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일 낮 12시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5차 발사에 성공했다. 누리호는 예정된 시각에 발사대를 떠나 목표 궤도에 진입했고, 주탑재위성인 초소형 군집위성 네온샛 5기를 고도 약 576㎞에서 차례로 분리했다. 부탑재 큐브위성 10기 가운데 9기는 분리됐으나 1기는 사출되지 않았다. 우주항공청은 목표 궤도 투입과 주탑재위성 분리를 기준으로 발사를 최종 성공으로 판정했다. 이번 발사에는 위성 15기가 실려 역대 누리호 발사 가운데 탑재 위성 수가 가장 많았다. 2021년 첫 발사 이후 2차부터 5차까지 네 차례 연속 성공했고, 예정 시각에 지연 없이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으로 예정 시각에 발사대 떠나
누리호는 7일 낮 12시25분 나로우주센터에서 이륙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발사 준비 과정에서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는 문제가 있었지만, 연구진과 관계 기관이 확인과 조치를 진행해 예정된 발사 시각을 지켰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브리핑에서 “예정된 시각에 1분도 늦지 않고 발사했다”며 “운영 능력과 발사체 제작·운영의 고도화 측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4차 발사에서는 일정이나 발사 시각 변경, 임무 차질 등 변수가 있었다. 3차 발사는 지상밸브 제어 컴퓨터와 발사대 설비 제어 컴퓨터 사이 통신 문제로 하루 연기됐고, 4차 발사는 압력센서 신호 이상으로 약 18분 늦어졌다.
발사 뒤 비행은 계획된 순서에 따라 진행됐다. 누리호는 이륙 약 121초 뒤 고도 약 66.5㎞에서 1단을 분리하고 2단을 점화했다. 이륙 약 231.3초 뒤 고도 약 227㎞에서 위성을 보호하는 페어링을 분리했고, 약 262초 뒤 고도 약 275.7㎞에서 2단을 떼어내고 3단 엔진을 점화했다. 이후 약 745.7초 만에 고도 575.4㎞에 도달했다. 우주항공청이 제시한 네온샛 목표 궤도는 고도 570㎞에 오차 범위 ±15㎞를 적용한 구간이다. 네온샛은 고도 약 576㎞에서 정상 분리돼 이 기준을 충족했다.
각 단의 엔진 연소 시간은 설계 기준보다 짧았다. 박종찬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은 1·2·3단 엔진이 기준보다 각각 약 2초, 4초, 9초 짧게 연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능이 개선됐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예상했던 성능범위 안에서 더 좋은 방향의 마진(성능 여유)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초 이륙 약 810초 뒤로 계획했던 첫 네온샛 분리도 약 795.3초에 이뤄졌다. 박 단장은 첫 위성 분리 시점이 예정보다 15초 빨라졌다고 밝혔다.
주탑재위성 5기 분리, 큐브위성 1기는 미사출
이번 발사에서 누리호는 초소형 군집위성 네온샛 2~6호 5기를 주탑재위성으로 실었다. 누리호가 주탑재위성 여러 기를 한 번에 궤도에 배치한 것은 처음이다. 발사체는 위성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자세를 바꾸며 위성을 한 기씩 내보냈다. 분리 간격은 약 35~40초였다. 네온샛 5기는 목표 고도 범위에서 모두 분리됐으며, 우주항공청은 이를 발사체 임무 성공의 핵심 기준으로 삼았다. 누리호가 2021년 첫 발사에서 궤도 안착에 실패한 뒤 2차부터 이번까지 연속으로 성공한 발사는 네 차례다. 우주항공청은 누리호의 누적 성공률을 80%로 집계했다.
부탑재 큐브위성은 10기 가운데 9기가 분리됐다. 쿼터니언이 개발한 퍼샛02는 사출관에서 나오지 않았다. 항우연 분석 결과 발사체가 사출 명령을 보냈지만 분리 완료 신호가 들어오지 않았고, 영상에서도 위성이 우주 공간으로 나오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사출관 뚜껑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정확한 원인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우주항공청은 큐브위성이 각자 별도의 사출장치를 사용한다는 점을 들어 발사체 성공 여부와 개별 위성의 사출 문제를 구분했다. 오 청장은 “발사체 자체가 목표 고도에 투입되고 주탑재위성 5개가 정확하게 분리된 것을 가지고 발사체 성공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사에 실린 위성은 모두 15기이며, 정상 분리된 위성은 네온샛 5기와 큐브위성 9기를 합쳐 14기다. 지난해 11월 발사된 4차 누리호의 탑재 위성 13기와 비교하면 전체 수가 2기 늘었다. 4차 발사 때 주탑재위성은 1기였고 이번에는 5기였다.
| 구분 | 4차 발사 | 5차 발사 |
|---|---|---|
| 탑재 위성 | 13기 | 15기 |
| 주탑재위성 | 1기 | 5기 |
네온샛 5기 첫 동시 투입…분리장치도 새로 개발
네온샛은 기존 누리호 발사에서 실었던 단일 주탑재위성과 달리 여러 기가 한 팀으로 움직이는 군집위성이다. 이번에는 5기가 각자 궤도에 투입됐다. 초소형 지구관측위성인 네온샛은 산불과 홍수 등 재난·재해 감시, 국토와 안보 관측에 활용될 예정이다.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위성 한 기의 무게는 100㎏ 미만이며, 흑백 영상으로 지상의 약 1m 크기 물체까지 구별할 수 있다. 여러 위성이 지구를 돌며 같은 지역을 반복 관측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다음 누리호 발사에서 네온샛 5기를 추가로 올리면 총 10기 체제가 된다. 해당 보도는 10기 체제가 갖춰지면 한반도를 하루 3회 이상 촬영하고 같은 지역을 24시간 안에 다시 관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항우연은 네온샛이 누리호에서 안정적으로 분리되도록 저충격 위성 분리장치를 별도로 개발했다. 기존 분리 방식은 화약으로 연결 부위를 떼어냈지만, 이번에는 화약 사용량을 줄이고 연결 고리를 이용하는 기계적 분리 방식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위성이 분리될 때 받는 물리적 힘을 낮췄다고 항우연은 설명했다. 네온샛 5기의 분리와 함께 큐브위성들도 발사체에서 사출됐다. 큐브위성 10기는 전리권 관측, 미세먼지와 해양쓰레기 이동 추적, 우주방사선 측정, 국산 반도체와 우주부품 시험 등 서로 다른 임무를 맡았다. 일부는 단백질 의약품 결정 제작이나 레이저 위성통신 기술 시험에 활용될 예정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이번 5차 발사를 통해 우리가 만든 위성을, 우리가 만든 발사체에 실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시점에 우주로 보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향후 필요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네온샛 6호는 발사 당일 오후 1시8분 남극 세종기지와 첫 교신에 성공했다. 나머지 네온샛 2~5호는 대전·제주 등 국내 지상국과 노르웨이 지상국을 이용해 교신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민간 제작 참여 확대…6차 발사도 준비
누리호 개발사업은 2010년 3월 시작됐다. 한국형 발사체 개념설계는 2010년 말 완료됐고, 2011년 국가우주위원회에서 2010~2021년 개발계획이 확정됐다. 2018년에는 한국형 발사체의 이름이 누리호로 정해졌다. 2021년 10월 첫 발사에서는 목표 고도 700㎞에 도달했지만 3단 엔진이 일찍 연소를 끝내 탑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했다. 발사조사위원회는 조사 뒤 3단 엔진 내 헬륨탱크가 부력의 영향으로 고정장치에서 이탈한 점을 조기 비행 종료 원인으로 지목했다. 누리호는 2022년 6월 2차 발사에서 성공했고, 3차와 4차 발사에 이어 이번 5차까지 임무 성공을 이어갔다.
이번 발사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의 두 번째 발사다. 1~3차 발사에서 항우연이 제작을 주관한 것과 달리 4·5차 발사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을 총괄했다. 5차 발사 준비와 운용에도 민간 관계자 참여가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체계종합기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우주항공청은 발사체가 상업발사체로 완전히 자리 잡은 단계는 아니라며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성을 더 높이겠다고 밝혔다. 오 청장은 큐브위성 탑재와 관련해 “앞으로 라이드셰어 방식으로 10개, 20개, 30개의 큐브위성을 탑재하게 되면 개별 위성의 사출이나 작동 문제는 발사체 성공 여부와 분리해 판단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7년 누리호 6차 발사와 2028년 7차 발사를 추진하고 있다. 6차 발사에서도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궤도에 올리는 것이 주된 임무다. 다음 발사에서는 누리호 단 조립 장소를 나로우주센터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순천에 구축한 단 조립장으로 바꿀 계획이다. 우주항공청은 2032년까지 매년 한 차례 이상 누리호를 발사해 신뢰성을 높이고 민간 주도 상업 발사 서비스로의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후 재사용이 가능한 차세대발사체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누리호 5차 발사는 위성 15기를 싣고 정해진 시각에 이륙해 주탑재 네온샛 5기를 목표 궤도에 배치했다. 큐브위성 퍼샛02는 사출되지 않아 원인 분석이 남았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은 해당 미사출 원인을 추가로 확인하고, 정부는 6차 발사를 비롯한 후속 발사와 민간 참여 확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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