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실적 눈높이 못 미치자 코스피 6000선 재이탈

  • 입력 2026.10.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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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세의 증시를 상징하는 딜링룸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코스피가 14일 장 초반 반등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6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오후 3시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7.60포인트(1.12%) 내린 5967.75를 기록했다. 전날 급락 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중 6190선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이날 오후 발표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3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 지수 하락에 영향을 줬다. 코스피는 6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외국인 순매도도 7거래일째 이어졌다.

장 초반 6190선 반등 뒤 오후에 6000선 밑으로

전날 큰 폭으로 내린 뒤 저가 매수세가 들어왔지만, 상승 흐름은 오후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오후 들어 지수는 상승폭을 줄였고, 반도체 대형주가 하락 전환하면서 장 초반의 반등분을 모두 반납했다. 오후 3시 코스피는 5967.75로 집계됐다. 전날 종가와 비교해 67.60포인트 낮은 수치다. 장중 반등과 하락 전환이 같은 날 나타나면서 지수는 다시 6000선을 밑돌았다.

하루 전인 13일에도 코스피는 장중 6000선을 내줬다. 당시 지수는 6186.08로 출발해 장중 5911.11까지 밀린 뒤 낙폭을 일부 회복했고, 6035.35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는 13일 오전 9시47분58초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기준가격보다 5.08%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자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은 5분간 정지됐다. 해당 매도 사이드카는 8월 19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발동했다. 13일 장중 급락에 이어 14일에도 지수가 6000선 아래로 내려오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기준코스피전 거래일 대비
13일 종가6035.35포인트−348.89포인트·−5.46%
14일 오후 3시5967.75포인트−67.60포인트·−1.12%

외국인 7거래일 연속 순매도…반도체 대형주 하락 전환

14일 오후 3시 기준 투자자별로는 기관이 519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4326억원, 외국인은 7717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기관 매수에도 외국인과 개인의 매도 물량이 나온 가운데, 장 초반 2~3%대 상승률을 보였던 반도체 대형주가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2.29% 하락했고, 장 초반 3% 넘게 올랐던 삼성전자도 0.54%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상승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 한 곳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32% 올랐다. 삼성생명은 4.30% 하락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74%, SK하이닉스는 2.29%, SK스퀘어는 1.98% 내렸다. KB금융은 1.91%, 삼성전자우는 1.66%, 현대차는 0.79%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도 각각 0.54%, 0.44% 내렸다. 전날인 13일에는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4조5000억원 넘게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2271억원, 1조6903억원을 순매수했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7.39%, 10.09% 하락했다. 하루 사이 수급 주체별 매매 규모는 달라졌지만, 외국인 매도와 반도체주 약세가 이어졌다.

ASML 매출은 사상 최대…시장 예상에는 못 미쳐

ASML은 14일 실적 공시에서 2026년 3분기 연결 기준 순매출이 116억6000만 유로라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117억1000만 유로를 소폭 밑돌았다. 매출은 전 분기 93억2600만 유로보다 약 25% 늘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회사가 제시한 전망 범위의 상단에 가까웠다. 당기순이익은 49억6000만 유로로 전 분기 29억1800만 유로보다 증가했다. 신규 노광장비 판매 대수는 113대로, 전 분기 86대보다 늘었다. 설치 장비 관리 부문 매출은 32억8900만 유로였고 매출총이익률은 57.5%를 기록했다. 순이익과 4분기 전망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매출이 예상에 미치지 못한 점이 국내 반도체주 하락 전환이 나타난 시점과 겹쳤다.

ASML은 4분기 순매출 전망치로 142억~152억 유로, 매출총이익률 약 57%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2026년 연간 순매출은 440억~450억 유로, 연간 매출총이익률은 약 56%로 전망했다. 회사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바탕으로 고객사의 장비 수요 예측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는 “올해 분기를 거듭할수록 수주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어 현재 수립된 2027년과 2028년 공급 계획만으로는 고객사 수요를 온전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생산능력의 추가 확대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는 한편 생산성 업그레이드 솔루션을 통해 고객사의 웨이퍼 증산을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ASML은 기존에 2027년과 2028년 극자외선·심자외선 이머전 장비 생산능력을 각각 30%씩 늘릴 계획을 세웠으며, 추가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이번 실적과 관련해 “이번 실적은 AI 반도체 장비 수요가 둔화했다기보다 이미 높아진 주가에 비해 실적과 성장 전망의 추가 개선 폭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국 증시도 관련 소식에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ASML의 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늘었지만, 주가 상승으로 높아진 시장 기대에 충분히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국내 증시에서 주목받았다는 설명이다.

전날 급락 배경엔 중국 메모리 경쟁 우려도

13일 코스피 급락 때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차세대 서버용 DDR5 제품 출시 계획을 공개한 점이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언급됐다. 당시 시장에서는 메모리 공급 확대와 경쟁 심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CXMT가 해당 제품의 양산에 성공한 단계는 아니며 수율과 성능, 고객사 인증 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13일에는 간밤 뉴욕증시의 반도체주 약세도 국내 반도체주 하락 요인으로 거론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일(현지시간) 2.67% 내렸고,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도 각각 3.88%, 5.97% 하락했다.

13일 코스피 장중에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이 함께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당시 오전 10시36분 기준 외국인은 1조8556억원을 순매도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79%, 8.54% 내렸다. 이후 집계된 13일 종가 기준으로는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4조5000억원을 넘었다. 시장에서는 당시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와 ASML·TSMC 실적 발표가 예정된 일정으로 거론됐다. 14일에는 ASML 실적이 발표됐고, 15일에는 TSMC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앞서 보도된 일정에는 27일 SK하이닉스 실적 발표와 29일 삼성전자 컨퍼런스콜도 포함됐다.

14일 코스피는 장 초반 반등 뒤 ASML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대형주가 하락 전환하며 6000선을 다시 밑돌았다. ASML은 4분기와 연간 매출 전망을 제시했고 장비 생산능력 추가 확대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시장의 다음 일정으로는 15일 TSMC 실적 발표가 남아 있으며, 27일 SK하이닉스 실적 발표와 29일 삼성전자 컨퍼런스콜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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