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서 2억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명씨가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는 10월 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1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여론조사 결과가 정치적 조언의 수단이었으며, 두 사람 사이에 조사 실시·무상 제공을 사전에 의뢰하거나 협의한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을, 명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던 1심과 결론이 달라졌다.
항소심, 윤석열·명태균 모두 무죄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과 명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제공한 여론조사 결과를 정치자금법이 금지하는 기부로 볼 수 있는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주고받기로 한 의사가 있었는지를 각각 살폈다. 항소심은 여론조사 자료 자체가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1심은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전달한 여론조사 14회를 유죄로 인정했다. 나머지 44회는 명씨가 직접 전달하지 않아 부부와의 합의에 따라 제공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14회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하면서 두 피고인 모두의 형을 없앴다. 재판 결과와 1심 선고는 다음과 같다.
| 구분 | 1심 | 항소심 |
|---|---|---|
| 윤석열 전 대통령 | 징역 2년 | 무죄 |
| 명태균 씨 | 징역 1년 6개월 | 무죄 |
| 유죄 인정 여론조사 | 14회 | 무죄 |
자료 1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는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 원이 선고됐고, 명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유죄 부분을 포함해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원심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제공하는 데 관한 ‘순차적·암묵적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이 의사 합치와 정치자금 기부의 고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2021년 6월부터 58차례 조사 제공 혐의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씨로부터 총 2억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여론조사 제공이 정치자금법상 기부에 해당한다고 봤다. 사건의 대상이 된 조사는 공표용 36회와 비공표용 22회로 구성됐다고 참고 기사들은 전했다. 윤 전 대통령과 명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았다.
1심은 조사 58회 가운데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전달한 14회에 한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들 조사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조사 제공을 둘러싼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44회는 명씨가 직접 전달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합의에 따른 제공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그 결과 1심 유죄 판단은 전체 조사 횟수 중 일부인 14회에 한정됐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 원을 선고했고, 명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1심이 유죄로 인정했던 14회까지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 58회 전체를 둘러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서 두 사람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판결은 1심이 조사 횟수에 따라 유·무죄를 나눈 판단뿐 아니라, 직접 전달된 여론조사에 관해 두 사람 사이에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본 근거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론조사는 정치적 조언의 수단이라는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에게서 받은 것이 여론동향에 관한 조언 등 대선 과정의 전반적인 정치적 조력이라고 판단했다. 명씨가 김종인·이준석 등 유력 정치인을 소개한 점도 조력의 내용으로 언급됐다. 재판부는 여론조사 결과가 다른 조사 결과와 함께 정치적 조언을 위한 수단이나 근거 일부로 제시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명씨의 조력에 개인적인 사정도 작용했다고 봤다. 명씨가 창원에서 서울로 올라와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유력 정치인과 관계를 맺고 도움을 제공했을 수 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여론조사가 정치적 이익을 낳았을 수는 있지만, 이를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재산상 이익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여론조사를 명씨가 직접 실시했는지, 결과를 직접 전달했는지가 핵심 판단 요소로 보기 어렵다는 내용도 판결 이유에 담겼다. 명씨는 자신이 실시한 조사뿐 아니라 다른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도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다른 정치인에게도 조사 결과를 제공한 것으로 참고 기사들은 전했다. 항소심은 이런 사정 등을 토대로 조사 결과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되기로 사전에 정해진 맞춤형 정치자금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명씨가 조사 결과를 정치적 조언의 근거로 제시했다는 점과, 그 결과 자체가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는지는 구분해 살폈다.
1심 판단과 김건희 여사 사건은 별도 심리
1심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실시·제공을 둘러싼 암묵적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봤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1심은 윤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 제공에 대한 보답으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직접 전달된 14회에 유죄를 인정하고 나머지 44회는 무죄로 본 것도 이 같은 판단을 여론조사별로 나눠 적용한 결과였다. 항소심은 이와 달리 조사 실시나 무상 제공을 놓고 사전에 의뢰·협의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에 대한 의뢰나 협의 등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피고인들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4년, 명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이 조사 방식과 매체 등을 명씨 측과 협의했다고 주장하며 58회 모두 유죄로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김건희 여사의 같은 여론조사 무상 제공 혐의 사건은 윤 전 대통령 사건과 별도로 진행됐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김 여사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고, 해당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심리 중이다. 윤 전 대통령과 명씨의 2심은 10월 7일 두 사람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마무리됐다. 김 여사 사건은 대법원 심리가 남아 있어, 같은 여론조사 제공 혐의를 둘러싼 재판 절차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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