 항목 경보 단지는 개편 전 8255곳에서 개편 후 7곳으로 줄었다.
| 구분 | 개편 전 | 개편 후 | 감소 |
|---|---|---|---|
| 이상 징후 항목 | 31개 | 20개 | 11개 |
| 경보 건수 | 81,241건 | 10,080건 | 87.6% |
| 경보 단지 | 19,752곳 | 7,737곳 | 60.8% |
| 5개 이상 경보 단지 | 8,255곳 | 7곳 | 8,248곳 |
개편 전후 수치는 같은 지난해 말 자료에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해 비교한 결과다. 올해 실제 경보를 받은 단지가 7851곳이라는 집계와는 기준과 시점이 다르다. 허 의원실은 특히 국토부에 통보되는 5개 이상 경보 단지가 개편 전 8255곳에서 개편 후 7곳으로 바뀐 점을 제시했다. 기준을 줄이면서 전체 경보 건수와 경보 단지 수가 감소한 것과 함께, 국토부에 별도로 전달되는 경보 단지 규모도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삭제 항목에 수의계약 공개 등 포함
개편 과정에서 삭제된 항목에는 최근 1년간 수의계약 결과를 한 번도 공개하지 않은 단지가 포함됐다. 국토부가 2022년 주요 이상 징후로 제시했던 항목으로, 기준 개편 직전에도 2380건의 경보가 발생했다. 관리비 등 통장 잔액에 대한 은행조회서나 잔액증명서를 등록하지 않은 회계감사인 관련 항목도 삭제됐다. 이 항목에서는 개편 직전 1530건의 경보가 나왔다. 두 항목은 실제 비리와 관련성이 낮은 항목을 정비한다는 취지의 기준 개편으로 조기경보 목록에서 빠졌다.
국토부는 올해 5월 관리비 비리 처벌 강화와 수의계약 대상 제한 등을 담은 ‘공동주택 관리비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허 의원실은 수의계약 관련 이상 징후 항목이 그보다 앞서 조기경보시스템에서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또 국토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5개 이상 경보 단지 목록을 첨부해 시도에 다섯 차례 지도·감독을 요청했지만, 점검과 적발·처분 결과를 보고하라는 요구는 공문에 없었다고 밝혔다. 부동산원이 후속조치 자료를 보유하지 않고 국토부도 일부 시도 자료만 제출한 점과 함께, 경보 기준과 결과 관리가 모두 제도 보완 과제로 제기됐다.
허 의원은 “비리를 조기에 잡겠다고 만든 시스템이 경보를 띄웠는데도 정부는 실제 점검과 처분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있다”며 “지자체의 점검·적발·처분 결과가 시스템에 반드시 남도록 제도화하고 실제 적발 사례를 토대로 경보 기준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국토부 공문에는 점검·처분 결과를 정기적으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지자체의 조치 결과를 시스템에 기록하도록 하는 제도화와 경보 기준 재점검은 허 의원이 제시한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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