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현장규제 손본다…수입·전력·AI 기준 개선

  • 입력 2026.10.0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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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자동차 디스플레이용 강화유리의 수입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재생에너지 직접전력거래 방식과 국가핵심기술 분야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기준을 손보기로 했다.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에 기업의 영업비밀을 보호할 수 있는 표기를 허용하고, 설비 증설 뒤 시운전 절차와 전기설비 점검기록 방식도 개선한다. 규제합리화위원회 성장분과는 10월 2일 디스플레이 산업 현장규제 개선방안을 논의해 확정했다. 국무조정실은 6일 개선 내용을 공개했다. 자동차 내부 디스플레이용 강화유리는 항공기·우주선용 강화유리와 같은 관세품목분류코드로 묶여 수입승인을 받아야 했고, 생성형 AI는 국가핵심기술 보호와 활용 범위를 함께 고려해야 해 기업이 적용 기준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번 방안에는 수입·전력·기술보호·환경 및 전기설비 관리 등 현장 과제가 담겼다.

글로벌 경쟁 속 현장 애로 발굴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과 TV뿐 아니라 자동차, XR, AI기기 등에서 정보를 표시하고 전달하는 핵심 인터페이스다.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국가주력산업으로, 우리나라는 축적된 기술력과 생산기반을 바탕으로 OLED 등 고부가가치 차세대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보해왔다. 정부 자료는 한국의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을 28.9%로 세계 2위, OLED 점유율을 68.7%로 세계 1위로 제시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169억9000만달러이며, 수출액 기준 10위 품목이다.

다만 중국은 대규모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LCD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 데 이어 OLED 점유율도 높여왔다. 정부 자료에 제시된 세계시장 점유율은 다음과 같다.

지표·기간한국중국
LCD·2020~2024년20.2%→10.0%44.7%→63.4%
OLED·2020~2025년87.3%→68.7%12.1%→31.2%

국무조정실은 일부 핵심 소재와 장비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빠른 기술 변화와 생산공정 특성에 비해 일부 제도와 행정절차가 현장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개선을 요구해왔다. 이에 국무총리 소속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은 6월부터 협회와 주요 기업을 만나 애로사항을 찾고 개선과제를 구체화했다. 추진단은 6월 10일 디스플레이산업협회, 7월 8일 LG디스플레이, 7월 14일 삼성디스플레이와 현장 소통을 진행했다. 이후 산업부와 기후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개선 가능성을 검토하고, 규제 취지를 유지하면서 행정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강화유리 수입승인과 전력거래 개선

자동차 디스플레이 커버윈도우용 강화유리는 그동안 항공기·우주선용 강화유리와 같은 관세품목분류코드(HS Code)로 분류돼 수입 때 한국항공우주산업협회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해당 제품은 종전에는 기타 강화유리로 분류돼 수입승인 대상이 아니었다. 이후 세계관세기구(WCO) 결정에 따라 HS코드가 바뀌면서 제품의 용도나 안전성에 변화가 없는데도 승인 절차가 적용됐다. 업계는 자동차 내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유리까지 항공 관련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은 제품 용도와 규제 목적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해왔다.

정부는 항공 관련 안전관리라는 규제 목적과 관련성이 낮은 자동차 내부 디스플레이용 강화유리를 수입승인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수출입공고 개정을 추진한다. 국무조정실은 10월부터 관계기관 의견수렴과 행정예고 등을 거쳐 연내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이 이뤄지면 디스플레이 기업은 해당 소재를 들여올 때 거쳐야 했던 항공 관련 수입승인 절차를 밟지 않게 된다. 정부는 이 조치로 소재 조달 과정의 행정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생에너지 직접전력거래(PPA)도 일부 방식이 추가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전기공급사업자와 전기사용자 사이에 1대1, 1대다수, 다수대1 거래가 가능하지만, 여러 공급사업자와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다수대다수 방식은 허용되지 않았다. 이에 여러 재생에너지 공급원과 연계해 전력을 조달하려는 기업의 계약 방식에 제약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는 메가특구법에 따른 재생에너지 특구 안에서 다수대다수 직접전력거래를 허용해 새로운 거래방식을 검증할 계획이다. 적용 범위는 재생에너지 특구 내 거래로 한정된다. 추진단은 다양한 전기공급사업자와 전기사용자가 참여하는 거래방식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개선을 추진한다.

생성형 AI 활용기준과 화학물질 정보 보호

정부는 국가핵심기술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보안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연구개발과 데이터 분석, 제조혁신 과정에서 생성형 AI 활용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디스플레이 산업처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분야는 기술 보호도 고려해야 한다. 국무조정실은 기업들이 AI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방법에 관한 이해와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관계기관 협의와 보안성 검토를 거쳐 국가핵심기술을 보호하면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는 보안 가이드라인을 마련·공표할 계획이다. 목표 시점은 내년 1분기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에 기업이 보안상 허용되는 활용 범위와 절차를 확인할 수 있도록 기준을 담아 연구개발과 제조혁신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할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가이드라인은 국가핵심기술 보호를 전제로 한 활용 기준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준비된다.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의 영업비밀 보호와 사고 영향범위 산정 방식도 개선한다. 일정 기준 이상의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은 물질정보를 포함한 계획서를 제출하고, 관련 내용을 연 1회 이상 지역사회에 알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실제 물질명 등 기업의 영업비밀에 해당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될 수 있어 업계는 정보 보호가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 정부는 계획서에서 보호가 필요한 정보에 대해 실제 물질명 대신 총칭명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

사고 영향범위 산정에서는 물질의 실제 함량이 반영되지 않고 100% 함량을 기준으로 계산되는 문제가 제기됐다. 정부는 향후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 작성 프로그램(KORA)을 고도화할 때 물질의 실제 함량을 고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 과제는 총칭명 대체 표기와 달리 프로그램 고도화 과정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국무조정실은 계획서의 정보 보호와 영향범위 산정기준 개선을 각각 과제로 제시했다.

설비 시운전과 전기 점검기록 절차 손질

디스플레이 생산현장은 생산설비 변경이 잦고 연속가동이 중요하며, 공정별로 여러 화학물질을 사용한다. 그러나 통합환경허가, 화학물질 관리, 전기설비 점검 등 일부 제도가 현장 여건과 맞지 않아 행정 운영 부담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있었다. 생산장비를 증설할 때마다 통합환경변경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를 받은 뒤에도 가동개시 신고가 수리돼야 시운전을 할 수 있었다.

정부는 잦은 시설변경 등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변경허가와 가동개시 신고가 수리된 뒤 시운전을 허용하고, 현장확인은 사후에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모든 시설 변경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추진단은 이 방안을 통해 설비 증설 뒤 시운전을 시작하는 절차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설비 점검기록 작성 방식도 정비한다. 전압·전류·온도 등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감시하고 기록하는 시설에서도 별도의 점검기록표를 수기로 작성해야 해 기록 업무가 중복된다는 애로가 있었다. 정부는 온라인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기록되는 전기설비 점검자료를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안내와 지침을 즉시 명확히 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이번 개선방안이 규제를 일률적으로 완화하기보다 빠른 기술·제품 전환, 빈번한 설비투자, 연속생산 등 디스플레이 산업의 특성과 현장 여건을 제도에 반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은 관계부처와 개선과제 이행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다른 업종과 현장의 의견도 들으며 기업의 투자와 기술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발굴·개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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