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리 3·4호기와 한빛 1·2호기의 사고관리계획서를 승인하고, 계획 이행에 필요한 설비 설치·교체를 위한 운영변경도 허가했다. 물리적방호 체계를 정비하는 법령 개정안도 의결했다. 반면 한국수력원자력이 신청한 고리 3·4호기 계속운전허가안은 심의를 마치지 못해 다음 회의에 다시 올리기로 했다. 원안위는 10월 15일 제2026-16회 회의를 열어 안건 2건을 심의·의결하고, 계속운전허가안 1건을 재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고관리계획서 승인과 계속운전허가 심의는 이날 함께 다뤄졌지만 별개의 안건으로 처리됐다.
고리·한빛 4기 사고관리계획서 승인
원안위가 의결한 첫 번째 안건은 한수원이 신청한 고리 3·4호기와 한빛 1·2호기의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안 및 운영변경허가안이다. 사고관리계획서는 중대사고를 포함한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확대를 방지하고 영향을 완화해 안전한 상태로 회복하기 위한 전략과 이행 체계, 설비 등 관련 조치를 규정한 문서다. 해당 안건은 2026년 9월 11일 제2026-14회 회의에 처음 상정됐고, 9월 30일 제2026-15회 회의에서 재상정된 뒤 이번 회의에서 의결됐다.
한수원은 2015년 6월 원자력안전법 개정에 따라 2019년 6월 고리 3·4호기와 한빛 1·2호기를 포함한 원전 28기의 사고관리계획서를 제출했다. 원안위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질의·답변과 현장실사 등을 통해 네 원전의 사고관리전략과 이행 체계 등 사고관리능력이 허가기준에 부합하는지 심사했다.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도 2025년 1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약 9개월 동안 총 6차례 사전검토를 진행해 KINS 심사 결과가 적절한지 확인했다. 원안위는 심사와 검토 결과를 종합해 사고관리계획서가 원자력안전법 제21조 제1항 제6호의 기준을 충족한다고 의결했다.
앞서 원안위는 APR1400 원전인 새울 1·2호기와 신한울 1·2호기 등 4기의 사고관리계획서를 2025년 1월 승인했고, 고리 2호기는 2025년 10월 승인했다. 이번 의결 대상은 고리와 한빛의 각 2기다. 원안위가 승인한 것은 사고관리계획서이며, 고리 3·4호기의 계속운전허가 여부는 별도 안건으로 심의가 이어진다.
사고대응 설비 20건 설치·교체 허가
한수원은 사고관리계획서에 담긴 대응 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다중방어사고대응전략(MACST)에 따른 설비 설치·교체도 신청했다. 신청 내용은 외부주입유로와 전원공급 기기, 공기공급유로를 새로 설치하고 수위계측기를 교체하는 것이다. 원안위 자료에 따르면 고리 3·4호기와 한빛 1·2호기에서 각각 10건씩, 모두 20건의 설비 설치 또는 교체가 허가 대상에 포함됐다.
| 대상 | 설비 설치·교체 허가 건수 |
|---|---|
| 고리 3·4호기 | 10건 |
| 한빛 1·2호기 | 10건 |
| 합계 | 20건 |

원안위는 설비 변경 사항을 내진·내환경 검증, 화재안전성, 사고 때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 기기생존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다중방어사고대응전략 관련 설비의 신설·교체를 위한 운영변경허가가 원자력안전법 제21조 제1항의 허가기준을 충족한다고 확인했다. 이번 허가에는 설비를 새로 설치하는 사항과 기존 수위계측기를 교체하는 사항이 함께 담겼다.
이번 사고관리계획서 승인과 운영변경허가는 계획에 적힌 사고 대응 전략과 설비 변경에 관한 심의·의결이다. 고리 3·4호기의 계속운전허가안은 이와 달리 원전의 설계수명 이후 운전을 허가할지를 다루는 안건이다. 원안위는 사고관리계획서와 설비 변경을 승인하면서도 계속운전허가안은 추가 자료 등을 반영해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
물리적방호 규정 제출·처리 절차 구체화
두 번째 의결 안건은 물리적방호 체계 정비와 관련한 방사능방재법 하위법령 개정안이다. 물리적방호는 핵물질과 원자력시설에 대한 안팎의 위협을 사전에 막고, 위협이 발생하면 신속히 탐지해 대응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뜻한다. 원안위는 원자력시설의 물리적방호 책임 범위를 넓힌 법 개정에 맞춰, 하위법령에서 관련 문서의 제출 시기와 처리기간, 작성방법 등을 구체화하는 안을 의결했다.
방사능방재법은 2026년 3월 공포됐고 2027년 4월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 법은 기존 원안위 허가를 받은 원자력사업자에 한정됐던 물리적방호 책임을 표준설계인가 신청자와 건설허가 신청자, 건설·운영허가 신청자까지 확대했다. 하위법령 개정안은 법 시행에 필요한 물리적방호규정 등의 제출 절차를 담았다. 물리적방호규정 등에는 물리적방호 시설·설비와 운영체제, 방호비상계획, 정보시스템 보안규정이 포함된다.
제출 시기는 표준설계물리적방호규정 등, 예비물리적방호규정 등, 최종물리적방호규정 등으로 단계별 구분한다. 각 문서는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해당 인허가 신청 때 제출하도록 명시하고, 승인 처리기간은 24개월 이내로 정했다. 시설의 설계·건설 단계에 맞춰 물리적방호규정 등을 작성하는 방법도 규정했다. 원안위는 관계기관 의견 조회와 입법예고 등 행정절차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고리 3·4호기 계속운전안 추가 심의
세 번째 안건인 고리 3·4호기 계속운전허가안은 한수원이 신청한 사안이다. 고리 3·4호기는 1979년 건설허가를 받았고, 운영허가는 고리 3호기가 1984년, 고리 4호기가 1985년에 각각 받았다. 두 원전의 40년 설계수명은 고리 3호기가 2024년 9월 28일, 고리 4호기가 2025년 8월 6일 만료됐다. 한수원은 설계수명 만료일부터 10년 동안 운영을 연장하기 위해 2022년 9월 26일 계속운전을 위한 주기적 안전성평가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는 KINS의 안전성 심사를 거쳤고,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에서 약 6개월간 사전검토가 이뤄진 뒤 원안위에 상정됐다. 원안위는 이번 회의에서 KINS 심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다만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와 주요기기의 수명평가에 관한 추가 자료 등 위원들이 요청한 사항을 반영해 안건을 재상정하기로 했다.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원안위는 10월 29일 회의에 계속운전허가안을 다시 올릴 계획이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이날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안은 표결로 처리됐으며, 박종운 동국대 교수와 진재용 변호사가 반대하고 최원호 원안위원장 등 7명이 찬성했다. 최 위원장은 계속운전 심의와 관련해 “원전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출된 안전 조치 사항과 이행 계획이 적절한지 등을 확인해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안위는 추가 자료와 공청회 관련 사항 등을 반영해 계속운전허가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다음 회의에서 계속운전허가안 재상정
원안위는 이번 회의에서 고리 3·4호기와 한빛 1·2호기의 사고관리계획서, 관련 운영변경허가, 물리적방호 하위법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고리 3·4호기 계속운전허가안은 재상정하기로 해 심의가 이어진다. 물리적방호 하위법령 개정안은 관계기관 의견 조회와 입법예고 등 행정절차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며, 계속운전허가안은 10월 29일 회의에서 다시 다뤄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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