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 15년 체납 3938억원 납부 계획…현금 1000억원 선납

  • 입력 2026.10.0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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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개인 최고액 체납자로 이름을 올렸던 권혁 시도그룹 회장이 개인 체납액 3938억원을 모두 납부하겠다는 계획을 국세청에 제출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 7월 현금 1000억원을 먼저 냈고, 잔액에 대해서는 납부계획서와 함께 해외 소재 선박 5척을 담보로 제공했다. 선박 담보의 적정성 평가는 진행 중이다. 권 회장 개인의 세금 체납액에 관련 법인들의 2차 납세의무 지정액을 더하면 장부상 체납 규모는 7902억원이다. 계획대로 납부가 끝나거나 담보물이 강제 징수되면 법인 체납 지정액을 포함한 체납액도 정리될 예정이다.

현금 1000억원 먼저 납부…잔액은 선박 5척 담보

국세청은 7일 권 회장이 개인 체납액 3938억원 전액을 납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000억원은 지난 7월 현금으로 납부를 마쳤다. 나머지 2938억원에 대해서는 납부계획서를 제출하고 해외 선박 5척을 담보로 제공했다. 국세청은 현재 담보물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평가액과 완납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권 회장 명의의 국내 재산이 없어 해외 선박을 담보로 제공받은 것으로, 국세청은 해외 소재 선박을 체납액 담보로 받은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구분금액
개인 체납액3938억원
7월 현금 납부액1000억원
납부계획서상 잔액2938억원
관련 법인 체납 지정액 포함7902억원
현금 1000억원 먼저 납부…잔액은 선박 5척 담보 (자료: 원문·관련 보도 종합)
현금 1000억원 먼저 납부…잔액은 선박 5척 담보 (자료: 원문·관련 보도 종합)

국세청은 자체 간이평가 결과 담보 선박의 가치가 잔여 체납액보다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식 담보물 평가가 진행 중이며, 감사원 사전컨설팅도 함께 받고 있다. 선례가 없는 해외 선박 담보인 만큼 적극행정 면책과 관련한 절차를 밟는다는 설명이다. 국세청은 권 회장이 잔액을 마련하는 대로 납부하겠다는 계획을 냈다고 전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현금 1000억 원을 준비해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의지를 보이기 위해 선박 5척을 담보로 제공한 것”이라며 “마련되는 대로 납부하겠다고 납부계획을 제출했으니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2011년 추징 통보 뒤 불복 소송…2024년 확정 판결

권 회장의 체납은 국세청이 2011년 종합소득세 등 4101억원의 세금을 추징한다고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국세청은 당시 권 회장이 국내 거주자임에도 비거주자로 신고해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권 회장은 자신이 국내 거주자가 아닌 비거주자여서 납세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국세청을 상대로 조세 불복 소송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 세금은 납부되지 않은 채 체납 상태로 남았고, 2024년 권 회장이 3938억원을 납부해야 한다는 확정 판결이 나왔다. 국세청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서도 권 회장은 종합소득세 등 3938억원을 체납한 개인 최고액 체납자로 기재됐다.

권 회장은 1990년 선박업체 시도물산을 세운 뒤 한국·일본·홍콩 등에서 선박 임대업을 벌였고 ‘선박왕’으로 불렸다. 국세청은 권 회장이 개인 세금을 내지 않자 시도상선 관련 법인들에 2차 납세의무를 지정했다. 권 회장 개인의 체납액과 법인 체납 지정액을 합친 장부상 총액은 7902억원이지만, 국세청은 같은 세금에 대한 책임이 개인과 법인에 함께 잡힌 중복 계산액이라고 설명했다. 시도탱커홀딩, 시도홀딩, 멜보인터내셔널 등 관련 법인들이 지정 대상에 포함됐다. 권 회장이 개인 체납액을 모두 납부하면 이들 법인의 체납 지정액도 함께 소멸한다. 국세청은 납부계획에 따른 잔액 납부가 이뤄지거나 선박 담보물을 강제 징수하면 약 8000억원 규모의 체납액이 정리된다고 밝혔다.

해외 재산 추적과 과세당국 공조

국세청은 올해 1월 고액체납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 뒤 해외 재산 추적과 과세당국 간 정보공조를 강화했다. 권 회장 명의로 된 국내 재산이 확인되지 않자 해외 자산 추적에 나섰고, 선박 등록이 집중된 라이베리아와 파나마 등과 협력했다. 국세청은 해외 과세당국에 청장 친전을 보내 사안의 중요성을 알리고, 최고위급 청장회의와 정보교환·징수공조 실무협약 추진을 통해 해외 재산 정보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과세당국과도 이번 사안과 관련한 정보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의 선박이 등록된 국가에는 선주가 세금이나 규제 부담이 적은 곳을 골라 선박을 등록하는 편의치적국이 포함된다. 국세청은 편의치적과 해외 법인 구조로 선박의 실소유주를 파악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관련국과의 공조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라이베리아 국세청장은 한국을 방문해 국세청과 협의했고, 파나마도 정보교환에 협조했다고 국세청은 전했다. 국세청은 해외 과세당국과의 정보공조를 통해 실효성 있는 해외 재산 정보를 확보하고 압박을 강화해왔다고 설명했다. 류충선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은 “(권 회장) 본인은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하고 싶고 본인의 선박 사업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장보고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지금처럼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사업을 영위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청에 특별조사팀 설치 추진

국세청은 고액체납 특별대응 TF의 운영 방식을 정규 조직에 반영하기 위해 세무조사와 체납추적을 연계한 특별조사팀을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비롯해 전국 지방청 비정기 조사국에 처음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별조사팀은 주요 체납자의 체납처분 면탈 혐의를 조사하고, 자금 유출 등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체납자와 관련 법인에 비정기 세무조사를 단계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11~12월 관련 분야의 우수 직원을 선발해 팀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번 사례와 관련해 형사처벌은 법과 원칙에 따라 집행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임 청장은 “납세자와의 어떠한 약속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의 출국금지 해제 여부는 담보물 평가 결과와 감사원 사전컨설팅 내용을 함께 검토한 뒤 결정할 방침이다. 임 청장은 “앞으로도 체납 재산을 전 세계 어느 곳에도 숨길 수 없도록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징수하겠다”며 “조세 정의를 구현하고 공정한 세정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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