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좋은 생각이 났다

  • 입력 2026.10.1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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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제공

「좋은 생각이 났다」이 2026년 10월 16일 나왔다. 지은이는 송진권 지음, 김윤이 그림이다. 펴낸 곳은 창비이다.

분야는 어린이, 정가는 14,000원, ISBN은 9788936450700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구수한 입담과 소박한 언어로 다진 그리운 풍경 작고 여린 존재를 향해 열린 다정한 동심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진 순박한 풍경을 자신만의 시어로 빚어 온 송진권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 『좋은 생각이 났다』가 출간되었다.

천상병시문학상, 백석문학상 등을 통해 뚜렷한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은 송진권 시인은 이웃 간의 정이나 마당을 지키던 옹기처럼 현대 사회에서 보기 어려워진 것들을 또렷하게 기억하며, 오늘의 어린이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풍경으로 되살린다.

구성진 입담과 감각적인 묘사가 감칠맛을 더하는 가운데 저마다의 이야기를 간직한 존재들이 특별한 사연을 풀어놓는다. 이야기를 품은 사물들, 송아지나 개 같은 동물들, 가까운 친구나 가족들과 마음을 포갰던 순간들이 체온처럼 따스하게 전해진다.

작고 여린 것들을 기억하려는 마음이 우리의 삶을 구원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시인의 미더운 목소리가 오래도록 울림을 남길 책이다. 총 59편 수록.

작고 여린 것들을 호명하는 애틋하고 다정한 시인의 목소리 송진권 시인은 2004년 창비신인시인상을 받은 뒤 20년 넘게 독자적인 시 세계를 다져 왔다.

천상병시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 박재삼문학상, 백석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통해 걸출한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은 시인은 “우리 시대 백석 시인의 현현(顯現)”(천상병시문학상 심사평)이라는 평에 걸맞게 어린 시절과 고향 마을을 주 무대로 시 세계를 펼친다.

오감을 깨우는 시어와 생명력 깃든 토속어를 통해 사람 냄새 나는 옛 농촌의 풍경을 손에 잡힐 듯 빚어내는 시인은 스스로를 “작고 소박한 데서 행복을 찾는 사람”(2023년 『경향신문』 인터뷰)이라고 말한다.

송진권의 신작 동시집 『좋은 생각이 났다』는 작고 여린 존재를 향해 한없이 다정한 동심으로 가득하다. 시인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주인공으로 삼고, 그 모습에 자신을 겹쳐 본다. 다른 존재의 아픔을 헤아리는 마음은 곧 자신을 보듬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어린이 화자는 그 다정함을 조금씩 실천하며 한 걸음 더 성장해 나간다.

징거미는 집게발이 있지만/너무 작고 약해서 아무도 깨물지 못합니다/징거미는 새우와 가재의 중간쯤 되는 놈인데/세상에서 없어져도 아무도 모를 겁니다(…)징거미가 있든 없든/사람들은 살아가고/새들은 날고 개들은 짖어 대겠지요//어릴 때 별명이 징거미였던 나는/그래도 징거미를 기억할 겁니다 -「징거미」 부분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작은 존재를 끝내 기억하겠다는 마음은 다른 시편들에서도 이어진다.

시인의 시선은 기꺼이 자신을 내어 주고,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들에게 오래 머문다. 어렵게 배운 글로 동네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읽고 써 주었던,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우리 엄마 가네코」)와 장난꾸러기 아들의 잘못을 덮어 주려 남의 과수원에서 품을 팔았던 아버지(「나비는 날아가고」)가 그렇다.

이뿐만 아니라, 줄기가 화살 깃 모양을 닮았다는 이유로 남들이 ‘화살나무’라 부르는 식물을 향해 시인은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고/봄마다 새순을 내어/산토끼나 고라니의 먹이가 되”는 존재라 치켜세우며 본래의 이름 ‘홑잎나무’를 되돌려 준다(「홑잎나무라 부를래」).

이 다정한 시선은 다른 존재의 슬픔 앞에서 망설임 없이 몸을 움직이는 어린이에게로 이어진다. 송아지가 팔려 간 날, 목 놓아 우는 어미 소를 위해 외양간으로 기어들어 “송아지가 되어 주는”(「송아지가 팔려 가면」) 모습은 잔잔한 여운을 자아낸다.

어린이 독자는 그 다정하고 용감한 위로에 마음을 포개며, 다른 존재의 슬픔에 기꺼이 다가서는 부드러운 마음을 배우게 될 것이다.

살아 있는 충북 사투리를 담은 구수한 말투와 오감으로 느끼는 감각적인 묘사의 조화 송진권의 시는 꾸민 데 없이 수수하지만 동시에 풍성한 감각을 실어 나른다.

충북 옥천의 ‘못골’에서 태어나 자라 아직도 고향 인근에서 살고 있는 시인의 살아 있는 충북 사투리를 읽다 보면, 어느덧 정감 있는 풍경 속에 있는 듯하다.

“못골 골짜기에 고욤이 새카맣게 익어 떨어졌디야/물총새가 오박골에 새끼를 깠디야/뭐 하냐구,/빨랑 나오라구 부를 것만 같아”(「대장에게」)와 같이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그리운 친구를 부르는 목소리는 살아 숨 쉬듯 생생하다.

“우리 동네엔 베락시런 가시나들이 많이 살았어/오죽하면 호랭이 배싹 물어갈 것들이라고도 하고/베락도 볶아 먹을 것들이라고도 했지만/하도 베락시러우니 호랑이도 못 물고 가고 베락도 피해 다녔지”(「베락시런 가시나들이」)에서처럼 표준어 입말 속에 사투리 단어를 담아 언어의 리듬감을 더하기도 한다.

구수한 말맛과 나란히 놓이는 것은 오감을 깨우는 선명한 이미지다. 시편마다 만지고 듣고 맛볼 수 있을 듯한 장면들이 펼쳐진다.

불을 끄고 누워서 “저희들끼리 달각달각” 대화를 나누는 참깨 형제(「깨톨」), 엄마와 밭일을 하다 시큼한 ‘시굼풀’을 뜯어 먹고 잔뜩 찡그리는 순간(「우리 엄마 가네코 3」), 검댕 묻은 생쥐 한 마리가 하얀 연기 자욱한 쥐구멍에서 화를 내며 툭 튀어나오는 장면(「새하얀 거짓말」)에서는 소리와 맛, 이미지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그뿐만 아니라, 솔가지와 말린 고추를 태우고 후춧가루를 뿌려 다람쥐를 잡으려 하는 장면(「다람쥐 잡기」), 손에 잡힌 참새의 심장 뛰는 소리를 ‘만지는’ 순간(「참새 사냥」)에서는 냄새나 촉감까지 또렷하게 느껴진다.

도시 생활에 익숙한 오늘날의 어린이에게는 낯설고 생경하지만, 누군가의 어린 시절에는 더없이 친숙했을 일상의 감각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어린이 독자는 시골의 소박한 풍경과 삶의 결을 오감으로 마주하여, 세대를 넘어 전해지는 생활의 감각과 정서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그림책작가 김윤이가 쾌청한 화풍으로 표현한 그림이 더해지면서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때로는 웃음 짓게 하고, 때로는 눈물 나게 하는 솜씨 좋은 이야기꾼의 맛깔 나는 동시 『좋은 생각이 났다』에서 시인은 “잊혀 간 사소한 미물들, 세상의 눈에는 무가치해 보이는 사물들, 그리고 삶의 노고에 지친 어른들과 사라진 옛 이웃들을 다정하게 호명”한다(송선미, 해설). 한 편을 읽으면 다음 편이 궁금해지는 힘은 선명한 시어에 더해 시마다 깃든 이야기에서 나온다.

좁은 여울에 살지만 꿈을 간직한 꾸구리(「꿈꾸는 꾸구리」), 고추장 단지와 된장 단지의 결혼식 날, 짝사랑하던 고추장 단지를 떠나보내며 가슴에 금이 가는 소금 단지를 비롯한 옹기 식구들(「장독대가 있는 풍경」)이 자기의 사연을 조잘조잘 풀어놓는다.

화자와 함께 말썽을 부리던 친구였지만 서울 공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난 ‘대장’(「대장에게」)도 잊을 수 없다. 시 속 존재들은 저마다의 바람과 사연을 품고 살아간다. 시인은 질박한 말투와 이야기 솜씨로 사연 하나하나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야기책을 읽듯 가뿐하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린이 독자는 만물이 저마다의 존재 이유를 간직하고 있음을 깨닫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조금 더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송진권 시인은 잊히고 사라진 줄 알았던 존재들의 이름을 부르고 자리를 내어 준다. 이제는 볼 수 없는 풍경과 사람들도 시인의 기억과 이야기를 통해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아름다운 추억이 오래도록 삶을 지탱하듯, 사라진 것들을 잊지 않고 간직하는 마음의 가치를 일깨우는 이 동시집은 미래를 향해 멀리 가는 어린이들이 마음속 한편에 간직할 보물이 될 것이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시인의 말 | 두고 온 것들에게 제1부 이파리 들추지 않을게 산 밑 집 | 나는 개구리 | 개구리 | 순영이네 고양이 | 깨톨 | 쌀방개야 똥방개야 | 꿈꾸는 꾸구리 | 징거미 | 시루 | 꿀떡 | 장독대가 있는 풍경 | 새하얀 거짓말 | 수수미꾸리 | 다람쥐 잡기 | 우리 아부지 내 이름 호적에 올리러 갈 때 | 할아버지가 심은 감나무 아래 제2부 송아지가 되어 주는 거야 우리들의 여름 방학 | 우리 학교 | 지구가 아직도 멀쩡한 건 | 대장에게 | 소 모는 아이의 말 | 소와 유동 | 베락시런 가시나들이 | 천둥벌거숭이들도 | 나는 천둥 벼락이 | 시인이 되려면 | 참새 사냥 | 우리 엄마 가네코 | 우리 엄마 가네코 2 | 우리 엄마 가네코 3 | 나비는 날아가고 | 마지막 수업 | 송아지가 팔려 가면 제3부 발자국이 수북하다 내가 기른 모든 개들 | 개는 주인을 고르지 않아 | 소시지의 힘 | 홑잎나무라 부를래 | 의심 많은 엉머구리 | 기사와 공주 | 퇴비 나눠 주는 날 | 흰여울마을에 | 발자국은 놓고 | 솔미 이장님이 | 게으름뱅이 대추나무 | 덤불 속 | 구유 제4부 같이 왔던 애들은 다 어디 갔지 나의 이름은 | 반딧불이 | 복어에게 | 술병 속의 개미가 | 자기를 잃어버린 사람 | 그가 맡겨 둔 것 | 고길동 아저씨께 | 은행나무에서 꺼낸 이야기 | 아무 데도 없는, 어디에나 있는 | 활과 화살 | 산 너머 저쪽 | 오박골 골짝 물이 말하길 | 달이산 해설|여기가 산 너머 저쪽이라는 걸_송선미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송진권 (지은이)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자랐다. 2004년 창비신인시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자라는 돌』 『거기 그런 사람이 살았다고』 『원근법 배우는 시간』, 동시집 『새 그리는 방법』 『어떤 것』 등을 펴냈다. 천상병시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 박재삼문학상, 백석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 : 2023년 백석문학상, 2019년 천상병시문학상, 2004년 창비신인시인상 김윤이 (그림)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해, 그림책작가가 되었다. 충청북도의 어느 계곡에 발 담그고 앉아 따뜻한 찰옥수수와 참외를 먹던 여름 방학을 떠올리며 이 책의 그림을 그렸다. 『꿈꾸는 동그라미』 『순천만』 『감자 이웃』 『밀짚모자』 『북한산 초록』 『나무 그림자에 숨은 날』 『오늘은 오늘의 플리에부터』 『평창빌라 반달이 관찰기』 『발레가 좋으면』을 쓰고 그렸고, 『위대한 밥상』 『좋은 아침』 『하늘빛 마음』 등에 그림을 그렸다.

SNS : https://instagram.com/yunyee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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