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UNHCR)는 재정 부족으로 전 세계 난민과 강제실향민, 무국적자 약 830만 명이 필수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6년 필요 재원의 32%만 확보된 상황에서 보호·생계·귀환 지원 프로그램의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엔난민기구는 9월 29일 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재정 압박으로 핵심 활동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확보 재원은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감소했고, 2026년 7월 말 기준 필요한 재원의 32%만 마련됐다. 강제실향민 수는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도미니크 하이드 유엔난민기구 대외협력국장은 등록 절차와 안전시설, 아동 보호 서비스가 중단되면 폭력과 착취 등 피난의 원인이 된 위험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호 지원을 계속 줄이면 서비스 이용자가 감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비스 자체가 중단돼, 위험이 큰 사람들에게 필요한 보호가 제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별 지원 공백도 구체화되고 있다. 차드에서는 난민 31만9000명의 법적 등록이 늦어질 수 있으며, 여성과 여아 최대 20만 명이 안전 공간과 예방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아동 약 23만3000명도 보호 서비스에서 제외될 수 있다. 등록이 지연되면 신분 확인이 어려워지고 구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게 유엔난민기구의 설명이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성 기반 폭력 생존자를 위한 안전시설의 수용 역량이 1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일부 지역의 아동 보호 서비스 범위는 최대 85% 감소했다. 수단에서도 성폭력 생존자와 심각한 위험에 놓인 아동 수만 명이 필수 보호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재정 부족은 생계 지원과 경제적 자립, 귀환 지원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차드에서는 난민과 지역사회 주민 약 39만5000명을 위한 생계 지원과 직업훈련, 사업 개발 기회가 축소되거나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라크에서는 난민과 난민 신청자 최대 35만 명이 경제적 포용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시리아에서는 추가 재원이 신속히 확보되지 않으면 국내실향민과 귀환 난민 16만2500명이 귀환 초기 현금 지원을 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아프가니스탄의 재통합 지원금 대상은 2024년 5300가구에서 2026년 175가구로 줄었다.
등록·아동 보호·생계·귀환 지원이 동시에 축소되면 재정난의 영향은 당장의 구호 공백을 넘어 실향민의 안전과 자립에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지원이 특정 사업에 묶일수록 현장의 긴급한 필요에 맞춰 자원을 옮기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용도가 지정된 재원의 비율은 2022년 19%에서 2026년 51%로 늘었다. 하이드 국장은 용도를 정하지 않은 기금이 변화하는 현장 상황에 대응하고 필수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는 공여국과 파트너들에게 긴급 재정 지원과 비지정 기금 확대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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