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벼 종자 수확 적기 예측…현장 적용 오차 ±3일

  • 입력 2026.10.1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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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고온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상이 잦아지면서 벼 종자를 언제 거둘지 판단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 너무 일찍 수확하면 벼가 충분히 여물지 않고, 늦게 거두면 비를 맞거나 이삭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가 생겨 발아율과 종자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국립종자원과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은 재배지역과 품종, 출수일, 기상정보를 분석해 필지별 적정 수확시기를 예측하는 ‘AI 기반 종자 수확기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해 정부 보급종 생산현장과 지방정부, 민간 종자업체 등에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정부 보급종 벼 생산 필지에 적용한 결과 예측 시기는 실제 현장 수확 시기와 3일 안팎으로 일치했다.

재배지·출수일 입력하면 과거와 올해 기상 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생산자는 재배지역과 품종, 출수일 등 기본정보를 입력한다. 출수일은 벼 이삭이 나온 날짜다. 프로그램은 입력정보와 기상자료를 토대로 벼가 익어가는 정도를 분석하고, 필지별 적정 수확시기를 예측한다.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지역과 해당 연도의 날씨에 따라 벼가 익는 시기와 수확 적기가 달라질 수 있어, 지역과 생육 상황을 반영해 결과를 내도록 구성됐다.

분석에는 1980년부터 2025년까지 46년간의 적산온도 자료와 올해 기상정보가 쓰인다. 적산온도는 벼가 익는 데 영향을 주는 기온을 누적해 계산한 값이다. 참고 자료에 따르면 프로그램은 과거 평균과 최근 추세, 머신러닝, 다항식 회귀, 중기예보 등 다섯 가지 방법으로 수확 시기를 비교·예측한다. 생산자는 분석 결과를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으며, 그래프에는 온도 변화와 종자 성숙 시기, 예상 수확 시기 등이 제시된다. 이에 따라 날짜만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벼의 성숙 정도를 함께 살펴 수확 시기를 판단하게 된다.

국립종자원은 기존에는 농업인의 경험과 현장 관찰을 중심으로 수확 시기를 정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태풍이나 수확기 강우가 발생하면 경험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새 프로그램은 과거 기상자료와 올해의 기상정보를 함께 분석해 적정 수확시기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예측 결과는 현장 담당자가 보기 쉽도록 그래프로 제공되며, 생산자는 이를 토대로 벼의 여무는 정도와 날씨 정보를 살펴 수확 시기를 정할 수 있다.

너무 이르면 덜 여물고 늦으면 수발아 우려

종자용 벼는 수확 시기에 따라 발아율과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벼가 충분히 익기 전에 수확하면 종자가 덜 여물 수 있다. 반대로 수확을 늦추는 동안 비를 맞거나 이삭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가 발생하면 발아율과 종자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종자로 사용할 벼를 적기에 거두는 일이 생산 과정에서 중요한 이유다.

수확 시기를 정하기 어려워진 배경으로는 고온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상의 빈번한 발생이 꼽힌다. 기상 여건이 달라지면 벼가 익는 시기도 영향을 받는다.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지역이 다르거나 그해 날씨가 달라지면 수확 적기가 달라질 수 있다. 농업인이 익숙한 방식으로 관찰하고 판단하더라도 갑작스러운 태풍과 수확기 강우가 닥치면 대응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종자원은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충분히 익지 않은 벼를 무조건 서둘러 수확하도록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재배정보와 기상정보를 분석해 수확 가능한 시기를 예측하는 데 초점을 둔다. 참고 자료는 기상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예측된 수확 가능 시기 안에서 작업을 앞당기는 등 계획을 세우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자의 성숙 정도와 날씨를 함께 고려해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비가 오기 전 수확 여부를 고민하는 생산자는 프로그램의 예측 결과와 현장 상황을 확인해 수확 일정을 정할 수 있다.

벼 24품종 9565필지 적용…실제 수확과 ±3일

국립종자원은 올해 정부 보급종으로 생산 중인 벼 24품종, 9565필지에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예측한 수확시기는 실제 현장의 수확시기와 ±3일 수준으로 일치했다. 종자원은 적용 결과를 통해 프로그램의 현장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적용 대상은 정부 보급종 생산 필지였으며, 분석 단위는 개별 필지였다.

적용·분석 항목규모·결과
과거 적산온도 자료46년
정부 보급종 벼 품종24품종
적용 필지9565필지
실제 수확 시기와 예측 차이±3일

프로그램은 정부 보급종 생산현장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지방정부가 생산하는 원원종과 원종 등 상위 단계 종자, 민간 식량종자 생산에도 무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종자 생산기관이나 업체가 별도의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아도 같은 기준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다. 국립종자원은 이를 통해 지역이나 생산단계가 달라도 적정 수확시기를 판단하고 종자 생산을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원종과 원종은 정부 보급종 생산에 앞서 이어지는 상위 단계의 종자다. 지방정부와 민간업체의 생산현장까지 프로그램 제공 범위에 포함되면서, 각 기관은 재배지역과 출수일 등 기본정보를 바탕으로 예측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국립종자원과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함께 활용하면 기관이나 업체가 자체 프로그램을 따로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 무료 제공 대상에는 정부 보급종 생산현장뿐 아니라 지방정부와 민간 종자업체가 포함된다.

실제 수확·기상자료 반영하고 위성정보 연계 추진

국립종자원과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전북본부는 앞으로 현장에서 축적되는 실제 수확자료와 기상자료를 계속 반영할 계획이다. 두 기관은 자료를 추가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농업위성 정보와 연계해 채종포의 생육상태를 더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채종포는 종자를 생산하는 논을 말한다. 현재 프로그램은 재배지역과 품종, 출수일 등 입력정보와 기상자료를 이용해 필지별 수확시기를 예측하며, 향후 위성정보를 연계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프로그램과 활용 매뉴얼은 무상 제공된다. 양주필 국립종자원장은 벼·맥류 생산자 단체나 기관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면 국립종자원에 연락하면 된다고 밝혔다. 국립종자원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생산자는 재배정보 등을 입력해 예측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적용을 원하는 기관과 생산자 단체는 국립종자원에 문의해 프로그램과 매뉴얼을 받을 수 있다.

종자원은 기후변화로 과거 경험만으로 적정 수확시기를 판단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과거 46년간의 적산온도 자료와 올해 기상정보를 분석해 필지별 수확 시기를 예측하고, 실제 수확자료와 기상자료를 반영해 개선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후 농업위성 정보와 연계해 채종포 생육상태를 파악하는 기능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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