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21일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자택과 중앙선관위 청사를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노 전 위원장이 재임 중 배우자를 동반한 해외 출장에 선관위 예산을 썼다는 의혹과, 출장 결과보고서에 허위 내용이 기재됐다는 정황을 확인하기 위한 강제수사다. 압수수색이 진행된 이날 중앙선관위 직원 한 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직원은 전날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선관위는 계속된 수사로 직원이 심리적 부담을 겪었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사망 경위는 관계 기관의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노태악 자택과 중앙선관위 청사 동시 압수수색
특검팀은 21일 오전 8시10분께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어 오전 9시께부터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에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에는 파견 검사 2명과 수사관 7명 등 총 12명이 투입됐다. 특검팀은 두 장소에서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 수사 대상 | 시작 시각 | 투입 인력 |
|---|---|---|
| 노태악 전 위원장 자택 | 8시 10분 | 12명 |
| 파견 검사 | - | 2명 |
| 수사관 | - | 7명 |
압수수색 영장에는 업무상 횡령과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보도됐다. 이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하려는 혐의이며,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특검팀은 노 전 위원장 재임 중 해외 출장과 관련해 선관위 관계자가 공식 문서인 국외출장결과보고서에 허위 사실을 쓴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선관위 전·현직 위원과 직원 등의 외유성 출장을 비롯해 기관 운영 전반의 방만 운영 의혹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확보한 휴대전화와 선관위 자료를 분석해 출장 의혹과 기관 운영 관련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배우자 동반 해외 출장과 보고서 허위 기재 의혹
노 전 위원장은 중앙선관위원장 재임 중 세 차례 해외 출장에 배우자를 동반하고, 관련 경비를 선관위 예산으로 집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앞서 선관위 방만 운영 등을 수사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출장 과정에서 배우자를 수행하는 전담 직원이 배치됐다는 자료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장 결과보고서에는 해당 직원이 노 전 위원장 등과 함께 현지 관계자를 면담하는 등 공식 일정에 참석한 것으로 적혔지만, 실제로는 배우자의 별도 일정에 동행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특검은 이런 출장 집행과 기록이 적절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이 압수수색에 나선 배경에는 보고서 작성과 출장 경비 집행에 대한 의혹이 함께 있다. 특검은 중앙선관위 관계자가 공문서인 국외출장결과보고서에 허위 내용을 기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영장에는 업무상 횡령,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혐의가 기재됐다. 다만 공개된 자료에는 허위 기재로 지목된 문구나 출장별 지출액, 관련자별 구체적인 역할은 제시되지 않았다.
노 전 위원장을 둘러싼 수사는 출장 의혹에 한정되지 않는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22년부터 지난 6월 지방선거 때까지 중앙선관위원장을 지냈으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국민참정권 침해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노 전 위원장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무유기 등 혐의로 입건됐고, 외유성 출장 의혹으로도 수사를 받아왔다. 특검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출장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선관위 전·현직 위원과 직원의 외유성 출장, 기관 운영 전반의 방만 운영 의혹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영장 기각 뒤 진행된 전직 위원장 자택 수사
이번 압수수색 전에도 특검은 전·현직 고위 법관을 대상으로 강제수사를 시도했다. 특검은 지난 12일 대법관 등 전·현직 고위 법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은 14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21일 노 전 위원장의 자택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노 전 위원장은 중앙선관위원장을 지내기 전 대법관으로 재직했다.
과거 서울중앙지검은 2018년 9~10월 사법농단 의혹 수사 과정에서 고영한 전 대법관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고위 법관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번 수사는 노 전 위원장의 출장과 선관위 운영 관련 의혹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압수수색 영장의 청구와 기각, 이후 집행에 이르는 과정은 각각 별도의 절차로 진행됐다. 노 전 위원장에 대해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관련 수사를 했을 때는 강제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특검은 압수물을 분석한 뒤 관련자들의 책임 소재를 확인하겠다고 밝혔으며, 노 전 위원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압수물 분석 이후 검토될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노 전 위원장의 출국금지 기간도 연장해 수사를 이어왔다. 출장 국가를 노 전 위원장이 선정했고 배우자 관련 예산 편성 내역도 알고 있었다는 진술을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확보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 진술의 구체적인 내용과 사실관계는 수사로 확인될 사안이다.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압수물 분석 결과나 노 전 위원장에 대한 조사 일정이 확정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피의자 조사 다음 날 숨진 선관위 직원
중앙선관위 직원 A씨는 2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봉담읍의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중앙선관위 선거기반과 소속 사무관급 5급 공무원인 40대 남성으로 보도됐다. 경찰은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원문 자료는 A씨가 아파트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으며, 경찰이 공개한 유서에는 특검 수사 과정에서 느낀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망 전날인 20일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입찰방해와 업무상 배임 혐의에 관한 조사를 받았다. 중앙선관위는 A씨가 심야까지 조사를 받은 뒤 다음 날 아침 사망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21일 입장문에서 “중앙선관위는 특검의 압수수색 등 수사 절차에 성실하고 투명하게 협조했다”며 “우리 위원회 직원이 계속된 수사로 인해 극심한 심리적 부담을 겪고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된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또 관계 기관을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가 조속히 확인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필요한 수사 절차에 계속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히면서 특검에 수사 과정에서 직원들의 인권 등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검은 노 전 위원장 자택과 중앙선관위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 외유성 출장과 기관 운영 의혹의 실체, 관련자의 책임 소재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A씨의 사망 경위는 관계 기관이 조사 중이며, 선관위는 정확한 경위가 확인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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